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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계상의 '좌파 발언', '표현의 자유' 어디로 갔나

좌파의 입맛에 맞으면 표현의 자유, 안 맞으면 테러와 조롱

아이돌 스타 윤계상이 “영화계는 좌파이다”라는 발언으로 곤욕을 치르다 결국 공개사과를 했다. 윤계상은 남성 잡지 GQ와의 인터뷰에서, “영화, 드라마 합쳐서 여덟 작품했다. 그런데 단 한 번도 없었다. 너무 억울했다. 연기자로서 무시하는 게 아니라 한국 영화계의 본바탕이 좌파다. 굉장히 (내게) 우호적이지 않다”라고 발언, 오해가 있지 않겠냐는 질문에도 “상관 없다. 내가 겪었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내가 얘기하는 건 그런 성향의 사람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싸울 수 밖에 없었고, 지금도 그런 종류의 인터뷰를 하고 있다는 거다. 그게 사라지지 않는 건 정말 괴롭다. 진정성을 갖고 얘기했을 때 깨끗하게 봐줄 수 있는 시선이 필요하단 얘기다”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이 나가자, 오마이뉴스 등 친노 인터넷 매체와 연예 매체에서는 윤계상의 좌파 발언을 집중 부각시켜고, 미디어다음 아고라 등에서 윤계상은 사이버 테러를 당하면서 결국 자신의 발언을 사과했다.

연예인의 표현의 자유를 무한대로 보장하자는 사이비좌파의 원칙이 실종됐다

흥미로운 점은 그간 김민선, 김제동, 김미화 등등 친노좌파들의 입맛에 맞는 발언을 해온 연예인들의 표현의 자유를 운운해온 좌파 언론들의 행태이다. 특히 2PM의 박재범 사태 관련, 박재범의 한국 비하 발언을 비판한 네티즌들을 파시스트로 몰아붙였던 그들이 윤계상이 자신의 표현의 자유를 포기하는 상황에 이르기까지 단 한 마디의 옹호 발언도 해주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친노무현 성향으로 완전히 올인하고 있는 시사IN의 고재열 기자만이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밝혔다. 너무나 솔직하게 밝히는 바람에, 좌파들의 이중적 의식이 그대로 드러나고 말았다. 고재열 기자는 ‘윤계상의 좌파 비판은 잘못한 일이 아니라 불쌍한 일’이라는 인신공격형 제목의 글에서 다음과 같이 윤계상을 비판했다.

“윤계상이 영화계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변변한 상을 받지 못한 것은
아이돌이라는 그의 '출신성분' 때문이 아니다.
그보다 더 잘하는 배우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중략)

윤계상이 팬페이지에 사과글을 남겼다고 하네요.
사과를 한 사람에게 또 트집을 잡는 것은 조금 그렇지만...
너무 몰아붙이는 느낌이 없지 않지만, 기분이 개운치 않습니다.
윤계상이 사과한다기보다 소속사에서 사과하는 것 같은 느낌이...

자신의 소신이 잘못된 것이라고 저리 쉽게 주워담다니...
영화 개봉을 앞두고 역풍이 두려웠던 것일까요?
'반성'보다 '계산'이 먼저 읽힙니다.
윤계상의 몸에는 여전히 아이돌의 DNA가 흐르는 듯“

참고로 고재열 기자 한 명만 비판하지 말자. 이건 패거리주의에 물들어있는 사이비 좌파들의 전형적인 기회주의적 이중 행태의 한 단면일 뿐이다.

한 달 전에 있었던 박재범 논쟁 당시, 고재열과 함께 활동하는 김제동 소속사의 콘텐츠 본부장 출신 탁현민은 “연예인의 표현 하나하나에 대해 공인의 잣대로 비판의 칼을 들이대지 말자”고 주장했다. 그래야 연예인의 창의력이 발휘될 수 있다는 논리였다.

그때는 나는 “연예인의 모든 활동은 초상업적 기업이 연예기획사가 좌지우지하기 때문에 발언의 상당 부분은 상업적 효과를 노리고 있어, 무작정 예술적 표현의 자유를 인정할 수 없고,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발언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고”고 주장했다.

오직 윤계상만 연예기획사에 종속되어있는가

고재열은 탁현민의 주장에 동조해왔다. 그런데 이제와서 윤계상이 사과한 것이 기획사의 배후 탓이라는 낯선(?) 주장을 하고 있다. 이것은 늘 내가 해온 주장이다. 탁현민은 공개적으로나 사적으로나 연예인들은 자율적 판단을 보장받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런 일관된 논리가 어째서 윤계상에게만 적용되지 않고, “실력도 없는 자가 좌파 운운하며, 영화 개봉이 염려되니 기획사가 시켜 사과했을 것”이라는 악의적 추측성 주장을 남발하고 있는 것일까? 만약 윤계상이 “영화계는 우파가 장악했다”고 주장했어도, 과연 고재열이 이런 인신공격을 퍼부었을까?

나의 입장은 간단하다. 김민선이든, 김제동이든, 윤계상이든 사회적으로 이슈가 될 만한 발언을 했다면, 그에 비판하는 사람들 앞에서 정정당당히 자신의 발언의 근거를 입증하라는 것이다. 청산가리 발언의 김민선은 뒤에 숨었고, 쌍용차 노조 편향 발언의 김제동도 더 이상 이를 입증하지 않고 뒤에 숨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발언을 입증할 능력이나 의지가 없어 보이므로, 사회적 발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윤계상은 논란이 된지 단 하루도 버티지도 못하고 자신의 발언에 대해 개과천선 수준의 사과를 했다. “나는 좌파를 잘 모른다”라는 것이다. 윤계상이 김민선이나 김제동보다 특별히 무식해서 이런 사과를 했을까? 형사 처벌 수준의 허위사실을 유포해온 김구라도 버티고 있는데? 윤계상도 그대로 버티고 있으며 될 것 아닌가?

다시 나의 판단이다. 김민선이나 김제동이나 김구라나 윤계상이나 자신의 발언에 대해 입증할 만한 수준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향후 대응방식의 차이는 결국 그대로 버티느냐 정확한 입장을 표명해주느냐의 차이밖에 없다. 그리고 그 차이는 바로 좌파 언론과 좌파 문화권력의 지원 여부에 달려있다는 것이 나의 판단이다.

윤계상이 포털에서 사이버테러를 당하고 있을 때, 평소 연예인들의 무한대의 표현의 자유를 주장해온 고재열을 비롯한 사이비 좌파 언론인들은 침묵했다. 윤계상이 사과를 하니까, 이제 비웃음섞인 조롱까지 퍼붓는다. 반면 우파 언론인들이나 문화인들치고 윤계상의 발언을 지켜줄 사람들은 없다. 원래 우파는 이런 일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귀찮아하기 때문이다. .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좌파니 우파니 떠나서, 하여간 연예인이든, 정치인이든, 경제인이든, 언론인이든 자신이 주장한 바가 공적 언론에 실려서 논쟁이 되면, 누군가 물어봤을 때, 답을 할 수 있어야 하고, 답을 할 자신이 없으면 조용히 자신의 분야에 전념하라는 것이었다.

이 기준에서 볼 때, 윤계상의 좌파 발언도 하지 말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김민선의 청산가리 발언, 김제동의 쌍용차 발언, 김구라의 허위사실 유포와 비교했을 때, 윤계상의 발언이 입증하기 가장 쉬운 논제라는 것은 분명하다.

좌파 정당인 진보신당 창당시 박찬욱, 임순례, 김대승, 심재명 등 영화계 실력자 165명은 진보신당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물론 이것만 가지고 영화계 전체를 좌파로 규정하기는 어렵지만, 스크린쿼터라는 폐쇄적 낡은 좌파형 문화정책을 영화인들이 절대적으로 지지한다는 측면으로 볼 때, 얼마든지 “영화계는 좌파 성향이 강하다”라는 주장을 할 수 있고, 누가 물어봐도 다양한 근거자료로 입증할 수 있다.

김민선, 김제동, 김구라, 윤계상 자신없으면 모두 표현에 신중하라

이런 단순하고 쉬운 주장을 하고도, 사이버테러에 표현의 자유를 포기하고 만 윤계상과, 아무리 봐도 입증할 수 없는 수준 이하의 주장을 하고도 오늘 이 시간까지도 버티며 마치 민주화투사인양 포장되어 있는 김민선, 김제동, 김구라를 비교해보면, 영화계를 넘어, 언론과 문화계가 얼마나 사이비 좌파 성향으로 기울어져있는지, 오히려 이것이 방증되는 것이다.

내가 사이비 좌파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좌파도 좋고 우파도 좋지만, 유아 수준의 “우리편이 하는 일은 모든 걸 지지하고, 남의 편이 하는 건 모든 걸 배척하겠다”는 자기 양심의 기만을 저지르지는 말라는 것이다.

고재열을 비롯한 사이비 좌파들은 다른 소리하지 말고, 평소의 논리대로, 윤계상의 표현의 자유를 위해 파시스트 네티즌들을 상대로 목숨을 걸어주기를 바란다. 설사 윤계상이 사과를 했어도, "영화계는 좌파의 천국이다"라고 믿는 또 다른 연예인들에 시범 케이스로 작용하여, 모든 연예인들의 양심의 자유가 침해당한다는 것은 나의 논리가 아닌 당신들의 것이었다. 표현과 양심의 자유는 사이비 좌파들의 권력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 그 자체를 위해 존재하는 것을 인정한다면 지금 당장 전선에 나서서 파시스트 네티즌들을 응징하라.

나 역시 평소의 논리 그대로 윤계상의 발언을 옹호할 생각이 전혀 없고, 김민선, 김구라, 김제동과 마찬가지로 입증할 자신이 없으면 다음부터 입을 조심하라는 예전 그대로의 메시지를 던진다. / 변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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