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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와 30대를 위한 정권 창출에 나서야 한다

미국의 오바마 세대보다 뛰어난 대한민국의 청년들, 도전할 때

지난 7월 31일 건국대 총학생회 등 좌파 학생들이 주최한 ‘20대 위기론’ 토론회에서 필자는 미국의 크리스휴즈와 마크주커그의 예를 들며 학생들에게 “386세대가 만들어놓은 판에 촛불 들고 있어봐야 아무 것도 변하는 것이 없으니, 스스로 기업을 만들고 정당을 만들어 정권을 창출하라”고 권한 적이 있었다. 당시 한 학생 청중은 “우리는 미국의 20대와 달리 그런 진취적인 일을 할 수 있는 교육을 받지 못했고 여유도 없다”고 반론했다.

20대 스스로 아고라에서 댓글이나 쓰고 촛불이나 들고 있는 것 이외에는 배운 게 없다고 실토한 이 발언은 국가적으로 심각하게 고민해야할 사안이다. 국민소득 2만달러가 넘는 대한민국의 20대가 어떻게 이런 발언을 할 수 있냐는 것이다. 이 학생의 말대로라면 대한민국의 젊은세대는 미국의 젊은세대에 한참 뒤떨어진 무능한 존재라는 것이고,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지만 이는 과장된 표현이 아니라 현실 그 자체를 담았을 뿐이다.

인터넷과 대중문화 영역, 대한민국 청년들이 세계에서 가장 뛰어나

하지만 외부로 표출된 현실과, 그 이면의 잠재적 가능성은 전혀 다르다. 지금 언론의 보도로만 볼 때, 20대는 낮에는 도서관에서 취업공부하고 밤에는 아고라에서 저주의 댓글을 쓰고 있다. 그러나 이들만이 20대의 전부가 아니다. 분명히 10대와 30대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젊은 세대의 가능성은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실크로드CEO포럼 내부에도 크리스휴즈의 페이스북 정도의 사이트는 언제라도 만들어낼 수 있는 기술력을 지닌 회사들이 많다. 엄밀히 말하면 크리스휴즈가 실크로드CEO포럼 내에 들어왔을 때 인터넷 기술이나 인터넷 정책 분야에 대해서라면 한참 배워가야할 것이다.

인터넷만으로 한정하자면 미국에서 크리스휴즈가 탄생할 수 있는 것은 미국의 인터넷경제 체계가 구글을 중심으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개방형 검색을 지향하여 수많은 인터넷기업의 성장기반의 역할을 하는 구글과, 모든 콘텐츠를 빨아들이며 인터넷 블랙홀 역할을 하는 네이버의 차이가 한국과 미국의 청년 인터넷CEO들의 현실을 결정해버린 것이다. 즉 네이버의 권력독점만 해소해줘도 한국에서 수백, 수천명의 크리스휴즈와 마크주커버그가 지금이라도 나올 수 있다.

대중문화 영역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의 청년들은 중앙사이사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IT와 대중문화 전도사 역할을 해왔다. 이들은 해당 국가의 대중문화 데이터를 모아서 한국의 블로그에다 풀어놓는다. 이러한 인재들이 점차 쌓여가면서 한국의 대중문화의 폭이 넓어지며 한류를 확산시킬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인재들이 대중문화 영역에서 활동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연예권력자들이 독과점을 형성하고, 불법적 계약의 난무로 진취적인 젊은 인재가 대중문화 영역에 마음껏 활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문제도 미국식 공인에이전시 제도만 도입해주면 곧바로 해결할 수 있다.

한국은 현재 인터넷과 대중문화에 관해서라면 미국에 버금가는 선진국이다. 개별 소비자들의 판단능력만으로 보자면 전 세계 유저들 중에서도 가장 앞서있다. 이들을 저주의 댓글만 쓰도록 방치하지 않고, 인터넷과 대중문화의 생산현장으로만 끌어들일 수 있다면, 대한민국의 인터넷 경제 판도가 바뀔 것이다.

젊은 세대의 지지를 받고 탄생한 노무현 정권은 어이없게도, 청년들의 주적인 포털과 연예권력, 그리고 방송권력을 정치적으로 악용했다. 인터넷과 대중문화의 시장개혁을 단행하기보다는 기존의 독점권력을 키워주며, 이들에 정치성을 부여, 통치와 집권연장에 이용한 것이다. 노무현 정권은 청년세대의 성장을 막아버린 주적이며, 언젠가 이에 대해서 역사적 심판을 받게 될 날이 오리라 믿는다.

이명박 정부 역시 20대와 30대의 지지를 받고 출범했다. 대통령 취임사 자문위원들의 회의 당시 “노무현을 지지한 세대가 어떻게 5년만에 이명박 후보를 지지할 수 있는지 놀랍다”는 의견에 대해 필자는 “좌우의 문제가 아니라, 2002년도에는 노무현 후보가 가장 진취적으로 보였고, 2007년도에는 이명박 후보가 가장 진취적으로 보였기 때문에 지지를 받았을 것”이라는 답변을 한 바 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야말로 20대 때 현대건설 이사, 30대 중반에 현대건설 사장을 지낸 청년CEO 출신으로 현재의 20대와 30대 CEO들의 큰 기대를 받았다. 전체적으로 이명박 정부의 정책은 노무현 정권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청년창업에 친화적인 것은 분명하다. 인터넷시장과 대중문화 시장에 대한 개혁의지도 분명히 갖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변하지 않고 있다. 이 분야가 모두 신 분야이다보니 큰 방향은 맞지만, 정책의 섬세함과 정밀성이 떨이지기 때문에 시장에서 직접적인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이다.

노무현 정권은 386세대, 이명박 정권은 산업화 세대가 창출

젊은세대가 모두 지지했기는 하지만 노무현 정권이 386세대의 정권이라면 이명박 정권은 산업화 세대의 정권이라고 보는 게 세대론적으로는 맞다. 이는 미국에서 오바마 정권을 세대론으로 평가할 때 20대와 40대 사이의 오바마 세대의 정권이라 분류하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큰 차이가 있다. 즉 이명박 정부가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현재의 20대와 30대의 꿈과 비전을 모두 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럼 20대와 30대가 앞으로 해야할 일은 분명하다. 최대한 이명박 정부의 인터넷, 대중문화, 청년창업에 대한 정책의 완성도를 높여주며, 현실을 바꿔내는 동시에, 미국의 오바마 세대처럼 20대와 30대의 이익에 봉사할 수 있는 차기 정권 창출에 나서야하는 것이다.

20대와 30대의 유권자 비율은 48%로서 유권자의 절반에 육박한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50대 이상보다 투표율이 낮기 때문에 정책에서 홀대를 당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최근 재보선 결과 20대와 30대의 투표율이 높아지는 추세라 분석된다. 20대의 위기론을 넘어 20대 포기론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20대와 30대가 “못 살겠다. 갈아보자”라는 정서가 널리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마바 정권은 실리콘밸리의 청년 인터넷CEO들이 주도하여 만들었다. 인터넷 CEO들의 장점은 능숙한 인터넷기술로 인터넷선거전에 직접 참여할 수 있고, 다른 유권자들과 달리 선거자금까지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한다면, 인터넷CEO들을 중심으로 강력한 조직을 건설한 뒤, 다른 분야의 청년CEO들까지 포함하여 전국 조직을 확산시킬 수 있다. 이러한 기반에다 학자와 변호사 등 청년 전문가들을 구성하여, 일찌감치, 인터넷, 대중문화, 청년창업, 등록금 등 교육정책을 마련해놓는다. 인터넷을 통해 청년세대의 참여의 폭을 늘여나간다. 이러한 정책을 100% 수용해줄 수 있는 정치세력을 조건없이 지원한다. 자발적 선거운동에 나서 해당 정권이 출범하면, 이 정책을 곧바로 실현하여 시장을 개혁하면 된다.

대한민국 청년들이 승리하는 날, 대한민국이 크게 변할 것

이는 실크로드CEO포럼을 중심으로 한 청년CEO들의 방식이다. 비단 모든 20대와 30대가 우리의 방식을 따를 필요는 없다고 본다. 좌파 측 청년들은 그들만의 방식을 택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좌파든 우파든, 더 이상 기존의 386세대 조직에 머리수나 채우는 역할을 넘어 스스로 조직하고, 그 조직을 바탕으로 스스로 정권을 창출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다음 대선에서도 이를 하지 않는다면 중도우파적 관점에서는 또 다시 낡은 386세대의 정권이 창출되며, 인터넷과 대중문화의 권력화를 막아내지 못하는 청년 암흑의 시대가 도래하게 된다. 반대로 좌파 청년들의 입장에서는 답답한 산업화 세대의 정권이 연장되는 것을 참지 못할 것이다. 즉 좌파를 하든 우파를 하든 일단 다음 정권은 20대와 30대를 위한 정권이어야 한다는데 모든 청년들이 합의를 하자는 것이다.

정치컨설팅 회사 민기획의 박성민 대표는 “한국의 청년세대는 승리한 기억이 없는 것이 문제이다”, “차기 대선에서 한국의 청년들이 승리의 경험을한다면, 대한민국 자체가 크게 변할 것”라고 잔딘한 바 있다. 승리하기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하고, 그 준비는 지금부터 해야한다. / 변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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