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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기영 사장의 무능과 탐욕, MBC 뒤죽박죽

이사와 본부장을 분리 방안 하루빨리 결단 내려야

MBC의 상황이 점입가경이다. 방문진은 12월 7일 엄기영 사장을 비롯한 7명의 본부장의 사표를 제출받은 뒤, 제작, 보도, 편성, 경영 등 4명의 본부장의 사표만 처리했다. 엄기영 사장은 자신의 팔다리가 잘린 채 살아남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방문진의 김우룡 이사장과 엄기영 사장 간의 모종의 협상이 있었다는 설이 우세했다. 그러나 그 이후의 상황을 보면 전혀 예상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4명의 신임 본부장 인사에서 경영본부장 이외의 보도, 편성, 제작본부장이 모두 임명되지 못한 것이다. 엄기영 사장이 추천한 인물도, 김우룡 이사장이 추천한 인물도 모두 방문진 투표에 부결되었다. 대체 MBC와 방문진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또한 이러한 파행사태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신임 본부장 임명이 결국 해를 넘어갈 전망이다. 방문진은 신임본부장 임명 표결이 부결된 이후 뚜렷한 움직임을 보여주지고 못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내년 1월 6일에 잡힌 방문진 정기 이사회 때까지는 사태 해결이 어려워 보인다. 즉 해를 넘기는 셈이다.

이러한 파행 사태의 1차 책임은 엄기영 사장의 무능과 탐욕 탓으로 보인다. 이미 엄기영 사장은 지난 9월 유임의 조건으로 방문진이 제시한 노사협약 개정과 ‘PD수첩’, ‘100분토론’ 등 조작 프로그램에 대한 진상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엄사장은 방문진에 “나에게 3개월만 주면 다 해결하겠다”고 여러차례 약속했다고 방문진 측은 밝혔다. 그렇다면 약속을 지키지 못했을 때, 자진 사퇴하는 것이 수순이었다.

엄기영, 최측근 본부장들 해임된 뒤에 혼자 살아남은 것 자체가 화근

그러나 엄사장은 자진사퇴 대신 치열한 로비활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중적으로는 엄사장의 해임 여론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방문진은 약속을 어긴 엄사장의 유임을 결정한다. 그러나 제대로 약속을 지키지 못한 엄사장 체제를 그대로 인정할 수 없었던 방문진은 보도, 제작, 편성, 경영 등 4부 본부장을 해임시켰다.

4부 본부장 해임 시에도 방론계에서는 엄사장이 스스로 물러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었다. 상식적으로 방송사 사장은 보도, 제작, 편성 본부장과 함께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이므로, 사장 혼자만 살아남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간의 상식을 비웃든 엄사장은 자신의 측근이 모두 해임된 뒤에서 유임을 받아들였다. MBC 내부에서조차 엄사장에 대한 실망감이 표출되었다. 이 때문에 MBC 내부에서는 “엄사장이 해임된 본부장을 계열사 사장으로 앉히겠다고 설득해놓은 것이 아니냐”는 또 다른 밀약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 9월부터 12월까지 엄사장은 MBC의 개혁과 발전에 대한 비전을 한번도 보여주지 않았다. 오직 자신의 자리만을 위해 원칙과 상식을 뒤엎는 일만 반복해왔다.

문제는 그 다음에 터졌다. 신임 본부장 임명투표 직전 엄사장은 자신이 추천한 1순위 후보자를 임명해주지 않으면 사퇴를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방문진에 던져놓았다. 투표에 참여한 방문진의 한 이사는 “사실 조금 놀랐다”며, “그렇게 강한 메시지를 던지면 엄사장이 추천한 본부장 모두를 방문진이 임명해줄 거리 믿고 있었는지 의심스럽다”며 엄사장의 태도에 의아해했다.

그러나 김우룡 이사장을 비롯한 방문진의 여권 측 이사들은 경영실패의 책임을 져야하는 엄사장에게 4부 본부장 인사권을 100% 인정할 수는 없었던 상황이었다. 이에 방문진은 엄사장이 추천한 후보 이외에, 제 3의 후보까지 올려 투표를 실시했다. 당연히 엄사장이 추천한 후보는 임명될 수 없는 구조였다. 엄사장의 탐욕이 낳은 치명적인 결과였다. 갑자기 엄사장이 강경 입장으로 돌아섰기 때문에 방송개혁시민연대의 김강원 대표는 “야당과 모종의 정치적 밀약이 있는게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신임 본부장 투표가 부결되면서 MBC는 점차 혼란의 도가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본부장 공석 상태로 업무가 진행되면서 스포츠중계의 해외판권 계약 등 굵직한 실무 현안들이 표류하고 있다. 본부장 인사가 늦어지면서 후속 인사도 함께 표류, MBC 내부는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분위기이다.

엄기영 갈팡질팡 행보 따라가다, MBC노조도 유탄맞으며 탐욕세력 정체 드러나

그간 MBC를 지배해왔던 MBC의 정치투쟁형 노조 또한 유탄을 맞았다. 원칙과 명분없이 오직 엄기영 사장 하나를 지키는 것을 방송독립인 양 호도해온 MBC노조는 엄사장의 갈팡질팡 행보로 모든 명분을 상실하고 있다. MBC노조 측은 자신과 함께 하기로 한 본부장이 모두 해임되었음에도 혼자서 살아남아있는 엄사장에 대해 형식적인 문제 제기 이외에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엄사장이 추천한 후보들 역시 MBC노조가 바라는 인물들이 아니었음에도, 노조는 어정쩡하게 엄사장을 엄호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MBC노조는 그간 해체되어야할 악의 축으로 비난해온 박근혜 대표의 정수장학회에 도움을 요청하는 파렴치한 행동까지 보였다. 노조는 엄사장의 갈팡질팡 행보에 보조를 맞춰가면서 “자신들의 밥그릇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는 탐욕스런 세력”이라는 정체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방문진 역시 2차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뿐 아니라 심각한 내상을 입고 있다. 방문진은 스스로 추천한 본부장 후보를 임명하지 못했다. 여야 구조가 6:3이므로 방문진의 여권 성향 이사진 내부만 단결하면 할 수 있는 일을 문재완, 최홍재 이사 등의 반대로 관철시키지 못한 것이다.
방문진은 엄사장을 유임시켰으면서도, 후속 인사에 대해서 제대로 협의를 마치지 못한 형국이다. 우파시민사회에서는 “아무런 후속 대안도 마련하지 않고 덜컥 유임만 시켰단 말이냐”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엄사장과 협의가 되지 않았다 해도, 왜 6명의 여권 성향의 방문진 이사들의 뜻을 하나로 모으지 못했는지도 의문이다.

현재까지는 김우룡 이사장과 최홍재 이사의 판단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김우룡 이사장은 “MBC의 본부장은 이사 지위를 갖고 있는 만큼 방문진이 인사권을 행사해야한다”는 입장인 반면, 최홍재 이사는 “엄사장을 유임시켰다면 본부장 인사에 대해서 엄사장의 입장을 존중하지 않았을 때, 엄사장이 사퇴하게 될 것 아니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현재까지 엄사장의 태도로 보면, 엄사장의 뜻이 관철되지 않을 때, 엄사장의 사퇴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대체 엄사장을 유임시켰을 때, 이런 상황도 하나 계산하지 못했냐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현 사태에 대해 김우룡 이사장의 폐쇄적 리더십도 원흉으로 지목되고 있다. 김우룡 이사장과 방문진 이사진 간에는 본부장 중 누구를 해임시킬 것이며 누구를 임명할 것인지, 제대로 소통이 되지 않고 있는 흔적이 역력하다. 이 때문에 성향 분포 상 표결로 승부를 낼 수 있는 상황에서 표 관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여 MBC는 장기표류로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방문진 자체의 잘못을 떠나 이번 사태는 MBC 경영구조의 근본적인 모순 탓이라는 분석도 있다. 바로 방송사 중 유일하게 각 본부장이 이사직을 겸하면서, MBC사장의 독주체제를 가능하게 만든 잘못된 관행이다. KBS의 경우 부사장 임명은 KBS 이사회의 임명동의를 받지만, 본부장들은 모두 사장이 단독으로 임명한다. 본부장은 경영진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는 EBS, YTN도 모두 같은 방식이다.

MBC 본부장들의 이사 겸직이 모든 병폐 불러

MBC의 본부장들이 이사직을 갖게 되면서 벌어지는 병폐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사장의 본부장 인사권을 존중했을 때, 사장 한 명이 전체 MBC 이사를 임명하면서, 경영 견제와 감시가 불가능한 체제가 된다. 특히 30여개가 넘는 방대한 MBC 계열사 사장 역시 MBC 이사회, 즉 사장 혼자서 임명하게 되는 것이다. 방문진이 뒤에서 관리하고자 하면 “대주주가 월권을 행한다”라는 반대논리로 빠져나간다. 이런 경영관리 공백을 틈타 MBC노조는 사장과 함께 권력을 분점하여 MBC를 불법점령하게 되는 것이다.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의 경우 방문진과 MBC가 한통속이었고, MBC노조의 입장이 100% 반영되면서 방문진의 경영관리권이 인정되지 않았기에 별다른 문제가 터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기형적인 구조는 방문진과 사장의 입장이 엇갈린다거나, 방문진이 적극적으로 대주주의 권리를 행사하게 되면 필연적인 문제가 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방문진의 기능회복을 주장하고 있고, 방문진이 임명하지 않은 엄기영 사장과의 관계 속에 잠복된 문제가 터져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방문진은 본부장이 이사직을 겸하는 기형적인 MBC 경영구조 개혁에 전혀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김우룡 이사장은 “이사는 경영진이므로 방문진이 임명해야한다”고 외치고, 엄사장은 “본부장은 사장과 함께 실무를 책임져야 하므로 내가 임명한다”고 외치며, 한치도 물러서지 않을 태세이다 미디어발전국민연합의 강길모 대표는 “애초에 ‘100분토론’ 조작 등등 명백한 해임사유에 대해 진상조사에 나서지 않으면서 경영 실패자인 엄사장 해임 여론을 만들어내지 못한 게 제일 큰 잘못”, 또한 “엄사장을 유임시켰다면 엄사장과 하루빨리 타협을 하던지, 방문진이 일치단결하여 표결로 승부를 제대로 내던지, 그게 아니면 본부장은 사장이 임명하고 방문진은 이사를 임명하여 사장과 본부장을 현장에서 감시하도록 하던지, 빨리 결단을 내려야하는데 일을 점점 어렵게 끌고 가고 있다‘며 현 상황을 평가했다. / 변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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