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6일 창간준비위를 띄우며, 창간준비호를 발행한 미디어워치에 대해 꽤나 많은 사람들이 우려의 시각을 보냈다. 첫째는 대표를 포함하여 상근인력 3명에서 어떻게 전문 매체비평 주간지를 낼 수 있냐는 것이었고, 둘째는 언론노조 기반의 공고한 기득권 벽을 치고 있는 미디어오늘과 경쟁할 수 있겠냐는 것이었다.‘
이제 미디워치 41호를 송년호로 내는 시점에서 돌이켜보면, 그런 우려와 걱정은 대부분 맞아들어갔다. 그러나 반대로 이야기하면 바로 그렇게 걱정을 하는 분들이 조건없이 자발적으로 도와주었기 때문에 무사히 41호를 마치며 한해를 보낼 수 있기도 했다.
미디어워치를 도와준 분들, 미디어워치가 망하기를 바랬던 분들
시민을위한변호사들의 이헌 공동대표와 미디어발전국민연합의 강길모 대표, 그리고 방문진의 최홍재 이사, 한국자유연합의 김성욱 대표는 필요할 때 언제든지 칼럼을 게재해주었다. 또한 뉴데일리, 독립신문, 프리존뉴스 등 인터넷미디어협회 소속사에서는 미디어 단신을 무상으로 제공해주었다. 방문진의 김영 감사 같은 분은 그 먼 곳에서 찾아와 젊은 사람들이 수고한다며 피자 한 판 사주고 가는 등등 크고 작은 도움을 주신 분들은 수없이 많다. 이들 이외에도 언론계와 중도우파시민사회의 여러 시니어 분들이 미디어워치를 널리 홍보해주어 빠른 시일 안에 최소한의 유통로를 확보했다. 또한 성향은 달랐지만, 언론계 내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해준 인터넷기자협회 이준희 회장, 언론개혁시민연대의 양문석 사무총장 등도 수시로 칼럼을 게재해주며 큰 도움을 주었다. 이런 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미디어워치는 세간의 우려대로 올 한 해를 넘기기 어려웠을 것이다.
반대로 미디어워치가 하루라도 빨리 망해 없어지기만을 바랬던 사람들도 있었다. 이런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출했던 사람들은 386세대의 진중권씨와 친노진영의 젊은 기자 고재열이었다. 진중권씨의 경우 미디어워치와는 시작부터 악연이었으니 그냥 넘어가자. 반면 고재열 기자는 시종일관 미디어워치가 정권과 조중동에 이용당한 뒤 팽당할 것이라는 투의 글을 게시해왔다. 젊은 기자가 낡은 386세대의 정략적 시각에 오염되어있다는 점이 거슬리지만, 그의 의견을 선의로 해석하여 이야기해보자.
우파 인터넷신문 업계에서 늘 화두가 된 매체는 오마이뉴스였다. 단순하게 구도화시키면 노무현 정권 당시 오마이뉴스는 상근 직원이 70명에 이르기까지 급성장했는데, 이명박 정권에서 그런 우파 인터넷신문이 있냐는 것이다. 이른바 정권의 우파 홀대론에 대한 불만이다. 물론 완전히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미디어워치 발행인 칼럼에서도 일찌감치 지적했듯이 같은 패라면 안면몰수하고 함께 해먹는 패거리 좌파와, 진영 전체의 도움으로 권한을 가진 위치에 올라가면, 반대로 안면 몰수하고 모른 체 하는 기회주의 우파의 문화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또 다른 측면도 존재한다. 오마이뉴스를 창간한 오연호 대표는 하루아침에 나타난 사람이 아니다. 그 어려운 시기에 꾸준히 월간 말지를 만들어낸 저력을 인터넷으로 표출한 게 바로 오마이뉴스였다. 정권이 바뀌었음에도, 인터넷언론계의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것도 바로 그 저력이다. 물론 너무나 정략적으로 변질되면서 기사의 사회적 가치가 크게 상실하고 있다는 문제는 있다. 또한 기업과 광고업계 전반에 좌파 386세대가 결정권자로 포진하면서 얼치기 친노좌파 의식이 업계를 지배하고 있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연호 대표의 저력 자체를 무시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 관점에서 미디어워치의 내면에 존재하는 저력은 무엇일까를 따지는 것은 향후 성장 가능성을 고려할 때 매우 중요한 일이다. 고재열 기자의 걱정대로 조중동과 정권에 팽당하여 하루아침에 없어질 매체인지, 언론계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기득권의 벽을 허물고 돌파할 수 있는 매체인지 여부가 여기서 결정나기 때문이다.
미디어워치의 발행인 입장에서 판단하는 저력은 다음과 같다.
첫째, 미디어워치는 지난 5년 간 포털과 싸워온 안티포털과 이를 그대로 승계한 인터넷미디어협회의 투쟁 경력의 산물이다. 지금은 성향이 다르지만 국회에서 미디어위 활동을 함께 하며 많은 대화를 나누었던 언론개혁시민연대의 양문석 사무총장은 “노무현 정권 당시에 포털하고 싸워온 것은 평가할 만하다”고 인정해준 바도 있다. 현재 미디어워치의 소수 정예 멤버들은 안티포털의 포털 싸움에 동참한 사람들이다.
안티포털이 미디어워치의 성장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이유는 언론계 전반의 신뢰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권부터 현 정권까지 언론계의 최대 현안은 포털의 언론장악 문제이므로, 이에 대해서 어쩌다 한번이 아닌 5년 내내 투쟁해온 세력이 만드는 미디어 전문지라면 그래도 봐줄 만 하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안티포털이 미디어워치의 성장동력이 되는 이유는 비판의 눈썰미이다. 2005년도 1월부터 시작된 포털과의 싸움은 그야말로 월남전이었다. 기존의 법도 없고, 해외사례도 없고, 노무현 정권의 포털 보호 정책 속에서 실시간으로 화면이 변하며 증거조차 찾아내기 어려운 포털과의 싸움은 정글을 숨어다니는 베트콩과의 일전, 딱 그것이었다. 미디어워치의 멤버들은 이 싸움으로부터 훈련이 되어있다. 이런 베트콩 포털과 싸워오다, 이미 정체가 다 드러나 있는 덩치만 크고 멍청한 공룡 MBC 정도의 조작술 같은 것은 자다 일어나도 잡아낼 수 있을 정도이다. 미디어워치 전에는 방송 감시를 별로 해본 경험이 없는 미디어워치 멤버들이 MBC 관련 특종들을 수시로 잡아내는 이유는 바로 포털과 싸우면서 자연스럽게 익힌 비판 감각 때문이다.
둘째, 미디어워치의 또 다른 성장 가능성은 수시로 지면에 참여하는 실크로드CEO포럼의 청년 기업 리더들이다. 미디어워치 발행 이후 주간단위 인생의 꽉 짜인 생활 속에서도 실크로드CEO포럼의 조직 확장과 정책일을 게일리 하지 않았다. 이는 기업적 관점에서 보자면 신성장 동력을 위한 장기투자이다. 이러한 꾸준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2010년부터 미디어워치는 조직확대와 재정확충을 이룰 수 있는 틀을 만들어내고 있다. 또한 이는 향후 청년세대 대안론이 폭발할 시, 미디어워치 뿐 아니라 청년세대 관련 새로운 주간지, 월간지, 인터넷미디어, 방송콘텐츠 사업을 연계할 수 있는 성장의 기반이 된다.
실크로드CEO포럼의 청년기업가들이 더 넓은 인터넷과 미디어 시장을 꿈꾸고, 이를 통해 기업을 확장시키고, 새로운 청년들이 인터넷과 미디어 기업을 창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디어워치가 추구하는 바와 실크세대 CEO들이 추구하는 지향점은 같다.
중도노선 확장되며 패거리 집단 무너지면 미디어워치의 세상이 올 것
셋째, 미디어워치가 실질적으로 가장 강력한 중도노선을 표방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디어워치가 중도라 하면 다들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대충 좋게 좋게 가는 게 중도라는 사이비 중도는 잊어버려라. 중도노선으로 평가받고 있는 영국의 정치철학자 존스튜어밀과 한국의 김지하 시인이 표방하는 중도란 올바른 정도(正道)이다. 좌우 이념에 관계없이 누가 봐도 올바른 이야기를 하면 그것이 중도이다. 미디어워치 칼에 얻어맞은 자들이 공개반론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유는 미디어워치의 비판이 정확했기 때문이다. MBC ‘100분토론’의 시청자의견 조작, 시청자위원회 불법 임명, 한예종의 35억 부실사업, 박경신의 한국 국적 포기, 이들이 미디어워치에 대해서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제대로 된 중도노선이 확장되는 것이 미디어워치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이유는 그때부터는 진영의 패거리 논리를 떠나 누가 더 정확한 비판을 하며 누가 더 구체적인 비전과 대안을 제시하느냐의 경쟁 체제가 들어서기 때문이다. 진중권과 박경신 등의 거짓과 위선이 다 밝혀졌음에도 이들이 살아남아 있는 이유는 진영 패거리에 숨어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중도노선이 확장되면 이들이 숨어있을 패거리 진영이 약화된다. 이들도 함께 사라지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정치를 비롯한 한국사회 곳곳에서 패거리 진영이 크게 흔들리고 있고, 일대 혼란을 겪으며 정확한 비판과 구체적인 비전과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세력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분명히 미디어워치의 세상이 온다고 확신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성장 잠재력이 있어도 인성이 파괴된 조직은 성장할 수 없다. 미디어워치가 올 한 해를 넘기고 내년에 본격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1차적인 힘은 역시 자발적으로 도와준 분들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미디어워치의 송년호에서는 미디어워치가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그래도 나름대로 읽을 만한 특종을 한 기록을 남기기로 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내년 한해에는 본격적인 미디어워치의 성장의 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 변희재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