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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김재철의 광폭적 배신행보, 일대 혼란

방문진은 권한 침해 분개, MBC노조 갑작스런 백기투항 당황

MBC 김재철 신임 사장의 광폭적 배신행보가 MBC는 물론 방문진까지도 일대 혼란의 도가니로 몰아가고 있다. MBC 김재철 신임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MBC 출근에 실패한 뒤 이근행 노조위원장에 90도로 머리 숙여 사과하는 엽기적 행태를 보였다. 그뒤 김사장은 MBC 주차장에 천막을 치면서, 또 한번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급기야 그는 방문진이 임명한 경영진, 윤혁과 황희만씨를 사실 상 해임하면서, 더 이상 방문진도 그대로 수용할 수 없는 상황으로 몰고 갔다.

김재철 사장이 MBC노조의 출근저지투쟁에 밀려, 출근에 실패하면서 노조위원장 앞에서 내뱉은 말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MBC를 권력으로부터 지켜내는 것은 물론 방송문화진흥회의 과도한 간섭도 물리칠 것이다. 앞으로 인사를 보면 공정방송 의지가 분명히 드러날 것인 만큼 진정성을 믿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 달라”

“엄기영 사장이 중도에 축출된 것은 올바른 상황이 아니다. 저도 엄기영사장이 계속하시길 바랐습니다. 지금도 바라고 있고요”

“다음 사장부터는 문화방송 전체사원이 직접 투표해서 뽑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이러한 김재철 사장의 광폭적 배신행보가 지속되자, 방문진은 물론 MBC노조 자체도 당황하고 있다. 김재철 사장이 방문진이 임명한 경영진들을 MBC노조와 협의하여 사실 상 퇴진시키자, 방문진에서는 김재철 사장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차기환 방문진 이사는 “이사진 진퇴 문제는 방문진이 권한을 갖고 있는 만큼 방문진과 아무런 협의 없이 사장이 이사진에게 사퇴 권유 또는 사퇴 강요를 하는 것은 위법”이라고 김재철 사장에 경고했다. 그러나 방문진 내부에서는 김재철 사장의 경영진 교체 요구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정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명백한 절차 위반이기는 하나, 김재철 사장이 MBC노조의 투쟁수위를 대폭 낮춰, 이 사안만 통과시키면 정상출근의 길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반면 MBC노조의 경우는 전혀 다른 이유로 의견이 분분하다. 애초에 MBC노조는 김재철 사장을 낙하산으로 규정 총파업 준비까지 마쳐놓은 상태였다. 투쟁을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김재철 사장이 MBC노조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해버리면서, 이근행 위원장이 김재철 사장과 덜컥 합의를 해버렸기 때문이다. 물론 여전히 방문진에서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어, 현재까지는 출근저지투쟁을 완전히 멈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근행 위원장이 너무나 갑작스럽게 김재철 사장을 인정해버리면서, MBC 계열사 노조 등이 중심이 되어 반발, 노조 내부의 의견이 통일되지 않고 있다. 특히 김재철 사장이 공약으로 지방사 통폐합을 주장하여, 지방사 노조의 김재철 사장에 대한 반감은 여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보면 MBC 내부에서 본사와 지방사 노조 간의 다른 입장이 제기되고 있다.

방문진의 김재철 사장의 경영진 교체 요구 수용여부가 관건

그러나 앞으로의 상황은 더욱 더 불투명하게 전개될 듯하다. 1차적인 문제해결의 열쇠는 방문진이 쥐고 있다. 대주주인 방문진이 경영진 교체를 인정해주지 않는다면, 김재철 사장과 MBC노조 간의 밀약은 무효가 된다. 그렇게 되면 김재철 사장은 여전히 출근을 할 수 없게 되고, 김재철 사장은 공권력을 동원하여 돌파하는 길로 가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자신이 약속한 경영진 교체안을 방문진에 통과시키지 못한 책임이 있기 때문에, 공권력을 활용한 출근길 돌파는 명분적으로 어렵게 된다. 그렇게 되면 방문진 내부에서 김재철 사장에 대한 해임론이 급부상, 또 한번의 사장 공모를 준비하게 된다.

반면 방문진이 김재철 사장의 요구를 수용하게 되면 김재철 사장과 MBC노조의 밀약이 성사되어 김재철 사장이 본격적으로 사장 업무를 시작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때부터는 산 넘어 산이다. 신임 본부장 인선을 놓고 김재철 사장은 또 한번 방문진과 충돌해야 한다. 계열사와 지방사 사장은 법적으로는 김재철 사장이 독자적으로 임명할 수 있으나, 본부장은 이사직으로서 방문진이 임명권을 갖고 있다. 김재철 사장은 MBC노조에 본부장을 독자적으로 선임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어, 형식적으로는 김재철 사장이 방문진과 본부장 인선을 놓고 일체 협의할 수 없다. 특히 김재철 사장은 노조에게 끊임없이 “인사로 보여주겠다”고 공언, 노조의 입맛에 맞는 인사가 임명될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이를 방문진이 다시 한번 수용해줄 수 있겠냐는 것이다. 그럼 또 다시 해임의 길이 열리게 된다.

제 3안의 대안으로서 방문진이 경영직인 이사를 임명하고, 김재철 사장이 본부장을 독자적으로 임명하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 마치 김재철 사장이 황희만씨를 본부장 지위가 없는 경영진, 이른바 특임이사로 임명한 방식이다. 즉 방문진이 5-6명의 특임이사를 경영진으로 임명하여 MBC를 관리 감독하게 하고, 김재철 사장은 실무를 맡는 본부장을 독자적으로 임명하여 방문진의 뜻을 거스르지도 않으면서 노조와의 약속도 지킬 수 있게 되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는 MBC 경영진에 대한 구조개혁에 대한 사안이고, 엄기영 사장과의 본부장 임명 갈등 속에서도 방문진도 MBC 측도 이 안을 추진하지 않았다. 현실적인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공개청문회를 통해 MBC개혁 실천 계획을 국민 앞에 약속시키는 것만이 대안

그러다보니 왜 이런 엽기적 배신행위가 벌어졌는지 책임논란도 벌어지고 있다. MBC공정방송노조는 성명서를 발표 “자격 미달의 김 사장을 선임한 방송문화진흥회에도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 공정방송노동조합은 사장 공모 시에 공개청문회를 주장했었습니다. 방문진은 이를 무시하고 밀실에서 사장을 선임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사태의 책임으로부터 방문진도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우리 공정방송노조는 김재철 사장과 김우룡 이사장의 동반사퇴를 요구합니다”라고 방문진의 책임도 거론했다. 또한 애국단체 50여개가 참여한 MBC정상화추진국민연합(이하 MBC국민연합) 측도 “MBC 사장 후보들이 이렇게 배신을 저지를 우려가 컸기 때문에 당당히 공개 청문회를 통해 검증하자고 방문진에 제안했다. 그때도 방문진은 ‘MBC는 영리기업이다’라는 해괴한 궤변을 늘어놓으며 이를 친노좌파 이사들과 함께 막았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책임론이 제기되는 이유는 방문진이 김재철 사장을 해임시켰을 때, 또 다시 같은 비공개 절차로 사장을 임명하게 되면, 역시 같은 결과가 나올 우려 때문이다. 김재철 사장의 엽기적 행태가 벌어지자, 일각에서는 차점자인 구영회씨가 적합한 후보라는 이야기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MBC국민연합 측은 “구영회 후보는 노조파업 때마다 울면서 격려하고 파업성금을 건네곤 하였으며, 지금도 노조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분명히 이야기하지만 구영회씨가 MBC 사장이 되었다면, 지금의 김재철씨보다 한수 더 떴을 것이다”라며 구영회 대안론을 일축하고 있다.

MBC공정방송노조와 MBC국민연합 측이 공통적으로 제기하는 대안은 결국 공개청문회이다. 공개청문회를 거쳐 MBC개혁의 실천 계획을 당당히 국민 앞에서 약속시키는 것만이 노조가 뿌리까지 장악한 기형적인 회사, MBC의 수장으로서 배신을 원천적으로 막는 길이라는 것이다. 설사 김재철 사장이 우여곡절 끝에 무사히 임기를 마친다 해도, 차기 사장 선거는 바로 1년 뒤이기 때문에 공개청문회 주장은 점점 더 힘을 받을 수밖에 없다.

김재철 사장의 광폭적 배신행보는 MBC개혁이 얼마나 멀고 험한 길인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MBC노조 측에서는 일찌감치 공개청문회 요구를 야당 측 방문진 이사를 통해 좌절시켰고, MBC국민연합 측과 공정노조 측이 참여하여 검증된 후보들에 대해서 무시 전략으로 일관하며, 여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데 성공하였으며, 친노좌파 후보인 구영회에 대해서는 역시 매체를 통해 띄우기형 보도로 여론을 끌어모았다. 마지막으로 방문진이 임명한 김재철 사장을 취임하자마자 포섭하는데 성공했다. “그 어떤 사장이 들어와도 잡을 수 있다”는 노조 측의 주장이 허언이 아니었던 셈이다. / 변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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