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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 권한 침해한 김재철 결국 사면초가

방문진 신임 이사장 임명 이후 MBC 이사회 개혁으로 돌파해야

김재철 사장의 황희만 부사장 임명을 시작으로 벌어진 MBC 파업 사태 와중에 현재까지 김재철 사장이 노조 측에 일방적으로 몰리고 있다. 김재철 사장은 MBC 노조가 파업과 출근저지 투쟁에 돌입하자, 회사에조차 제대로 출근하지 않으며 회사 밖을 겉돌고 있다. 특히 국장급, 부장급 간부들이 오히려 노조 파업을 지지하고, 김재철 사장에 결단을 요구, 사실 상 MBC 내에서의 김재철 사장의 입지는 급속히 좁아지고 있다. 김재철 사장 측은 노조에 조만간 업무복귀 명령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지만, 노조가 이 명령을 들을 가능성이 없어, 공권력 투입 이외에는 파업을 해결할 별 다른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 13일 84년도에 입사한 MBC 국장급 간부들은 “(황희만·김우룡 관련 약속을)이행하지 않는다면 회사 안팎에서 김 사장의 신뢰가 무너지는 것은 물론, MBC 사장으로서 영이 서지 않을 것”이라며 “온 국민 앞에서 사장이 약속한 사안이 지켜지지 않을 때 어느 시청자가 MBC의 뉴스와 프로그램을 신뢰하겠는가”라며 김재철 사장을 압박했다. 이들 84사번들은 최문순 현 민주당 국회의원의 입사동기들로 알려졌다.

노조 파업지지 성명 발표한 MBC 84사번은 민주당 최문순 의원 동기들

이어 부국장급인 85사번들 역시 김재철 사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심지어 16일에는 TV제작본부에서 보직을 맡고 있는 12인의 부장들조차 “이번 파업 사태는 김재철 사장의 무리한 인사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며 “많은 구성원이 부적절한 임명의 배경 때문에 반대했던 인물을 부사장직에 전격적으로 앉혔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나서 대화를 하고 사태를 풀어야 할 사장이 회사 밖으로 돌면서, 마치 남의 일인 양 하는 태도에 대해서는 깊은 절망감마저 일어난다"며 "김재철 사장이 책임 있는 행동에 나설 것을 간곡히 요구한다”고 김재철 사장을 비판했다.

같은 날 48명의 87사번들 중 38명도 성명서를 발표하여 “김 사장이 정작 고발해야할 김우룡 전 이사장은 놔두고 조합과 조합 집행부에 대한 강경수단을 동원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충언한다. 이는 회사와 조합이 더 이상 수습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라며 신속히 김우룡 이사장을 즉각 고소할 것을 주문했다.

MBC PD협회, MBC 기술인협회, MBC 카메라감독협회, MBC 아나운서협회, MBC 기자회, MBC 미술인협회, MBC 보도영상협의회, MBC 경영인협회 등 MBC 8개 직능단체들도 이날 연합 성명을 냈다. 이들 직능단체들은 “회사 측이 징계, 경찰력 투입 등 강경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MBC의 운명이 최악의 상황으로 몰려가고 있다”며 김재철 사장이 현 사태를 지혜롭게 해결하는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김재철 사장의 실무 측근들조차 사측 정보 노조에 넘겨주는 의혹

지금까지의 상황은 부장급 이하의 노조원은 물론 국장급 간부들조차 파업을 중지시키기는커녕 MBC노조의 편에 서서 김재철 사장을 압박하는 형국이다. 심지어 김재철 사장의 최측근에서 일하는 실무진들도 부장급 이하인 경우 노조원으로서 오히려 사측의 정보를 노조에 전달해주고 있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MBC노조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공정방송노조의 한 간부는 “김재철 사장이 보도본부의 부장급 인사들과 저녁약속을 했는데, 이런 정보마저 노조에 그대로 흘러들어가, 곧바로 취소되었다는 설이 있다”며 김재철 사장이 사면초가에 몰려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문제는 MBC노조 세력에 완전히 포위된 김재철 사장 측에 마땅한 대항 카드가 없다는 점이다. MBC노조와 이를 지지하는 간부세력들은 황희만 부사장 임명 철회와 김우룡 이사장에 대한 고소만이 파업을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김재철 사장이 이 두 가지의 요구를 받아들였을 경우 사실 상 사장의 역할이 중단될 만한 파국을 맞게 된다. 애초에 부사장 임명권은 방문진의 권한이었는데 김재철 사장이 기습적으로 이를 단행버리고, 이를 노조가 저지하는 사태가 벌어지면, MBC의 경영체계는 완전히 무너지며, 도로 최문순 시절의 노영경영 시절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또한 김재철 사장이 김우룡 이사장을 고소했을 경우, 김우룡 이사장은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서야하며, 신동아 측이 보관하고 있을 법한 녹취록 공개 등등, 예상치 못한 정치적 파문으로 번질 공산이 크다. MBC노조가 결사적으로 김우룡 이사장의 고소를 추진하는 또 다른 정치적 배경이기도 하다.

김재철 사장은 현재까지 “부사장 임명권은 사장의 고유권한이며 김우룡 이사장에 대한 고소는 노사협의 사항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노동부에서도 이러한 MBC노조의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했다.

그렇다면 김재철 사장이 취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업무복귀 명령을 내리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파업주도자에 대한 중징계 및 공권력 투입 등 법과 원칙에 근거한 해결방안이다. 그러나 정당하게 사장으로 임명되고도 출근조차 하지 못하고 노조 앞에서 90도로 절을 했던 김재철 사장의 전례로 볼 때, 이런 원칙적인 방법을 쓸 수 있겠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특히 파업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도 김재철 사장은 출근조차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오히려 MBC노조에는 김재철 사장이 이렇게 도망다니며 지자체 선거 때까지 시간을 보내려는 전략이 아니냐고 추측하고 있다. 어차피 MBC의 경우 700여명이 파업에 임하고 있고 나머지 1000명 정도가 일하고 있지만, 방송에 별다른 지장을 받지 않고 있다. 결방되는 예능프로의 경우 대부분 외주제작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방송이 가능하다. 공정방송노조에서는 “현재 파업 중에 일하고 있는 1000명의 직원이면 MBC를 충분히 운영할 수 있다”며, “이번 기회에 강력한 인력구조조정을 실시하라”며 김재철 사장을 정 반대의 입장에서 압박하고 있다.

김재철 사장이 노조에 일방적으로 밀리면, 신임 방문진 이사장과 MBC 감사도 활동 불가능

김재철 사장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파업이 장기화된다면, 오히려 방문진 신임 이사장 선임과 MBC 신임 감사 선임이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현재 방문진은 MBC 파없사태에서 신임 이사장이 부임하지 않아 제대로 된 회의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방문진 신임 이사장 선임이 장기화되는 이유는 민주당 추천 몫의 방통위원 임명이 법률 상 양문석 내정자의 결격사유 문제로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방문진 신임 이사장이 임명되지 못하니, 방문진에서 선출해야하는 MBC 감사 선임도 늦어지고 있다.

그러나 설사 방문진 신임 이사장이 임명되고 방문진에서 MBC 신임 감사를 임명한다 하더라도 현재의 김재철 사장의 태도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다면 MBC개혁은 좌초될 가능성이 높다. MBC노조의 파업이 끝나지 않게 되면 신임 MBC 감사는 출근저지 투쟁에 부딪히게 되는데, 사내에 공권력을 투입할 수 있는 권한은 MBC이사회와 사장에 있기 때문이다. 김재철 사장과 그의 측근들 및 엄기영 사장 측근들로 구성된 MBC 이사회에서 경찰에 협조요청을 하지 않으면 MBC 감사는 업무는커녕 출근도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몰린다. 실제로 지금 이 시간에도 김재철 사장은 물론 황희만 부사장도 출근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신임 방문진 이사장이 임명되면 MBC 이사회를 전격적으로 개편해야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재철 사장이 본부장을 방문진과 상의없이 임명했으니, 방문진 역시 MBC 이사를 김재철 사장과 상의없이 임명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방문진에서 6명 정도의 특임 혹은 비상근 MBC 이사를 임명하게 되면 식물사장으로 전락하고 있는 김재철 사장 대신 MBC 이사회가 실질적으로 MBC를 경영하게 된다. 이렇게 MBC 이사회의 개편을 통해 김재철 사장 부임 이후 완전히 MBC노조 측으로 넘어간 경영권을 되찾아오자는 발상이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적 해결방안에 대해 방문진에서 그간 반대해왔었고 신임 이사장의 윤곽도 잡히지 않아 실현가능성은 미지수이다. 최악의 경우 김재철 사장의 임기 내내 MBC는 노조가 파업잔치를 벌이는 무정부 좌파 방송으로 완전히 고착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 변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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