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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2노조에 보내는 축하, 조언, 준엄한 경고

어설픈 학생회 수준의 이념투쟁 벌일 엄두도 내지 말 것

지난 7월 29일 KBS 제2노조의 파업이 사측과 공정방송위원회 설치와 수신료 인상에 합의하며 종료되었다. 다만 사 측은 여전히 KBS 제2노조의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할 것은 물론 책임자에 대해 사규에 따라 징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제2노조와 사측 모두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다. 제2노조는 기존 노조와 대등한 자격으로 사 측과 협상권을 얻어냈고, 사 측은 KBS 내의 친노좌파 세력으로부터도 수신료 인상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받아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KBS 내부에서는 기존 노조와 관련이 깊은 인사들과 달리 김인규 사장은 적극적으로 대화와 타협을 원한다는 기류가 드러나기도 했다. 김인규 사장 입장에서는 이사회와 국회 통과가 필요한 KBS 수신료를 인상하기 위해서는 KBS 내의 친노좌파 세력의 협조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KBS 제 2노조 측도 사 측과 협의하여 파업이 종료된 뒤 조합원 모두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기존 노조의 견제 속에서 사실 상 제 2노조 건설에 성공한 셈이기 때문이다. 노조와 사 측 모두 현재 1000여명 정도에 불과한 KBS 제 2노조의 가입률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000여명의 기존 노조 조직에서 최대 1000명 이상 이탈해 양적으로도 추월할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기자와 PD가 중심이 된 KBS 제 2노조 건설은 필요했던 일

그러나 KBS의 내부구조의 모순점을 고려하면 제2노조의 건설은 좌우 문제와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6000여명 정도의 KBS의 인적 구성 중 다수는 기술직과 행정직이다. KBS에서 친노좌파 노선을 따르는 기자와 PD들이 무리해가면서까지 제 2노조를 조직한 결정적인 이유이다. 선거로서는 도저히 기술직과 행정직이 장악한 기존 노조를 이길 수 없으니 기자와 PD 그리고 아나운서가 중심이 된 제2노조가 필요했던 것.

이념적으로는 다르지만 KBS 사 측에서 제 2노조 설립이 마냥 불리하지만은 않다고 판단한 것도 이 때문이다. 어차피 KBS 수신료 인상에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구조조정의 칼은 기자와 PD 등 제작진보다는 불필요한 기술과 행정직을 향하게 된다. 이는 친노좌파 기자들과 PD들 역시 모두 공감하는 일이다. 사 측이 원만한 대화와 타협을 하면 오히려 구조조정에 제 2노조의 암묵적 협조를 받을 수도 있는 일이다.

물론 사 측도 제 2노조와 공정방송협의체를 합의하는 바람에 노조에 편성권과 편집권을 침해받게 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KBS 제 2노조는 파업을 종료하면서 “특히 일방적인 정권 홍보 프로그램이나 관제 쇼, 특정 출연자를 배제하는 행위 등 지금까지 KBS의 공영성을 심각하게 침해한 부당한 지시에 일체 응하지 않을 것이다”고 선언했다. KBS 프로그램을 놓고 이념투쟁을 벌어질 것을 암시하는 내용이다.

필자는 KBS 시청자위원을 역임하면서 꽤나 많은 KBS 내의 기자, PD, 아나운서들과 친분을 쌓았다. 그러다보니 기술과 행정직 중심의 기존 노조보다도 제 2노조 참여자들과 인적으로 더 가깝다. 또한 KBS 내의 기술과 행정직에 과감한 구조조정을 해야하는 반면, KBS의 프로그램 질적 향상을 위해 최소한 기자직의 경우는 더 충원을 해야한다는 입장이다. 그 점에서 KBS 내에 제 2노조의 건설을 축하하면서 다음과 같은 조언 및 준엄한 경고를 하고자 한다.

MBC에서 배운 여성 아나운서를 정치도구로 이용하는 악습 버려야

첫째, KBS는 국민세금으로 운영되는 방송사이다. 어설픈 대학교 1학년 운동권 수준의 이념 실력으로 KBS 프로그램을 이념투쟁의 도구로 삼을 생각은 애초에 하지 마라. 정 언론으로 이념투쟁을 하고 싶으면 필자나 인터넷미디어협회 소속사처럼 자기 돈 들여 목숨걸고 매체를 창간하라. 국민세금이라는 온실 속에서 대학생 수준의 학생회 활동하는 짓은 납세자 입장에서 봐줄 수 없다.

둘째, 어쩌다 이념성향이 드러난 프로그램을 제작하더라도, 사실왜곡과 팩트조작 등 편파방송은 하지마라. 제 2노조에 참여하고 있는 기자들 중 정연주 사장 시절 최악의 문제 프로그램이었던 ‘미디어 포커스’ 출신들이 있는 줄 안다. ‘미디어 포커스’는 KBS 역사를 더럽힌 수준의 사실왜곡과 편파방송으로 얼룩졌다. 6:1 수준으로 불균등한 멘트도 배치하며, 우파 인사의 멘트는 어설픈 대목만 골라 강조하는 등, ‘PD수첩’ 수준의 범죄행위도 여러차례 있있었다. 이런 수준의 조작 프로그램을 내놓고 언론자유 투쟁이라 생떼 쓰지 말라는 것이다.

셋째, KBS 제 2노조가 선호하는 출연진 중 상당수는 정당에 몸을 담고 있던지 선거에 참여한 정치적 인물들이다. 이번에 KBS 제 2노조는 김미화, 유창선, 진중권 등의 블랙리스트 거짓 선동을 지원했다. 김미화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선거운동에 참여한 인물이고, 진중권은 진보신당 당원이고, 유창선은 대표적인 친노 논객이다. 필자는 여러 차례 필자 스스로의 당파성을 인정하고, KBS 내의 그 어떤 프로그램에도 고정 패널로 나가지 않겠다 선언했다. 이 원칙은 KBS 제 2노조가 선호하는 친노좌파 인사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 이에 이의가 있으면 반론해보라.

넷째, KBS의 경우 정연주 사장 시절 느닷없이 외주제작사의 제작비 40%를 절감시켰다. 경영 구조 상 KBS는 외주제작사의 젊은 PD들의 피와 땀으로 호의호식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필자는 젊은 외주제작사 PD들이 청년PD협회를 설립하는 것을 간접적으로 도와주고 있다. 이들 청년PD들은 바로 KBS 제 2노조 소속 PD들에게 보복당할까 두려워하고 있다. 분명히 경고하는데, 만약 KBS 제 2노조 소속 PD들이 조금이라도 이들에게 불이익을 준다면, 목숨을 내놓는 일일 것이다. 절대 가만 안 두겠다.

다섯째, 이번 파업에서 KBS 제 2노조 측은 MBC 노조에게 배운 수법 그대로, 정세진, 김윤지 등 젊은 여성 아나운서를 마스코트로 이용했다. 파업 종료 관련 미디어오늘의 기사 제목조차도 ‘울음 터뜨린 정세진 KBS 눈물 바다되다’였다. 대체 이게 노조원의 인권을 보호하겠다는 자들의 행태인가? 자신들의 정치적 이권을 위해서라면 성차별적 행위도 자행하겠다는 자세이다.

어차피 KBS 뿐 아니라 MBC, SBS 모두, 조만간 유부남 앵커와 젊은 미모의 여성앵커를 맞붙이는 성차별적 앵커 시스템을 개혁해야할 것이다. 진정한 좌파라면 이 개혁조치에 동참할 것이지, 이를 저지하여 여성을 상품화하여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는 정략을 스스로 버리기 바란다

여섯째, 예능과 드라마 PD의 경우 권력화된 연예권력에 줄서며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악습을 고치기 바란다. KBS 수신료 인상의 전제 조건은 당신들이 주장하는 친노좌파 프로그램 양산보다, 예능과 드라마 개혁이 훨씬 더 중요하다. 상업방송인 SBS 예능프로그램과 구분조차 안 되는 저질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국민세금 올려달라 주장하지 마라.

KBS 제2노조의 건투를 빈다. / 변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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