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집필 경력 중, 외적으로 보면 독특하면서도, 나 스스로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경험이 있다. 바로 2003년 한겨레신문 창간기념호와 2006년 조선일보 창간기념호에 각각 필진과 대담자로 나서 언론 경영에 대한 논의를 했다는 점이다. 또 하나, 다행스럽게도 2003년 한겨레신문에 기고한 글의 논조와, 2006년 조선일보 좌담에서 풀어놓은 내용과, 2010년 실제로 주간 미디어워치를 경영하는 방식이 크게 어긋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하루하루 회사가 죽느냐 사느냐의 사투가 벌어지는 언론 경영판에서 논리적 일관성을 따지는 일은 사치스러운 일이나, 그래도 동료 선후배 언론인들에게 “이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느냐”고 설득할 때에는 조금이나마 신뢰를 얻는데 도움이 된다. 2003년도 한겨레신문 창간 기념호의 글 중 일부를 소개한다.
“신문의 복원은 곧 기자의 복원이다. 무가지와 공짜정보와는 그 가치가 다른 치열한 기자정신이 담긴 기사를 다시 살려내고 이것이 지면에 반영이 되어야 한겨레의 경영위기는 물론 신문시장의 위기도 넘어설 수 있다. 작은 팩트 하나라도 더 찾아서 어렴풋한 그림을 명확히 밝혀나가는 작업은 논객이나 교수가 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닌 오직 기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이는 모두 기자의 작업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지금까지 그 어떤 언론사에서도 기자의 근무환경과 조직문화에 대해서 그 어떤 획기적인 개혁안도 선보이지 않았다. 이미 대기업에서조차 다 사라지고 있는 유치찬란한 기수제, 무모한 대규모 공채, 신병훈련과 비슷한 수습기간 등, 80년대의 언론사 문화와 바뀐 게 하나도 없다. 아니 오히려 무리한 증면으로 기자의 근무조건은 더 안 좋아졌다.
기자 개인 하나하나는 독립된 언론기관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언론사의 위계질서를 과감히 버리고, 기자들에게 풍부한 취재와 학습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어야 한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1초면 찾을 수 있는 정보성 기사를 줄이며, 기자의 분석적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심층 특집기사를 대폭 늘려야 한다. 그러면서 능력이 돋보이는 기자라면 1년차라도 고정칼럼을 맡을 수 있어야 한다.
인터넷에서 공짜로 볼 수 있다 해도 유료구독을 아까와 하지 않는 안정적인 고급 독자를 확보하는 것. 그것이 21세기의 새로운 신문경쟁 구도가 될 수 있을 때, 한겨레 기자도 살고 한겨레신문도 살고, 신문시장도 사는 길이다.
어찌보면 15년 전보다 더 무거운 책임이 한겨레에 부여되는 상황이지만 한겨레라면 능히 헤쳐나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미디어워치, 소수의 인력으로 잘하는 분야로 업무 집중
주간지라는 특성도 있지만 미디어워치의 운영방식은 7년 전의 한겨레 칼럼 내용과 비슷하다. 편집 디자이너를 제외하면 필자까지 포함하여 3명의 기자로 매주 24면의 지면을 채워야 하기 때문에 각자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전력을 집중한다. 아무리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사건이라 하더라도 타 언론사, 즉 조선일보나 한겨레신문보다 더 잘 쓸 자신없는 분야는 과감히 포기한다. 미디어워치가 장점을 가진 분야는, 포털, 웹하드 등 인터넷뉴미디어 분야, KBS와 MBC 분야, 진중권, 김미화 등 친노좌파세력의 거짓선동을 잡아내는 분야 등 특화되어있다. 잘하는 분야로 업무를 집중하기 때문에 소수의 인력으로도 각자의 시간을 넉넉히 확보할 수 있다. 물론 이 때문에 반대로 미디어워치 독자 중에서는 폭을 넓혀야한다는 의견을 주기도 한다. 필자 역시 2006년 조선일보의 창간기념호 한림대 최영재 교수와의 대담에서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 바 있다.
“사회적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신문의 강점을 알게 되리라고 봅니다. 저만 하더라도 인터넷 조선일보 ‘디지틀조선’을 볼 때와 조선일보를 읽을 때 전혀 다른 태도를 갖게 됩니다. ‘디조’를 볼 때는 저의 관심사만 찾아서 보기 때문에 특정사안에 대해 깊어지는 면이 있지만 다른 분야는 모르게 됩니다. 인터넷에 한참 빠져 있다 보면 자기폐쇄적인 인간이 되는 것이 아닐까 걱정될 때가 많습니다. 반면 조선일보를 보면 저의 관심분야가 아닌 국제문제나 경제문제에 대해서도 보게 되기 때문에 통합적 사고를 하도록 도와줍니다. 신문을 버린다는 것은 통합적 사고를 포기하는 것입니다”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는 원리와 상충되어 보이지만 이 주장의 핵심은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의 가치를 인정했다는 점이다. 그랬기 때문에 인터넷뉴스 분야를 잠시 뒤로 미루고 지면 주간지 창간에 나선 것이다. 미디어워치 지면을 통해서도 ‘신문의 시대는 끝났다’는 주장에 가장 강하게 반론을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언론의 공영성 회복은 언론시장 활성화가 필요조건
다만 하나의 매체를 통해 독자들에게 다양한 분야를 엮어서 통합적 사고 방식까지 전달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조직의 규모가 필요하다. 현재 미디어워치의 3명의 기자로서는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이른바 그림의 떡에 가깝다.
필자는 2003년 한겨레신문 창간호에 첫 기고를 한 뒤 한겨레신문 기사를 비평하는 여론매체부의 위원으로 활동을 하게 되었다. 그때 당시 담당자는 현 한겨레신문 신기섭 논설위원이었다. 공교롭게도 신위원은 최근 10월 8일자 ‘언론 상업화를 어찌 막을까’라는 칼럼을 기고했다.
“많은 사람이 주목하면 최고라는 생각의 가장 밑바닥에는 돈 문제가 깔려 있다. ‘잘 팔리는’ 기사와 방송 프로그램에는 결국 광고가 붙기 마련이라는 걸 모르는 언론인은 없다. 돈을 최고로 여기기는 사회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이제 언론의 상업화는 거스르기 힘든 대세 같다. 아니 이미 갈 데까지 간 느낌이다. 며칠 전 국정감사에서는 언론사들이 정부 돈을 받고 기획기사를 싣는 게 논란이 됐다. 지원금과 정책 홍보성 기사를 주고받는 거래가 최근 부쩍 늘었다고 한다. 게다가 ‘협찬’이니 ‘공동캠페인’이니 하는 표시조차 하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신위원과는 같이 일하면서도 언론의 공공성 문제와 여성 문제 등으로 자주 논쟁을 벌였던 것으로 기억난다. 이번 신위원의 칼럼은 돈에 팔리지 않은 좋은 기사를 써야한다는 점에서 언론인들이라면 모두 동의할 만한 내용이다. 다만 경영적 측면에서 보면 방법론 혹은 현실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겠다.
언론의 상업적 목적을 위한 선정적 기사는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그리고 이는 신위원의 진단처럼 돈 때문이다. 그러나 2003년도 한겨레신문에 경영의 문제를 제기했던 당시와 비교할 때, 한겨레신문은 물론 전체 언론사들의 경영구조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인터넷신문 뿐 아니라 종합일간지의 인터넷판에서조차 선정적 기사가 남발되는 이유는 돈을 더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돈이 없으니, 궁여지책의 수단 때문이지 않겠냐는 것이다. 가난한 서민들이 하루하루 끼니를 연명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따라다니는 행위에 대해 “돈밖에 모르는 자”라고 비난만 할 수는 없지 않겠냐는 말이다.
언론사 기자들끼리 격의없이 경영 환경 개선 토론할 수 있어야
20대 언론인과 예비 언론인을 대상으로 매체비평 경연대회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늘 이런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언론의 공영성을 회복하기 위해서 언론시장의 활성화는 절대적 필요조건이다. 언론사들 간의 이념 대립은 충분히 있을 수 있겠지만, 공통적으로 경영 환경 개선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도 충분히 많다.
남성하고 가장 닮은 존재는 여성이듯이 한겨레신문과 가장 닮은 존재는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심지어 미디어워치 등 같은 언론사이다. 바로 그 점에서 필자는 한겨레신문과 조선일보 양 사의 창간기념호에서 언론 경영에 대한 메시지를 던질 기회를 얻었던 점을 가장 자랑스러운 경력이라 생각하고 있는 것이며, 언젠가 한겨레신문의 지인들과도 다시 만나 언론시장 활성화를 위해 격의없이 논의할 날이 오리라 믿는다. / 변희재
주최: 콘텐츠유통기업협회, 인터넷미디어협회, 실크로드CEO포럼
후원: 언론진흥재단
주관매체: 미디어워치, 빅뉴스
기획취지: 20대 예비 언론인 및 언론인들의 매체관은 지난 10여 년 간 편향된 정치 논리에 영향을 크게 받고 있습니다. 대부분 신문과 방송의 보도를 이념적 기준으로 비판하는 낡은 매체비평관을 그대로 수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미디어법이 통과되면서 한국 미디어기업도 글로벌 경쟁 체제를 갖춰야 하는 것이 시대적 현실입니다. 특히 거대 포털의 영향력 확대에 이어 아이패드, 웹하드 등 뉴미디어 분야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이제 젊은 언론인들은 시대에 걸 맞는 매체비평관을 갖추는 것은 물론 언론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합니다.
언론인 스스로 2010년대의 언론이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면, 결국 언론의 미래가 없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젊은 언론인과 언론 지망생들의 매체비평관 역시 산업적 국제적 관점을 갖춰야 하며, 이는 젊은 언론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 돼야 합니다.
이에 20대 예비 언론인과 언론인을 대상으로 매체비평 경연대회를 개최, 한국 언론의 미래를 열어나갈 젊은 언론인들에 새로운 매체관을 확립시켜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인터넷 및 뉴미디어 발전을 선도해온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회장 강길모)와 20대와 30대 청년기업가들의 연합체인 실크로드CEO포럼(회장 김민준), 뉴미디어 상 콘텐츠 유통 개혁을 위해 힘써온 콘텐츠유통기업협회(회장 변희재)는 공동으로 ‘20대 예비 언론인 및 언론인 매체비평 경연대회’를 개최하고자 합니다.
응모자격: 29세 이하의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자(1982년 1월1일 이후 출생)
응모기간: 2010년 10월25일부터 31일까지
제출자료: 원고지 20매 분량의 매체비평 칼럼(실명, 주민등록번호, 연락처 명기할 것)
접수방법: 인터넷신문 빅뉴스(www.bignews.co.kr)와 이메일(suohg95@hanmail.net) 접수
연락처: 콘텐츠유통기업협회 변해룡 사무국장 (02-720-8828)
응모분야:
1) IPTV 및 뉴미디어
IPTV, 아이패드 등 뉴미디어 홍수 시대에 과연 뉴미디어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할지 젊은 언론인의 시각이 정확히 드러나는 비평
ex) ‘IPTV 가입자 수가 늘지 않는 이유’, ‘해외의 IPTV 현황’, ‘IPTV의 미래’, ‘트위터, 전 세계의 젊은이들을 움직인다’, ‘DMB는 자동차 이외의 시장은 없나’, ‘전자 종이신문의 시장성은 있는가’, ‘미디어로서 스마트폰의 기능’, ‘웹하드는 방송이 될 수 있는가’ 등
2) 인터넷
기존 언론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인터넷 포털에 대해 언론과 상생의 길을 찾아보려는 구체적 대안이 제시되는 비평
ex) ‘포털사이트 속 젊은 세대의 뉴스소비 습관’, ‘블로그의 시대는 끝났는가’, ‘미국 블로그와 한국 블로그의 차이’, ‘일본의 인터넷 홈페이지는 허술하다’, ‘인터넷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대안은 무엇인가’, ‘인터넷 신문 선정적 보도의 본질적 이유’ 등
3) 신문과 방송 비평
전통적으로 영향력을 갖춘 신문과 방송이 최근 이념 전쟁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극복하는 비평
ex) ‘좌우 양진영 신문 간 소통은 가능한가’, ‘젊은 세대는 왜 신문을 읽지 않는가’, ‘한겨레신문의 역사적 사명은 끝났는가’, ‘조선일보의 젊은 세대를 위한 편집방향’, ‘MBC ‘100분토론’의 장점과 한계’, ‘역사드라마의 역사적 진실 왜곡 한계는’, ‘메이저리그와 프리미어리그의 스포츠 중계방식’ 등
4) 미디어 경영론 및 언론 정책
다매체 시대의 젊은 언론인들이 언제 경영직을 맡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미디어경영에 대한 깊은 이해도가 동반되는 비평
ex) '종편채널의 성공 방향', ‘루퍼트 머독의 공격적 미디어 경영방식’, ‘전문잡지의 경영 성과’, ‘남성잡지의 성공 비법’, ‘미디어법 개정 이후 보완 정책의 필요성’, ‘신규방송사의 시장진입을 위한 경영적 대안’, ‘아시아 대중문화 채널, 가능한가’, ‘침체된 영화잡지의 새로운 경영법’ 등
시상내역:
1) 최우수상: 전 분야 중 1편 (상금 200만원)
2) 우수상: 각 분야별 1편 (상금 100만원)
3) 장려상: 각 분야별 2편 (상금 50만원)
4) 입선: 분야에 관계없이 약 50편 (상금 10만원)
수상작 홍보: 수상작은 미디어워치, 빅뉴스 등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소속사들에 전문 게재되며, 시상식을 겸해 20대 언론인 관련 토론회를 개최하고 수상작과 토론자료를 묶어 단행본을 출판, 각 언론사에 보급할 예정
수상자 혜택: 수상자들은 콘텐츠유통기업협회, 인터넷미디어협회, 실크로드CEO포럼이 주최하는 언론인교육과정을 무료로 이수할 수 있다. 또한 미디어워치 등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소속사에서 객원기자 또는 칼럼니스트로 활동할 수 있다
* 미디어워치 75호에는 접수기간이 10월 25일부터 10월 31일까지로 되어있으나, 대학의 중간고사 기간을 감안하여 11월 7일부터 11월 14일까지로 조정했습니다. 착오없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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