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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김재철 사표, 총선출마설 등 추측 난무

방송통신위원회 압박용 카드란 분석이 우세

MBC 김재철 사장이 돌연 사표를 제출했다. MBC 측은 7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 사장의 사표는 지난 20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진주·창원 문화방송 통폐합 승인을 보류한 데 항의의 표시로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문화방송은 애초 “방송통신위원회가 문화방송 통폐합 승인을 보류한 데 책임을 지고”라는 표현을 사용했으나 ‘항의‘라는 문구로 수정 발표했다. 수정된 문구로 볼 때, 김재철 사장이 진정 사퇴할 의사가 있다기 보다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신속히 통폐합 승인을 하도록 강공책을 썼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측은 김재철 사장이 사표를 낸 29일 곧바로 긴급 이사회를 열었다. 방문진의 한 여권 측 이사는 “일단 통폐합 승인 건은 김재철 사장의 잘못이 아니라는 데 대체로 공감을 이루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나 MBC 임원의 경우 사표를 제출한 즉시 그 효력이 발생하므로, 추후에 더 논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단 방문진은 보다 더 적극적으로 방송통신위원회에 통폐합 승인을 촉구하고, 김재철 사장에 대해서는 재신임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른바 좌파 매체 측에서는 보다 더 정치적인 시각으로 이번 사안을 바라보고 있다. 좌파 매체 측에서는 김재철 사장이 연임을 한 직후부터, 지속적으로 김재철 사장의 총선출마설을 보도해왔다. 김재철 사장이 경남 사천 출신으로서 내년 총선에 이 지역 출마를 위해 주말마다 사천에 내려간다는 설과, 이 때문에 임태희 대통령실장에게 경고를 받았다는 설도 보도했다. 이 때문에 이번 김재철 사장의 사표 제출 역시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명분있게 퇴진하려는 정략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등, “총선 출마 위해 발빼기 아니냐” 분석

‘PD저널’은 “전국언론노조가 8월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고 MBC노조 또한 파업 가능성을 헤아리고 있는 상황을 감안, 김 사장이 ‘상처’ 없이 발을 빼기 위한 수를 모색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평소 김 사장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자신의 출신 지역에서 출마 여부를 고민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제 ‘결단’을 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라고 분석하고 있다.

또한 “좀 더 상황을 파악해 봐야겠지만, 김 사장이 총선 출마를 위해 타이밍을 계산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많다”, “언론노조 총파업 등을 거치며 상처를 입기 보단, 미리 떨치고 나가며 (여당에) 공천 압박도 하기 위해 지금 시점을 선택한 게 아니겠냐”는 등 MBC 내부 직원들의 분석을 인용하기도 했다.
MBC의 한 관계자명으로 “방통위의 진주·창원 MBC 통폐합 논의는 이미 굴러가고 있다는 전망을 감안할 때, 김 사장이 지금 시점에 사표를 던짐으로써 그 공을 챙겨 여권에 어필하고, 언론노조 등의 총파업을 피하는 이중전략을 쓰고 있는 게 아니겠냐”는 시각도 전했다.

이강택 전국언론노조 위원장도 PD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현재로선 (사의 표명의) 배경을 확신하긴 어렵다”면서도 “김 사장이 그간 총선 출마를 노리고 있다는 얘기가 많았는데, 언론노조 총파업과 MBC 구성원들의 ‘끝장 투쟁’ 돌입 예고가 나오는 상황을 맞아 자신의 향후 행보에 치명적 상처를 입을까 두려워 줄행랑 칠 타이밍을 잡은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위원장은 “지역 MBC 통폐합을 위한 ‘쇼’일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순 없지만, 여러 정황상 ‘총선’ 쪽에 좀 더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수시로 김재철 사장의 총선 출마설을 보도해온 미디어오늘과 미디어스에서는 오히려 현실론을 제기하고 있다. 공영방송 MBC 사장이 채 1년도 남지 않은 내년 총선에 출마하는데 지역구 여건 등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것이다.

경남 사천 지역 이방호 등 막강한 후보들 내에서 경선 승리 보장없어

경남 사천 지역에는 지난 총선에서 강기갑 의원에게 패한 이방호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을 비롯해 이종찬 전 국정원장, 이상희 전 국방부장관, 박창명 전 국방대학교 총장 등이 한나라당 후보로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이미 조직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재철 사장이 지금부터 뛰어들어 경선에서 이들 유력 후보들을 제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미디어스 측은 강기갑 의원의 지역 사무실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여 “최근 큰 행사에서 김재철 사장의 얼굴을 본 적이 없다. 아직까지 잠재적 후보군으로 보고 있긴 하지만 이미 지역 선거는 늦은 것이 아닌가 싶다”며 “나도 아직 김재철 사장의 얼굴을 잘 모르는데, 선거 몇 개월 전에 내려와서 지역 주민들에게 표를 얻을 수 있겠느냐”고 전했다. 덧붙여 그는 “(김 사장이)경선을 해야 할 텐데, 방식이 문제이긴 하겠지만 조직이 없는 상황에서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미디어오늘의 류정민 기자도 ‘돌연 사퇴 김재철 MBC 사장 강기갑과 붙나?’라는 기사에서 사천 지역의 정치상황을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김재철 사장이 내년 총선에 고향에서 출마하려면 ‘이방호의 벽’을 넘어야 하는데 말처럼 쉽지 않아 보인다.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한나라당이 내년 총선에서 대대적인 물갈이 분위기가 연출될 경우 ‘옛 인물’인 이방호 전 사무총장을 공천경쟁에서 탈락시키고 김재철 사장을 그 자리에 앉히는 방법이다.

이는 여권 핵심부의 전폭적인 지지 지원이 수반돼야 가능한 시나리오다. 이방호 전 사무총장 쪽에서 거세게 반발할 경우 이를 정면돌파할 정도의 '정치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좌파 매체에서 수시로 김재철 사장의 총선 출마설을 보도한 것과 달리 막상 사표를 제출한 뒤에는 부정적인 분석을 한다는 점은, 실제로 김재철 사장의 총선 출마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을 방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총선출마설이 유포되는 것은 진위와 관계없이 좌파매체에서 김재철 사장의 정치성 문제를 공격하기 위한 소재로 이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김재철 사장 본인 역시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KBS 김인규 사장은 출마설 없는데 김재철은 왜? 본인이 자초한 일

좌파 매체에서 똑같이 ‘공적’으로 규정하는 KBS 김인규 사장에 대해서는 총선 출마설이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즉 ‘출마설’ 같은 경우는 본인의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바로잡을 수 있는 사안이다. 김재철 사장이 공식적으로 “공영방송 MBC의 사장이 임기를 마치지 않고 총선에 출마하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는 입장 한 번만 표명해주면 출마설은 수면 위로 가라앉게 된다. 김재철 사장이 이를 하지 않기 때문에 유언비어 수준으로 언론계에서 널리 출마설이 유포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번 사표제출로 인해 ‘출마설’이 사실처럼 받아들여지는 분위기 역시 김 사장이 자초한 일이다. 김재철 사장 측은 애초에 “방송통신위원회가 문화방송 통폐합 승인을 보류한 데 책임을 지고”라는 표현을 사용했으나 ‘항의 표시’라는 문구로 수정 발표했다. ‘책임을 지고’라는 표현은 실제 사퇴의사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으나, ‘항의 표시’의 경우 대충 원만히 협의하여 다시 직에 복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만약 ‘항의 표시’만을 위해서였다면, 사표를 제출할 것이 아니라 기자회견을 통해 뜻을 밝히고 방송통신위 측에 분명한 입장을 촉구했으면 되는 일이다. 그렇게 했음에도 또 다시 통폐합안이 보류되면 그때 진퇴의 결단을 내리면 된다. 이런 절차를 생략하고 단지 ‘항시 표시’용으로 사표를 제출해버리니, ‘총선 출마설’과 함께 온갖 억측들이 쏟아지고 있는 게 아닐까.

김재철 사장은 MBC 사장으로 취임하자마자 노조 앞에서 머리를 숙이고, 출근도 포기한 채 텐트를 치고 업무를 시작하는 굴욕적 태도를 보였다. 그러다 재임 시에는 정치적 연예인들에 대한 출연 제한 규정을 만들고, 윤길용 시사교양국장을 통해 나름대로 ‘PD수첩’ 등 MBC 내의 고질적인 정치성 문제를 개혁하는 등, 노력하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사표 파문으로 인해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의 표현대로 ‘럭비공 같은 인물’의 행태가 다시 부각되어 스스로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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