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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민주당 지킴이로 나선 추미애 의원

탄핵, 민노당 비토론 넘어설 수 있을까

민주당 추미애 의원(서울 광진을)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추 의원은 1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진짜서울' '시장다운 시장' 깃발을 들고 출사표를 던졌다. 서울시장 후보자가 서울시의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한 것은 추 의원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서울시의회 의원 및 구의회 의원 40여 명이 총출동했고, 지지자 등 100여 명이 나와 추 의원을 연호하며 앞길을 축복했다. 최근 안철수 돌풍과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독주로, 민주당 내부의 위기감을 반영하는 장면이었다.

추 의원은 서울시의회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선거 때 인물을 꿔온다는 것은 당이 건물만 있다는 것이고, 민주당에 인물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우리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고 정당정치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며 출마를 결심한 배경을 밝혔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점차 존재감이 사라지고 있는 민주당 지킴이로 나선 셈이다.

추미애 의원의 출마선언식에 참여한 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 30여명은 대부분 자발적인 지원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추미애 의원의 과거 행보는 위기감에 휩싸인 민주당 지킴이로서의 강력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실제로 2003년 친노세력이 주도한 민주당 분당 상황 때도 추의원은 열린우리당에 따라가지 않고 끝까지 민주당에 남은 바 있다. 민주당 당원들은 이러한 추의원의 행보를 기억하고 있는 것.

후보교체 압력에 시달리던 노무현 후보 편에 섰던 추미애

그 이전에도 추 의원은 민주당 후보를 지켜낸 바도 있다. 바로 2002년 대선 당시의 민주당 후보 노무현이다. 노무현 후보는 노풍의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다, 지자체 선거 참패와 잦은 말실수로 지지율이 10%대 초반까지 추락했다. 그러자 박상천, 정균환 의원 등 민주당 내 중도파 세력은 후보교체론을 들고 나왔다.

이 때 민주당 내에서 끝까지 민주당 후보를 지켜야 한다며 노무현 후보 측에 섰던 인물은 극소수였다. 이 당시에도 민주당은 자당의 후보가 무소속 정몽준 후보에 크게 밀리면서 무력감과 내홍에 빠져있었다. 추미애 의원은 조순형 현 자유선진당 의원, 김경재 전 민주당 최고위원 등등과 함께 민주당 후보 노무현을 지켜냈던 것이다.

노무현 정권 출범의 1등 공신으로서 맹활약이 기대되었던 추의원은 예상치 않은 민주당 분당 사태로 정치적 위기를 맞게 된다. 친노세력과 함께 천정배, 정동영 현 최고위원 등이 주도하여 민주당을 호남자민련으로 낙인찍고 열린우리당을 창당한 것. 대다수의 정권 공신들이 모두 열린우리당에 건너갔을 때, 추의원은 조순형 의원, 김경재 전 최고위원, 김영환 현 지식경제위원장 등과 함께 민주당에 남았다. 추의원은 이 당시 친노세력들에게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다.

그러다 탄핵사태가 벌어졌다. 당시 탄핵은 조순형 대표, 김경재 전 최고위원 등이 주도했고, 추의원은 탄핵에 적극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추의원은 최근 당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집나간 형제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심정으로 민주당의 정신과 뿌리를 지키기 위해 당에 남아 있으면서 탄핵을 만류했으나 역부족이었고 도리어 탄핵 소용돌이에 휘말려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며 "그러나 민주당을 묵묵히 지키신 분들의 억울함도 이해하기에 제 스스로 어떤 세세한 말씀도 드리지 않고 고통을 감내하며 지내왔다"고 설명했다.

추의원 또한 "탄핵사태 후 당이 공황상태에 빠져버렸을 때 저의 양 어깨에는 선거를 진두지휘하라는 무거운 짐이 지워졌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언의 사죄, 즉 '삼보일배'밖에 없었다"며 "지금도 가끔 무리하면 삼보일배의 후유증으로 몸이 아프지만 끝까지 집을 지킨 며느리로서 '민주당'의 문패 아래 아들, 딸, 사위 다 모여 화기애애하면 그것이 우리들의 기쁨이고 함께 지킨 선배님과 당원님 그리고 저의 보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노위 노조법 관련 민노당 이정희, “추미애의 정치생명 끝났다” 저주 퍼부어

추의원은 탄핵역풍에 의해 2004년 총선에서는 첫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그러다 2008년 총선에서 당선,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추의원은 3선 의원으로서 국회 환노위 위원장까지 맡으며 거침없는 행보에 나섰다. 그러나 환노위 위원장 시절, 친정인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권의 입장과 달리, 노조법 관련 중재안을 내서 한나당과 함께 통과시키며, 또 다른 시련을 겪게 된다.

추의원은 이에 대해 "제가 방망이를 친 것에 대해 당이 오해를 하고 저를 징계했지만 복수노조의 원칙은 어느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것"이라며 "앞으로 어떻게 잘 시행하느냐의 방법은 기업과 노동계, 정치권 모두 노력하면 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추 의원은 케네디 대통령이 '정치에 반드시 필요한 타협'과 관련해 언급했던 말을 인용하며 "분명히 우리의 미래는 타협을 필요로 할 것이지만 그것은 원칙에 대한 타협이 아니라 논점에 대한 타협"이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추의원은 당에서 징계를 받아 지난해 당 지도부 경선 당시 중앙위원회에서 후보자격을 박탈당하기도 했다. 특히 이 사건으로 민주노동당과는 극단적 대립까지 치달았다. 당시 민주노동당의 이정희 대표는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추의원을 향해 “"5년 전 기억이 떠오른다. 2004년 4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유폐시켰던 주인공이 바로 추미애 위원장"이라며, "노무현 정부의 당선에 기여했던 공로로 국민들은 그를 사랑했었다", "그러나 그것을 탄핵으로 다시 무너뜨렸던 배반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바로 추미애"라고 맹비난했다. 또한 ”국민의 애정과 노동자들의 신뢰를 2번이나 무너뜨린 그 사람에게 이제는 미래는 없다"고 추 위원장에 융단폭격을 가했다. 특히 "2번이나 배반한 사람을 다시 받아줄 국민들은 없을 것이다. 똑똑히 기억하라"며, "추 위원장은 이제 위선자로 기억될 것이다. 그의 정치생명은 끝났다"고 저주 수준의 독설을 퍼부었다.

그러나 추의원의 결단으로 환노위의 파행을 막았고, 13년에 걸쳐 세 번이 유예되었던 노조법이 시행되었다는 점에서 중도 및 보수진영에서는 추의원을 높이 평가했다. 동아일보에서는 ‘민주당, 여당 물어뜯기 덜했다고 추미애 때리나’, 매일경제에서는 ‘민주당의 추미애 징계를 바라보는 시선’, 한국일보에서는 ‘지금 민주당에 급한 일이 추미애 징계인가’라는 사설을 통해 민주당을 비판하며 간접적으로 추의원을 옹호했다.

최근 출마를 권유한 손학규 대표와의 만남에서 추 의원은 "경선을 치를 조직도 없는데다 '노조법'으로 당에 오해를 불러와 선뜻 나서기가 어렵다"고 처지를 설명했다. 이에 손 대표는 "'추미애노조법'은 내가 춘천에 있을 때 벌어진 일이라 잘 몰랐는데 당 대표가 되서 원내에 들어와보니 '추미애 노조법은 잘 한 일'이라고 평가하는 의원들이 많았다"며 "노조법으로 인해 마음고생을 하는 추 의원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고 추의원을 지지했다.

노무현 후보 지키기, 민주당 지키기, 노조법 통과 소신을 거쳐 다시 한번 민주당 지킴이로 나선 추의원의 행보는 예사롭지 않다. 묻지마식으로 상대편에 대한 증오심만 부추기는 야권의 대세와는 다른 정치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때문에 추의원의 서울시장 도전은 높은 벽을 넘어서야 한다.
당내 경선에서는, 열린우리당 당시 대변인을 맡았던 박영선 의원 측에서는 추의원의 탄핵 참여 문제를 이슈화시킬 것이다. 추의원은 노무현 탄핵이 민주당 지키기를 위한 과정었다는 점을, 당원들과 대의원들을 대상으로 납득시켜야 한다.

민노당 중심의 노조법 개정안에 참여하지 않은 추미애

이렇게 민주당 후보가 된다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야권연대의 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민주노동당의 비토론도 극복해야 한다. 지난 5월 19일 민주노동당을 중심으로 한 야4당은 추의원이 통과시킨 노조법을 대기업 노조 측에 대폭 유리한 방향으로 수정한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개정안 발의에 참여한 의원은 민주당 의원 72명과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의원들이다. 그러나 추미애 의원과 김충조 박상천 강봉균 우제창 등 당내 중도보수성향 의원 등 15명은 개정안 발의에 불참했다. 이미 “추미애의 정치생명은 끝났다”고 선언한 민주노동당의 이정희 대표는 야권단일후보 협상 시, 이 문제를 거론할 가능성이 높다. 추의원의 사과와 재발방지, 노조법 개정안 찬성을 요구조건으로 내거는 방식이다.

특히 종북좌파 정책으로 점철된 민주노동당이 정책합의문을 제시했을 때, 추의원이 이에 사인을 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이다. 이에 사인을 하게 되면, 추의원의 평소 소신인 상생과 타협의 정치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

점차 존재감이 사라지고 있는 민주당 내의 위기감 때문에, 당내 분위기는 민주당을 지켜낸 경험이 있는 추의원 쪽으로 기울고 있다. 추의원의 정치적 행보는 그 개인 뿐 아니라 향후 야권연대 전체 판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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