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알려진 김정일 사망 소식에 좌파진영이 앞을 다퉈 애도에 나선 가운데, 일부 좌파언론과 좌파인사들은 김정일 사망에 ‘서거’란 표현을 써 네티즌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서거’란 ‘죽어서 세상을 떠나다’ 뜻의 ‘사거하다’의 높임말로, 훌륭한 업적을 이뤄 존경받을만한 인물에 대해 사용하는 단어다. 이런 의미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서거’로 받아들이는 좌파진영은 수백만 동족을 학살한 세기의 독재자 김정일의 죽음에 대해서도 ‘서거’로 치켜세우거나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어, 두 사람의 죽음을 동격으로 취급하고 있는 셈인 것.
노회찬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19일 트위터를 통해 "김 국방위원장의 서거에 삼가 조의를 표한다"면서 “남북화해와 협력의 기본정신은 변함없이 이어져 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진보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서도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공동선언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서거 소식에 애도를 표명한다"며 "그 어느 때보다 남과 북 주변당사국들이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고 짧은 논평을 냈다.
이해찬 민주통합당 비대위 위원장도 20일 김정일 사망 이후 대책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통해 김정일의 사망을 ‘서거’로 표현했다.
그는 "우리가 처음으로 접해보는 예측할 수 없는 긴급 사태"라며 "우리나라도 내년에 선거를 치러야 하고 북한에서도 김정일 위원장이 갑작스럽게 서거했기 때문에 한반도의 운명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긴박한 상황인만큼 모든 지혜가 발휘돼 한반도 평화가 유지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일부 좌편향 불교계도 ‘김정일 서거’ 애도 물결에 동참하고 나섰다. “조계종이 앞장서 이명박 대통령 탄핵에 나서자”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이명박 정권에 내용적 타격을 줘야 한다” “한나라당의 정권 재창출을 불교도가 나서서 저지해야 한다” 등의 과격 구호로 정부를 맹비난한 바 있는 불교사회정책연구소의 법응 스님도 20일 ‘불교닷컴’에 올린 글에서 김정일의 죽음을 ‘서거’로 적었다.
법응 스님은 글에서 “중요한 것은 이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거를 통해 북한은 거역할 수 없는 인류사의 대 흐름인 개혁과 개방에 진실로 동참함으로써 변화를 이루고 현대사의 중심에 등장해야 한다는 점”이라며 “그리하여 한반도의 통일을 앞당기고 분단의 고통을 여의어 겨레가 더불어 행복한 삶을 추구함으로써 통일조국이 동북아를 넘어 인류의 문명사를 인도함에 다 같이 기여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강한 친북성향의 논조를 보여 온 민중의소리는 19일 김정일 사망 소식을 전하는 기사에 ‘北 김정일 국방위원장 17일 서거’란 제목을 달아 애도를 표해 네티즌들의 눈총을 샀다.
현재 트위터에는 좌파진영 ‘김정일 서거’ 추모 분위기에 대해 트위터리안들의 “육백만명을 아사시키고 이천만명의 인권을 잔인하게 유린한 김정일이 죽었다. 그런데 XXX 신문은 서거했다고 표기했다. 정신병자 같은 놈들” “김정일 사망을 서거로 표현하는 민중의 소리는 제거되어야 한다” “‘김정일 서거? 애도? 이건 아니지’ 찌질이들” 등의 비난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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