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평론가 양영태 자유언론인협회장이 25일 동아일보 종편 채널A 오후 6시 ‘빅2 후보등록 특집 뉴스A’에 출연해 2002년 정몽준 후보 여론조사 팀장이었던 김행 위키트리 부회장과 함께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사퇴 파장에 관한 이야기들을 나눴다.
먼저 안 후보가 사퇴 한 다음 날 동아일보와 채널A가 실시한 긴급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45.2%)가 오차범위 내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41.8%)에 앞선 결과가 나온데 대해 양 회장은 김 부회장과 사뭇 다른 의견을 보였다.
김 부회장은 “유권자들의 사표심리를 측정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당선가능성을 유심히 보는데, 박 후보 당선가능성이 51.6%로 문 후보의 27.9%보다 거의 더블스코어로 야권후보 지지자들이 열성적으로 투표장에 갈 가능성이 높지 않다”면서 “야권후보 단일화 과정이 실패한 게 반영된 것”이라고 지적한 반면, 양 회장은 “문재인 후보가 갑자기 떨어지는 건 안철수 사퇴 트라우마 때문”이라며 “아름다운 단일화가 아닌 사퇴로 인한 트라우마 때문에 적어도 3, 4일 후 더 지나 여론조사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지금은 확실히 예측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안 후보 사퇴 바로 다음 날 실시된 여론조사에 ‘안철수 쇼크’가 반영된 측면이 있기 때문에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양 회장은 이번 조사에서 박 후보가 경제와 안보 분야에서 문 후보를 크게 앞지른 결과를 얻은 데 대해선 “당연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양 회장은 “경제와 안보는 안정적인 것을 바라고, 안정희구세력은 보수정당 후보인 박근혜를 지지하게 된다. 박 후보가 예를 들어 NLL 문제 등에 차별성을 보이고 있다”면서 “경제민주화도 포기한 것이 아니고 김종인식 경제민주화를 수정해 성장을 도입하고 분배를 순서대로 하는 등 그런 분야에서 상당히 적절한 처방을 냈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 부회장은 부산과 호남 등에서 2030세대가 안철수 전 대선 후보를 고루 지지했던 점을 들어 지역구도가 깨질 수 있느냐의 문제가 안 후보 사퇴로 무산된 데 대해 “지역구도가 심화될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그동안 통합됐다고 생각하고 문+안 지지표가 결집돼서 여론조사에서 40%을 넘길 수도 있겠다는 기대치가 나왔는데, 안 후보가 빠진 문 후보만으로 그것도 단일화에 실패했기 때문에 문 후보는 통합야당 후보가 아닌 민주통합당 후보”라면서 “문 후보가 자신만의 실력으로 40%를 넘길 수 있는지 의문이다. 그렇게 되면 지역구도 고착됐다 볼 수 있다”고 짚었다.
양 회장은 안 후보 사퇴로 그 지지세가 문 후보에게 절반이 채 가지 못하고 20%는 아예 박 후보에게로 가거나 무응답층이 늘었다는 점에서 “컨벤션 효과는 없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안철수 트라우마가 생겼지만 완전히 등을 돌린 게 아니고 안 후보가 단일후보는 문재인 후보다,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 하겠다는 워딩(발언)을 했다는 것”이라며 “그 여운을 다시 재반전 시킬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인데, 문 후보가 안 전 후보를 어떻게 설득할 수 있느냐에 따라 일주일내로 정치지형이 완전히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예컨대 2030세대가 충격 속에서 급성 동요를 일으켰던 점이 여론조사에 반영됐다고 가정해 본다면, 그 동요층을 설득시킬 수 있도록 안 전 후보와 문 후보의 향후 커뮤니케이션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 부회장은 문.안 양측의 공동선거운동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 짚었다. 그는 “두 분의 공동선거운동이 쉽지 않다고 본다”며 “공동 선거운동을 하려면 안 후보 캠프 사무실이 유지되어야 하는데 해단했다. 또 선거 과정에서 안 후보가 정치적 거목으로 거듭난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그런 사람을 대선 후보의 조력자로, 선거를 도와주기 위한 부분으로만 활용하기에 너무 크다는 것, ‘당신은 우리 후보 캠프에 와서 무조건 선거를 도와라’ 하는 건 잔인한 요구일 수 있고, 지지자에게도 예의가 아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 회장은 출정식을 가진 박-문 후보 양 캠프 분위기와 관련해, 박 후보측이 고무돼 있는 반면 문 후보측이 상대적으로 무거운 분위기를 보였다면서도 “박 후보측이 좋아할 때가 아니다”고 조언했다.
양 회장은 “출정식 분위기가 암울하다는 건 안철수 쇼크에 빠져 있기 때문”이라며 “이 쇼크는 정치권을 강타한 태풍인데, 당사자인 문재인 후보가 웃는다는 건 이미 선거가 끝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후보가 유의해야 할 부분은, 일주일이내로 닥쳐올 수 있는 어려운 상황들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2030세대와 이념으로 무장돼 있는 386세대 이 세대들, 안철수에게 가 있던 이런 세대들의 표심을 다시 찾아올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좋아할 때만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서철민 기자 rapter73@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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