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 간판 시사프로그램인 정운갑의 집중분석이 2일 박근혜·문재인 후보측 검찰 개혁안과 대선전망을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날 방송에는 새누리당 정옥임 중앙선거대책위 대변인과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캠프 박광온 대변인과 함께 양영태 자유언론인협회장, 박상병 정치평론가가 출연해 얘기를 나눴다.
먼저 패널들은 최근 검찰 내부에서 벌어진 검란(檢亂)을 통해 국민적 쇄신 요구가 높은 검찰 개혁문제에 관해 각 후보가 내놓은 검찰개혁안에 대한 평가를 주고받았다. 현재 박·문 후보는 검찰 개혁을 위해 대검중수부 폐지에 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박 후보는 상설특검을 문 후보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비처)를 강조하고 있고, 인사개혁안에 있어서도 박 후보는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의 기능 실질화를, 문 후보는 외부 인사가 과반을 차지하는 독립적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을 제시하며 외부 개방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옥임 대변인은 “(검찰의)거악척결이란 본래의 기능을 살리면서도 검찰이 가지고 있는 기득권을 어떻게 내려놓게 만드느냐가 개혁의 포인트가 돼야 한다”며 “(문재인 후보가 제시한 공비처) 이게 또 다른 권력기관을 만드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누구든지 공비처를 장악하게 되면 검찰 권력과 비교할 수 없는 막강한 권력, 괴물을 만들 수 있다는 데 우리의 고민이 있다. 그래서 대안으로 상설특검제를 내놨다”고 설명했다.
반면 박광온 대변인은 “중앙수사부 폐지만으로는 검찰의 견제가 어렵기 때문에 공비처를 두자는 것”이라며 “장차관과 국회의원, 판검사 등 우리 사회 힘을 가진 사람들을 독립적 기구를 둬서 수사하게 하고 검찰도 당연히 그 기관에 수사를 받게 하자는 것이다. 공비처 견제는 국회나 다른 추천위원회 등을 둬서 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 동안 꾸준히 검찰 개혁에 대한 요구가 이어졌음에도 정작 개혁안이 마련되지 못했던 원인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박상병 평론가는 “검찰개혁안 나온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수차례 나왔는데도, 안 된 것은 그동안 새누리당 박 후보가 미적미적 해오고 쇄신안에서도 검찰 개혁은 빠뜨리는 등 제대로 된 게 거의 없다”면서 “한상대 검찰총장 임명할 때 야당이 중립성을 이유로 반대했는데도 당시 한나라당이 청와대 입장에 동조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새누리당의 책임이 분명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양영태 회장은 검찰개혁 문제가 현재 불거진 데에는 정치적, 전략적 측면이 있다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양 회장은 “선거를 17일 남겨둔 상황에서 검찰개혁안이 나온 건 정치적이고 전략적”이라며 “민주통합당에서 총장임명권을 국민에게 되돌려주자는 것, 원래 임명이라는 것은 제도상으로 법무부 아래 속해 정부조직에 속해 있는데 그런 수장 임명권을 국민에게 되돌려 준다? 이건 포퓰리즘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 개혁을 하되, 임명권 부분은 신중해야 한다”며 “검찰기능을 약화시키지 않으면서 안정적으로 개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영태 “박 후보 MB정부와 차별화 가능” 박상병 “MB정부 실패 박근혜 책임론 안 통해”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첫 주말 유세전을 끝낸 후 민심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정 대변인은 “유세장 분위기는 괜찮지만 일희일비할 상황은 아니다”고 했고, 박 대변인 역시 “박빙열세인 상황에서 일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하게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박 평론가는 “아직도 변수는 많지만 지금까지 판세는 새누리당이 3%정도 앞서는 것 같다”고 평가했고, 양 회장은 “안철수 효과가 박 후보에게 안정적 기반을 만들어 줬다”며 “안철수 효과로 문재인 후보가 내려가면서 안 후보에 대한 문 후보의 부정적 이미지가 역으로 박 후보를 선택하게 했다. 또 앞으로도 부동층이 그럴 가능성이 많다”고 전망했다.
박 후보가 이명박 정부와의 차별화 전략에 나선 점에 대해선 양 회장은 “충분히 차별화가 될 수 있다. 선긋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박 후보는 지난 4년여를 이명박 정부와의 차별화를 강화해 왔다. 여권 내 야권 역할을 해왔다”면서 “이명박 정부도 민생에 올인했지만 실질적으로 경제민주화, 복지 등에서 박 후보가 큰 목소리로 주장하면서 차별화에 성공했다. 남북문제도 현 정부가 경화돼 있지만, 박 후보는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 평론가 역시 “정치현상과 정치실재는 다른 경우가 많은데 그게 전략”이라며 “현 정부 책임을 여권이 지는 건 이론적으로 맞는데 국민이 볼 때 여권 내 야당 역할, 비주류로 주류에 투쟁하면서 이 정부 실정을 박 후보가 책임져라가 안 통한다는 것이다. 국민이 볼 때 정권교체 반쯤은 박근혜가 해도 될 것 같고, 반쯤은 문재인 후보가 해도 될 것 같고 이런 딜레마에 빠져 있다. 그렇다면 민주당의 전략적 실패”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박 대변인은 “당연히 공동책임”이라며 “유일하게 반대한 세종시 수정안 부결 이후 여러 차례 회동하면서 이후 어떤 정책에도 이명박 대통령에 반대한 적이 없다. 국민을 혼동에 빠뜨렸지만 이제 국민이 제대로 알기 시작했다”고 반박했다. 이에 반해 정 대변인은 “박 후보는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라며 “여당 내에서 야당 역할을 했다. 세종시 뿐 아니라 민간인사찰 문제 등에서도 그랬다. 한 가지 더, 임기5년 단임제에서 여당 후보가 기존 대통령을 탈당시키는 거 우리는 안하고 있다. 성숙한 일면이다”라고 자평했다.
양영태 “안철수 변수 크지 않을 것, 변수는 TV토론” VS 박상병 “안철수 발언과 액션이 가장 큰 변수”
안철수 전 후보가 손학규 상임고문을 만난 것을 놓고도 의견이 분분했다. 안 전 후보의 문 후보 지원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가 된 상황에서 과연 어떤 얘기들이 오갔을지 패널들은 흥미로운 분석을 이어갔다.
박 평론가는 “두 가지 정도 유추해 볼 수 있다. 하나는 독자 세력화와 문 후보지지 요청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여러 정황상 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적극 지지할 것 같지는 않다”고 예측했고, 양 회장은 “손학규의 캐릭터를 파악해야 한다. 경기지사 시절에 안철수 전 후보와 상당히 큰 인연이 있었다. 경선에서 진 이후로 그동안 손 고문이 경선과정이 불공정했다는 신념이 있었기 때문에 문 후보를 전혀 만나지 않았다”면서 “두 사람의 만남은 단순히 위로차원에서 나온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철수 전 후보가 오는 화요일 해단식에서 어떤 발언을 할지에 관한 이야기도 오갔다. 양 회장은 “안 전 후보는 자신이 대선용이란 것, 그 외에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소극적인 지지에 그칠 것”이라며 “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친노의 부활이고, 패배하면 비주류가 책임을 물어 새로운 민주당 재건에 나설 것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기반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갈 길이 어디인가측면에서 소극적지지 발표를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박 대변인은 “가장 효과적이고 극대화하는 방법과 방식으로 문재인 후보 지지를 발표할 것”이라며 “과정을 보면 그럴 수밖에 없다. 그래야 본인의 결단을 아름다운 결단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예상했다.
북한이 우리 대선 일 즈음에 맞춰 장거리 로켓 발사를 예고한 가운데 끝으로 과연 이번 대선에서도 북풍 효과가 나타날지에 대한 전망도 오갔다.
양 회장은 “대선에서 북풍이 불 때 이득은 여권이 받았다. 위협적인 현상이 나타나면 중도 젊은층은 북풍 책임을 여권에 돌리는 게 아니고 오히려 애국심과 우클릭 현상으로 나타났다”면서 “그러나 이번에는 대한민국이 나로호 발사에 실패했다는 것, 김정일 사망 1주기라는 두 가지 부분과 맞물려 자신들의 위상을 과시하려 하면서 대선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박 평론가는 “북한 변수가 한국 정치에 영향 주는 것 지나갔다”며 “여야가 만일 이것을 역이용할 때 역풍이 불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대변인은 “북풍이라는 것은 내부에서 북한 변수를 악용할 때 부르는 용어”라며 “북한에서 미사일 실험을 하는 데 그런 단어를 쓰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양 박사님 견해에 일치되는 부분이 있다”며 “보수결집 효과를 노린다는 것, 노리지 않아도 그런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 국민의 성숙된 안보의식 믿지만 이런 것들이 선거 때 나타나는 것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양 회장은 북풍의 문제를 단지 대선에 영향을 주고 안주고를 떠나서 “북풍이라는 용어가 언론에 떠도는 것 자체, 충격을 주는 것 자체가 북풍”이라며 북풍을 포괄적 의미로 받아들여야한다고 지적했다.
남은 대선 기간 동안 최대 변수로 정 대변인은 “박빙의 상황에서 모든 게 변수”라며 “어느 후보가 실수하지 않고 차분하게 미래비전을 보여주느냐에 달렸다. 그러나 안철수 현상에 전전긍긍하는 건 한국정치에 좋지 않다”고 말했고, 양 회장은 “안철수 전 후보가 사퇴한 것이 석연치 않았기 때문에 안철수 지지층의 급선 동요는 사라졌다. 안철수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다. TV토론이 남은 변수”라고 꼽았다.
반면 박 대변인은 “안철수 후보와 TV토론”이라고 했고, 박 평론가도 “지금 여야 중심 전략적 요충지가 안철수 지지층으로 안 전 후보의 발언과 액션이 가장 큰 변수”라고 꼽았다.
서철민 기자 rapter73@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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