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언론인협회 양영태 회장이 14일 채널A 뉴스와이드에 출연해 사퇴 배경을 둘러싸고 논란이 증폭되고 있는 최대석 인수위원 문제와 관련해 “인수위가 빨리 오픈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밝혔다.
양 회장은 “궁금증이 자꾸 증폭되고 있고 조그만 문제가 크게 확대되고 있는데, 이 문제가 자꾸 커지는 것은 인수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인사보안은 납득되지만, 이런 문제의 경우는 인수위 대변인께서 하루라도 빨리 밝혀주는 게 옳다”며 이 같이 말했다.
양 회장은 함께 출연한 패널 이규의 공론정치연구소장이 “최 인수위원은 박근혜 정부 통일부 장관까지 거론되던 분으로 박 당선인의 대북정책 밑그림을 그린 핵심적 인사이자 대북 온건파”라며 “인수위 업무를 인계받는 상황에서 5.24조치 단계적 완화조치가 흘러나왔는데, 그런 상황에서 강경파와 온건파 간의 대립이 있었던 것이 아닐까, 마찰이 있었던 게 아닐까 추측된다”고 한데 공감을 표하면서 또 다른 측면의 가능성도 제기했다.
양 회장은 “비리가 아니라는 전제라면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서 “또 하나는 검증 과정에서 본인의 문제가 아닌 부인 등 가족 중 문제가 드러났을 가능성도 있다. 통일부 장관 하마평에까지 오른 분이기 때문에 장관급 1급 검증과정을 거치면서 본인 자발적 비리가 아닌 그런 문제들이 예상외로 나왔을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김장수 전 장관이 외교통일분과 간사로 있는데, 외교국방 노선에서 최 위원이 온건한 노선이기 때문에 일종의 벽을 느꼈기에 사퇴했을 수도 있다”고 앞서 이 소장 의견에 공감하는 내용을 덧붙였다.
양 회장, 이동흡 헌재소장 논란엔 “이념 제기할 문제 아냐” 일축한 뒤 도덕성 문제 제기
양 회장은 야당과 일부 언론이 특히 이념문제 등을 강조하며 강경하게 반대하는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논란과 관련해서는 “이념을 제기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단호히 일축했다.
이어 “진보이면 어떻고 보수이면 어떤가,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도덕적으로 깨끗하게 살아왔느냐”라며 “그렇다면 오히려 위장전입이나 부동산투기 논란 등이 문제가 될 수가 있다. 헌법을 다루고 판단하는 수장으로서 조금 부적절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또 “시대적 상황을 유추해서 허용성이 있다면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1995년 분당 아파트 분양시기 때 부동산이 활기일 때 분양 받은 것 같은데 위장전입 문제가 제기됐고 확실히 법을 위반했다면 낙마의 필요 충분조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 회장은 그러면서 “헌법재판소 인사는 이 대통령과 박 당선인이 서로 양해 아래 협의된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면서 “인사의 보안을 중요시 하는 것은 쭉 보아오던 박근혜 당선인의 스타일이고, 또 노출로 인한 문제도 있지만 가급적 예측 가능한 검증과정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MBN ‘뉴스M’ 방송 출연한 양 회장 “여성대통령이라 여성주치의 가능성 따지는 건 문제”
한편 이날 양 회장은 MBN 뉴스M에도 출연했다. 양 회장은 이날 방송에선 과거 전직 대통령의 주치의 시절 경험담과 여성대통령 진료 문제에 관한 여러 궁금증들에 대해 속 시원한 설명으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줬다.
양 회장은 먼저 여성대통령 탄생과 관련해서 여성주치의 가능성 문제를 제기한 앵커의 질문에 “의사들까지 여성남성을 따지면 세상이 뒤집어질 것”이라며 대통령 주치의나 진료 문제는 성별과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대통령과 가족들의 치아 상태 문제도 엄격한 보안 문제에 해당하느냐고 질문받자 양 회장은 “당연하다. 대통령이나 대통령 가족이라서가 아니라 일반인이라도 환자와 관련된 신체 및 질병과 관련된 내용들은 절대적으로 비밀을 지켜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또 전문 의료진이 여성대통령 건강 문제를 여러 분야로 나누어 철저히 체크할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양 회장은 대통령 해외 순방에 주치의도 따라가느냐는 질문에는 과거 경험담을 통해 “치과 의사는 따라갈 필요가 없다”며 “의무실장이 따라갔는데, 만일 과거 전두환 대통령이 제의했던 의무실장직을 제가 받아들였다면 가야됐었을 것이다. 의무실장은 일반응급처지문제 등을 다루고 내과주치의가 또 따라간다. 저는 치과 주치의로서 역할만 했다”고 밝혔다.
지금도 군의관이 주치의를 하고 있느냐는 질문엔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때도 (대통령이 주치의를 선택하는 문제에 있어) 군의관이나 교수나 청와대가 결정하기 나름이었다”고 설명했다.
양 회장은 또 대통령의 정기검진과 같은 경우도 대통령 본인의 의사와 판단, 청와대쪽의 판단을 종합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한 뒤, 박 당선인이 단전호흡 등으로 건강관리를 하는 것으로 알려진 부분에 대해서도 “그 분은 자기 관리를 굉장히 잘 하는 분이다. 예컨대 치료를 할 경우도 의사의 지시를 100% 잘 지키는 분”이라고 답했다.
“10.26 끝나자 주치의 그만 둘 생각이었는데, 전두환 전 대통령이 다시 불러”
양 회장은 특히 이날 방송에서 자신이 대통령 주치의(74년-83년)가 된 배경을 설명하면서 “저는 내노라해서 선발된 것이 아니고 운이 좋아 선발이 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겸손해 했다.
그는 “제가 과거 그 시절 근무했던 그 지구병원은 전군에서 신원조회 등 검증을 거쳐 5배수와 같이 압축해서 선발한 뒤 그쪽(청와대 및 지구병원)에서 전입요청해서 뽑는다. 제가 있을 땐 그랬다”며 “그 다음 주치의 같은 경우는 대통령경호실과 비서실에서 하는 경우도 있고 또 그렇게 하는 것으로 알지만, 저는 대통령 주치의를 하신 분, 박대통령 시신을 맨 처음 확인하고 검시하신 분, 김병수 박사라고 보사부 차관을 지내신 분이 청와대 의무실장을 하실 때 저한테 긴급 메시지로 중요한 임무를 설명해주시면서 그때부터 일이 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두환 대통령 주치의를 맡게 된 경우는 조금 특이하다”며 “10.26이 끝나자 개인적으로 그만 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한국적 사고방식을 했는데, 한 분의 대통령을 진료했으니 그것으로 끝내는 게 도리라는 생각에서 사의를 표명하고 예편하겠다고 했더니, 당시 전두환 합수부장, 허화평 비서실장 그분들이 병원에 찾아와서 제가 함부로 예편하지 못하게 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전두환 당시 합수부장께 ‘저도 나가서 개인적으로 발전해야 하지 않느냐, 이 정도 했으면 의무도 끝난 것이 아니겠느냐’ 등의 얘기를 했더니, 그분이 ‘나가서 개업도 좋고, 교수도 좋고, 미국 가는 것도 다 좋겠지, 그러나 국가를 위해 나라를 위해 일하는 의사도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화를 내더라. 말은 하지 않았지만, 개인 이기심을 버리라는 그런 얘기였다. 그래서 결국 승복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허화평 비서실장이 제게 ‘여기서 열심히 해서 크고 원대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그러니 열심히 하자’ 그런 얘길 한 후에 나중에 보니 전두환 합수부장이 대통령이 되시더라”며 “그래서 발령을 받고 그러다보니 완전히 대통령 경호실 요원 겸 국군서울지구병원 부원장 겸 두 직을 겸직하면서 일을 하게 됐다. 제가 유일하게 아래 지구병원에서 근무하면서 대통령 경호실 요원 두 직을 가지고 있었다”고 과거 자신이 겪은 일들을 시청자에게 들려주며 파란만장한 역사 속 한 가운데 또 다른 ‘목격자’로 서 있었던 일들을 추억했다.
서철민 기자 rapter73@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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