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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녹조가 4대강 탓 이라고?

성급한 단정은 정치적 먹잇감 될 뿐

4대강으로 인해 낙동강 녹조가 생긴다, 아니다를 놓고 국토부와 환경부가 서로 대립한다. 환경부는 “녹조의 원인 중 하나는 4대강 사업 때문”이라고 단정 지었고, 국토부는 “4대강으로 인해 녹조가 생긴 것은 아니다”라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뉴스파인더 김승근 편집장] 녹조현상이 과연 4대강 탓이냐 아니냐. 양 부처간의 갈등에 전국민이 혼란스러워 한다. 오죽하면 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서 “긴밀한 협의를 통해 조율하고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을까.

박 대통령은 “각 부처가 내부 조율 없이 언론을 상대로, 국민을 상대로 자기 부처 입장을 내세우며 반박하는 것은 정책의 신뢰성을 떨어뜨린다”고 말했다. 정말 옳은 일이다.

아직 조율되지 않았거나, 문제 원인을 명확히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의 발표는 국민들을 혼란과 분열로 이끌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시민단체와 야당은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유속이 감소했고 이를 원인으로 해서 녹조가 심하게 발생한다면서 녹조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4대강으로 미루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홍준표 경남지사가 지난 7일 트윗을 통해 입을 열었다. 홍 지사는 “최근 환경부에서 녹조완화를 위해 지난 정부에서 댐물을 방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강물의 수량이 많아지면 녹조가 완화되거나 없어진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4대강 보로 인해 강물의 수량이 많아져 과거보다 녹조가 줄었다는 주장이 오히려 설득력이 있지 않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팔당 상수원에도 가뭄이 닥치면 경안천에서 흘러드는 생활하수와 축산폐수로 녹조가 창궐합니다. 경남지역은 올해 마른 장마여서 비는 오지 않고 폭염만 계속됐습니다. 수도권처럼 비가 왔다면 녹조문제는 없었을 겁니다. 지천으로 흘러드는 하수관거 정비에 집중해야 합니다”라고 밝혔다.

다시말해 강물의 수량이 많아져 오히려 녹조가 완화돼야 하는 게 옳으며, 생활하수로 축산폐수, 폭염으로 녹조문제가 발생했으니, 하수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취지다.

홍 지사는 “나는 계파가 없는 사람입니다. 낙동강 녹조문제까지 정치 문제로 비화되는 것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녹조발생원인을 정확히 알고 대응하자는 의미에서 오늘 이 내용으로 트윗에 올립니다. 국회에 있을 때 4년간 환경노동위원회에 있었고 위원장도 했습니다”라며 자신의 발언에 무게를 더하기도 했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도 트윗을 통해 “논란이 되고 있는 녹조 현상을 살펴봤는데 주민들과 수자원공사 얘기를 들어보니 환경부 장관의 주장이 잘못됐다는 인상”이라고 주장했다. 윤성규 환경부장관이 녹조현상이 4대강 때문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서 비판한 것이다.

정 의원은 “주민들은 과거와 비교하면서 낙동강 개발 사업을 잘했다고 평가한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과거 여름철에는 가뭄이 들면 강바닥이 드러난 가운데 녹조가 심해서 누룽지처럼 손으로 떠낼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하는데 낙동강 개발로 홍수도 막고 금년의 심한 가뭄에도 농사를 짓게 됐다고. 그러면서 동네 주민들은 강가에 살지도 않는 사람들이 왜 문제가 있다고 하느냐면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고도 했다.

정 의원은 녹조현상은 물이 고여서가 아니라 물속의 성분과 높은 수온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고 들었다며, 실제 배를타고 함안보 주변을 둘러보니 물이 많은 중심부에서는 녹조를 육안으로 관찰하기 어렵고 지천과 연결되는 부분에서만 발견됐다고 했다.

현재 낙동강에는 보가 8개 있는데 창녕 함안보가 가장 하류에 위치해 있다. 따라서 정 의원은 창녕 함안보가 이정도면 낙동강 개발 때문에 환경 문제가 생긴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한 듯 하다는 평가다.

작년에는 가뭄이 심해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의 5~7월 강우량이 평년의 40%에 불과했고, 금년은 작년보다 훨씬 심했는데도 농업용수 취수에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 4대강사업에 대해 평가하기도 했다.

특히 “2006년과 2012년 동일 시점의 같은 저수지를 비교해보니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2006년에는 바닥이 보였는데 가물었던 2012년에는 물이 찰랑찰랑..”이라며 메마른 2006년의 저수지와 물로 가득찬 2012년 저수지의 사진을 비교해서 올렸다.

낙동강을 정비하지 않았을 경우 가뭄이 들어, 강에 물이 없었을 것이고 그렇다면 당연히 녹조도 없었을 것이라는 주장. 게다가 그 전에는 아예 정기적인 녹조 측정도 없었기 때문에 객관적, 과학적으로 비교할 데이터도 없는 상황에서 시각적 효과를 이용해 녹조 원인을 4대강 사업으로 돌리는 것은 무리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낙동강. 대구와 구미 등 주변지역의 중요한 상수원이 되는 강이다. 4대강 사업을 벌이기 훨씬 전부터 낙동강은 녹조에 시달려 왔다. 지금은 모두 4대강 탓으로 돌리고 있지만 당시에는 오염물질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만을 일관되게 펼쳤다.

녹조 발생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총인의 함량과 수온이다. 야권이나 시민단체에서 주장하는 유속도 물론 변수 중 하나이긴 하다. 하지만 만약 유속이 문제가 된다면 전국의 저수지나 호수에서는 이미 옛날에 대규모 녹조로 난리가 났어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영양 물질만 유입이 없다면 녹조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보 때문에 유속이 느려져서 녹조가 발생했다는 주장은 유속이 빠른 곳에서는 녹조가 생기지 않는다는 근거인데, 대체로 상류가 유속이 빠른 동시에 영양물질의 유입도 별로 없는 곳이기에 절대적 근거로 삼기가 어렵다.

그렇다면 다시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수온을 보자. 지난해, 그리고 올해 여름은 기록적으로 무더웠고, 강수량도 예년에 비해 매우 적었다.

오비이락 이랬던가. 4대강 준공으로 녹조가 발생했다는 주장을 펼치기에는 온도와 강수량이 모두 극한의 상황임을 알 수 있다.

그런 상황을 감안했을 때 윤성규 환경부장관의 발언은 성급했다고 본다. 국민들을 흔들고, 정치적으로까지 이용 당할 수 있는 위험한 발언이기도 했다.

정치권은 대한민국의 젖줄이자 생명줄인 4대강을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라. 아끼고 지키고, 관리해야 하는 것은 여야가 따로 없다. 여권에서 추진한 4대강사업이라고 비난하고,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잘못된 점은 수정책이나 보완책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고,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물론 학계와 연구기관은 적극적으로 나서 이를 규명해야 한다. 보다 이성적으로 이를 따지고 문제가 되는 원인과, 해결방안에 대해 뜻을 모아야 한다.

4대강은 모두가 함께 보듬어야 할 공간이다. 4대강사업도 치적과 부작용을 떠나 어떻게 관리해야 할 것이며, 어떤 게 모두를 위한 길인지를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정부는 발표에 한층 신중해야 하고, 정치권의 무조건적인 비난과 몰아가기 대신 정확한 원인 탐구와 개선책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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