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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의 관리가 탄압이면 우리나라 모든 게시판이 탄압중”

KBS 전자게시관리지침에, KBS본부 노조 등 맹반발

KBS가 전자게시관리지침 개정에 따라 사내 게시판 정리에 나선 것이 비판 여론에 대한 재갈 물리기라며 노조들이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게시판 정리는 당연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KBS는 지난 18일부터 전자게시관리지침 개정에 따라 게시판 성격에 맞춰 게시물을 올려야 한다며 사내 구성원들이 작성한 글을 임의로 옮기거나 삭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노조 KBS본부, KBS노동조합 등은 “사내 여론에 대한 입 틀어막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미디어스 기사에 의하면 KBS는 18일부터 지난 9월 17일자로 개정된 전자게시관리지침을 사내게시판 코비스에 적용하고 있다. 그동안 중복 게시, 용도에 맞지 않는 글 업로드 등으로 게시판 질서가 어지럽혀지고 보는 사람의 피로도가 가중됐던 문제를 해결한다는 취지다.

KBS 법무실은 앞서 15일 저녁 ‘사내 전자게시판 게시 관련 안내글’을 통해 중복 게시 자제를 당부했고, 게시금지사항에 해당되는 글은 전자게시 관리부서가 글을 이동하거나 삭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KBS 법무실은 보안관련 규정에 위배되는 내용 등 게시금지사항 12가지를 명시했다. 더불어 회사 업무 전달사항은 ‘업무공지’ 란을, 노동조합 작성글은 ‘노동조합’ 란에 올려야 한다는 식으로 게시판별로 게시 가능한 글을 규정했다.

미디어스의 이와 같은 보도 내용을 보면 KBS 측은 각 게시물을 성격에 맞게 분류해 게시하도록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와 같은 조치에 대해 노조는 노출도와 활용도가 높은 ‘제안/아이디어’, ‘알림마당’ 게시판에 올라와 있던 언론노조 KBS본부, KBS노동조합의 글들이 ‘노동조합’ 게시판으로 옮겨지거나 삭제되는 것에 대해 사실상 구성원들의 ‘비판 의견’을 차단하려는 것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KBS본부 노조는 19일 성명을 내고 “운영지침 개정의 실제 의도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제안/아이디어’ 란에는 노동조합 게시물을 올리지 말라는 것”이라며 “한 마디로 사장이나 간부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글은 사람들이 잘 안 보는 구석으로 몰아넣겠다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본부 노조는 또 “회사는 게시금지사항에 대해 보안관련 규정에 위배되는 내용, 공사 이익을 저해하거나 명예와 위신을 손상하는 내용 등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며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공사 이익을 저해했다’ 등 자의적 이유를 들어 게시글을 마음대로 삭제하고 징계까지 하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본부 노조는 이 외에도 사측의 조치가 ‘단체협약’을 위반한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했다.

2012년 단체협약 제17조 홍보활동 1항 4조는 ‘공사는 조합이 게시한 전자문서를 조합과 협의 없이 삭제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개정된 지침은 이 부분을 침해할 소지가 높다는 주장이다. 본부노조는 “사규에 앞서는 단협을 ‘운영지침’으로 무력화하겠다는 어처구니없는 짓을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KBS노동조합도 18일 성명을 내고 “사장의 불통과 반민주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태가 발생했다. 권순범 본부장은 코비스에서 사내 언로를 틀어막고 다양한 토론과 논쟁의 장을 통제하려는 불순한 의도를 명백히 드러냈다”면서 “길 사장과 권 본부장은 불통의 화신으로 변신하려는 작태를 멈추고 코비스 지침 개정을 당장 취소하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노조 측 반발에 대해 KBS 법무실은 19일 “게시분류 기준을 정한 것은 사내 언로를 차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열람 편의성과 게시 질서 유지 차원에서 당연히 지켜져야 할 원칙이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또 전자게시판 리모델링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사내 의견 수렴을 거쳐 게시판 이용에 대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언론인협회 김승근 미디어위원장은 이번 논란에 대해 “어느 커뮤니티나 토론 게시판을 막론하고 모든 게시판들은 나름의 기준과 원칙을 가지고 운영하고 있다. 조선일보 토론마당이든 한겨레신문 한토마든 모든 게시판들은 부적절한 게시물은 삭제하고 맞지 않는 게시물은 옮기는 등 그 성격에 맞게 운영하고 있다”면서 “KBS 노조들의 주장대로라면 우리나라 대부분의 게시판들이 불통의 장이고 언로의 차단이며 비판여론에 대해 재갈을 물리고 있다”고 일침했다.

김 위원장은 “KBS측의 게시판 운영 논리가 전혀 부당하다고 느껴지지 않는다”면서 “노조들은 무슨 조치만 취하면 탄압이고 재갈물리기고 불통이라는 고장난 스피커 같은 소리를 할 게 아니라 그동안 게시판을 자신들이 난장판, 쓰레기장처럼 사용해온 것은 아닌지 자문해보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소훈영 기자 firewinezer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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