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광양제철소 주요 보직 간부들이 15일 본원경쟁력 재무장을 위해 백운산 산행에 나섰다고 한다.
백승관 광양제철소장을 비롯한 직책보임자들은 15일 백운산 수련관에서 노랭이봉에 이르는 산행(山行)을 실시하고 불황극복을 위해 ‘한마음·한뜻’이 되어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을 결의했다는 것이다.
그 자리에서 백승관 광양제철소장은 “철강업 불황이라는 외부 악재로 부터 벗어나는 길은 ‘저(低)원가,고(高)품질, 고(高)효율’을 원칙으로 내부환경을 더욱 강화해 나가는 것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말한 '본원경쟁력'이란 아마도 제철산업 자체에 충실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전임 정준양 회장 재임시 계열사수를 늘려 사업을 벌였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로도 풀이된다.
주지하다시피 전임 정준양 회장 체제는 철강산업에 집중하기 보다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다각화를 시도하였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2009년 취임시 36개이던 계열사가 2010년 48개, 2011년 61개, 2012년에는 무려 71개에 달할 정도로 역대 그 어떤 포스코 회장도 하지 못했던 몸집불리기에 나섰지만 아직 구체화된 성과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광양제철소가 위치한 광양 인근 순천 등지에서 사업을 벌인 마그네슘 사업과 지난해 순천에서 한참 논란이 일었던 순천만 PRT 역시 아직 별다른 영업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대개 이런 투자사업이 성공해 투자한 돈이 회수하기 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운이 좋아 2~3년만에 회수할수도 있지만, 업종마다 다르긴 해도 장치산업의 경우 10년이상이 걸린다고 봐야 한다.
여기에 경기상황이 변수다. 국내경기상황은 물론이고 해외경기상황까지 고려해야 한다. 한마디로 포스코 같은 기업은 글로벌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다. 그래서 자금계획을 잘 짜야한다.
수지분석을 통해 현재의 현금창출 기업군과 투자한 기업들의 현금회수 계획이 잘 맞아 돌아가야 뒷탈이 없다.
그런데 당초 기대와 달리 투자한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한 소식들이 여기저기 전해온다. 그러다보니 전임 정준양 회장의 그간 치적까지 싸잡아 비판하는 언론도 있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로 얼어붙은 세계경제 때문에 투자한 사업들이 제때 성과를 내지못하다보니 본연의 철강사업을 무시한 당연한 결과 라는 쓴소리까지 들려온다.
이런 무차별적인 비판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포스코는 다른 대기업과 분명히 차별화된 시각을 갖고 바라볼 필요가 있다.
포스코는 다른 재벌기업과 달리 국민기업 혹은 공기업 성격이 여전하다보니 정부차원서 추진하는 각종 공익적 기능을 앞장서 수행해 왔다는 점이다.
각종 사회공헌사업은 물론이고 정부가 추진하는 중소기업들과 상생 정책들을 재계대표로 앞장서 왔던 것이다.동반성장위원회나, 중소기업과 상생하는 각종 협력모델이 대개 그런 것들이다.이런 사업에 포스코는 빠지지 않고 대표기관으로 참여했다.
돈 떼이기 쉽상인 미소금융재단을 만들어 포항, 광양은 물론이고 서울 등 주요지역에서도 돈 갚기 힘든 사람들만 골라서 대출해 주며 그들의 자력갱생을 도왔다.
신용등급이 최하위등급의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행위는 효율과 수익성을 앞세운 기업이라면 해서는 안될 일이지만 그렇게 해왔다.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광양시와 함께 '동반성장 혁신허브활동' 이란 모임을 하며 지역내 중소기업들에게 기술과 자금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밖에도 포스코는 광양제철소가 위치한 광양시나 순천시 전남도가 추진하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광양국제서커스, F1대회 등 각종 대규모 행사에 빠지지 않고 후원은 물론이고 지역내 장학금 기부활동도 해왔다.
이 모든 게 기업의 본연의 이윤추구 활동과는 관계없는 일들, 즉 어제 산행에서 강조했던 '본원경쟁력'과는 관계없는 일들이었지만 기업의 사회적공헌 활동 차원에서 묵묵히 수행해왔다.
지난 정부의 핵심 경제과제중 하나였던 기업의 사회적책임과 공헌활동에 재계대표로 사실상 총대를 메왔던 것이다.
따라서 이런 아름다운 노력과 수고가 숨어있는 포스코의 사회적 공헌활동을 무시한 채 '수익성' 이란 잣대만을 갖고 현대제철 등 다른 재벌 철강기업들과 포스코의 기업가치를 비교해선 곤란하다.
외국신용평가회사들이 15일 영업부진 등을 이유로 또다시 포스코 등을 하향평가 한 것과 달리 국내신용평가사들은 현 평가등급을 유지한 것도 그런 배경이 숨어 있다.
외국신용평가사들이 평가하는 수익지표는 숫자상의 단순 영업이익 수치에 머물러 있지만, 만약 기업의 사회적책무 수행정도를 평가하는 지표를 개발해 자산에 포함시키거나 나중에 회수할 수 있는 현금으로 환산한다면 포스코에 대한 평가는 아마도 상당부분 달라질 것이다.
포스코는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포스코의 사회적공헌 활동만으로도 기업이 존속해야 할 가치를 대내외에 보여주었기 때문에 이런 사회적공헌 활동은 본연경쟁력의 확보를 위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포스코는 국민기업으로 역할을 해왔고 사랑받는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난국을 충분히 돌파할 여력이 있다고 확신한다.
특히 광양제철소의 본연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지역민들의 이해와 협조가 필수적이다.
광양제철소 인근의 마그네슘 사업이나 순천만PRT 사업들도 포스코의 이런 지난 노력들이 숨어있고, 지역협력 차원서 추진돼 왔던 사업들이기 때문에 실패한 M&A나 방만 경영의 사례로 함부로 매도당해선 곤란하다.
필자도 이런 사업들이 하루속히 정상화 궤도에 진입하길 희망하며 포스코 광양제철소 역시 일단 제철소 본연의 경쟁력 회복을 통해 차후 가열된 용광로의 온기가 지역에 골고루 퍼져나가길 기대한다.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