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광 기자 자네가 쓴 오마이뉴스 3월 26일자 “안광한 MBC사장 취임 한 달... ‘다시 김재철 체제’” 제하의 인터뷰 기사를 보고 필자는 가슴이 아팠다네. 2012년 1월 31일부터 장장 6개월간 이어간 MBC 최장기 파업 기간 동안 그들은 철저히 강자였다는 사실을 잘 알지 않은가? 그리고, 남부지법의 1차 공판에 의해 그들은 또 살아남지 않았는가? 파업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세나.
사장실의 자료를 빼돌려 공개하고, 절차상, 원칙상 하자 없는 사장의 결정을 마치 대단한 범죄라도 저지른 사람처럼 수배전단을 만들어 고향을 방문해 살포하고 벽에 붙이고 메가폰을 이용해 고성방가를 하는 행위가 과연 힘없는 어린아이가 할 수 있는 것이었다고 생각하는가? 또, 억울한 희생자의 가정을 송두리째 흔들어 깊은 상처를 내고 그것도 모자라 동네방네 사진을 인쇄해 누명을 씌우는 행위는 어린아이의 순수함이었는가?
당시, MBC본부노조 위원장인 정영하나 홍보국장 이용마는 대체 무엇을 희생했는가? 노조비를 올리고, 비정규직 작가들을 앞세워 피켓 시위의 총알받이로 희생시키듯 한 행위와 진영논리에 갇혀 똘똘 뭉친 자기편 언론들과 인터뷰를 하며 자기 명예 올린 것을 빼면 딱히 희생이라고 할 것도 없지 않은가? 오죽, 힘이 셌으면 문재인, 안철수 등 지난 대권의 기라성 같은 후보들이 노조의 편에 서게끔 했겠는가? 혹시, 총선에서 대선에서 야당이 승리하면 공로상을 노리는 플레이는 아니었을까 할 정도로 정치적 발언들을 쏟아내지 않았는가? 왜 김재철이 낙하산 사장인가? 김대중, 노무현 정권의 사장들은 정치적인 판단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내가 이영광 기자 자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철저한 사실 확인 절차를 거친 기사를 쓰고, 인터뷰를 하라는 것이네. 정영하의 MBC본부노조에서 나온 허위의 보도자료를 기사로 받아 걸은 오마이뉴스는 왜 언론중재위로부터 정·반론 처분을 받았는가? 왜 같은 진영에 있는 매체들은 숱하게 정·반론 보도를 해야 했으며 반대로, 폴리뷰와 미디어워치는 단 한 건도 그런 사실이 없었는가에 대해 확인하려는 노력의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 인터뷰였다네. 만약, 정영하에게 내가 인터뷰를 제안한다면 그는 할 수 있겠는가?
폴리뷰의 기자인 소훈영 즉 내 기사가 쓰레기라고 비난할 것이라면 그에 합당한 근거와 논리를 들이댔다면 나는 이영광 자네를 최소한의 인정은 했을 거네. 무릇 기자라면 육하원칙을 배웠을 테고, 스트레이트를 박박 밀며 훈련을 했을 것 아닌가? 속칭, 우라까이를 하더라도 팩트는 위반하면 안 된다는 사실 자네는 혹시 배우지 못했는가? 미사여구를 동원해 문장을 예쁘게 다듬는 글 솜씨를 인정받기 전에 철저히 사실을 넘어 진실에 한걸음 더 다가가는 기자의 ‘쪼’가 있어야 할 것 아닌가? 남의 눈에 티끌은 보면서 자기 눈에 들보는 깨닫지 못한 채 천둥벌거숭이처럼 무조건 ‘우리 편’이니까 싸고돌아야 한다면 기자 짓 그만 두게. 상대방의 소도둑을 비난하려면 우리 편의 바늘도둑에 대해 준엄하게 꾸짖어야 하는 것이 기자의 양심 아닌가?
자네 기사를 인용한 목적은 독자에게 진실을 알리려 했던 나의 노력이었다네. 천여 명이 참여한 최장기 파업으로 1등을 달리던 회사를 광고매출 17.4%(1038억 원)감소, 전체매출 9.7% (836억 원)감소, 점유율 2.2% 감소라는 궁지에 몰아넣고, 최고의 상여금(352%)을 지급한 자신이 속한 회사의 타직원들에게 피해를 주면서도 반성할 줄 모르고 마치, 민주주의의 화신이라도 된 양 나댔던 이에게 돌아온 건 국민의 싸늘한 냉소이지 않았는가? 정영하와 이용마가 이끄는 MBC본부노조의 파업이 남긴 건 무엇이었는가? 정권교체를 했나? 총선의 승리를 이뤄냈나? 그도 아니면, 시청률이 올랐는가? 회사의 매출액이 증가했는가? 직원의 봉급이 올랐나? 이도 아니면, MBC노조와 깜보를 맺은 그 쪽 매체의 신뢰도가 증가했나? 온통 영광도 없는 상처뿐이지 않은가? 모두에게 피해를 끼친 이 얼척없는 ‘정치파업’에서 무슨 영광을 기대하겠는가? 전략과 전술 그리고 분석의 총체적 실패로 MBC본부노조의 대·내외적 입지를 좁게 만들고, 부하들의 목이 잘렸다면 당연히 정영하나, 이용마 쯤 되면 그들을 위해 자기 목을 내놓을 용기가 없다면, 패장은 말이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실천하면 되지 않겠는가?
정영하 등 노조집행부에 대한 사실 한 가지를 가르쳐 주겠네. 2012년 7월에 파업에서 복귀한 노조원들은 파업 기간 동안 4대 보험 등을 전액 회사에서 변제하게 한 반작용으로, 정규직 기준 수령액이 70~80만 원 수준이었네. 하지만 월급을 받지 못해 노조비를 걷을 수 없었던 정영하, 이용마 등 노조집행부는 노조원들의 손에서 30~40만 원에 이르는 돈을 노조비라는 명목으로 가져갔네. 6개월 가까이 노조집행부의 지휘를 받으며 파업하고 돌아왔는데 믿었던 집행부가 그나마 받은 월급의 반을 뚝 떼어 가져가 자신들만 호의호식하니 MBC 인트라넷에 노조를 성토하는 글이 넘쳐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정규직이 이러할진데 총알받이로 등 떠밀렸던 비정규직은 어떤 상황에 처했겠나. 한 번 생각해보게나.
정영하의 인터뷰 따위가 뭐 그리 탐나는 것이라고 인용을 하겠나? 부끄러워야 하고, 자중해야할 당사자를 띄워주고 밀어주는 진영논리 가득한 엄살을 꾸짖기 위해 ‘팩트’를 제시한 것뿐이네. 자네의 기사를 인용한 것이 아니고 정영하의 ‘엄살’을 인용했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고, 그 기사를 자네가 작성했으니 자네 이름이 들어간 것뿐이네. 구태여, 비유하자면 나는 분리수거 정도는 했다고 생각하네만...
자, 이제 결론을 내세.
꽤 오래전에 박한명 편집국장이 정영하와 이용마에게 공개적인 토론을 제안했다네. 물어보니 남자들이 치사하게 밖으로는 나서지도 못하고 지네 언론의 틀에서만 찡얼거리는 꼴이 안습이었다더군. 실제로, 언론중재위에 출석한 기자들은 하나같이 팩트에 대해서는 말도 못하고, MBC본부노조의 보도자료에만 근거했다며 천편일률적인 종이쪼가리를 들고 와 버벅거렸다더군. 이게 그 쪽 기자의 한계네. 그리곤, 뒤로는 언론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민언련, 언론노조 기관지인 미디어오늘이 그나마도 사실 왜곡을 곁들여 서울시청에 문제를 제기하는 야비한 수를 쓰더군. 진실을 놓고 토론하자고 하면 “언론사로 보지 않는다”는 해괴망측한 핑계를 대는 수준들이 오죽하겠는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네.
오마이뉴스 이영광 기자 자네가 진정한 기자라면 총대를 메고 진실을 밝히는 토론에 나설 용의는 없겠는가? 정영하와 이용마에게 인터뷰를 넣어 왜 사나이답게 토론의 장으로 나가지 못하냐고, 나가지 못하는 이유가 폴리뷰와 미디어워치를 “언론매체로 보지 않는다”라는 핑계를 댄다면 그럼 언론으로 보는 매체는 어디냐고 물어봐 주고, 그 기준은 뭐냐고 물어봐주기 바라네. 그 질문에 우물쭈물 대답을 하지 못한다면 귀싸대기라도 갈겨주게나. 결국, 자기 진영에 갇혀 옹알이를 하면서 민주주의를 찾고, 국가를 찾았던 그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셈 아니겠나? 진정한 쓰레기의 기준을 다시 정립해야 되지 않겠는가? 그들의 손을 잡고 토론의 장으로 나오시게나. 이메일로 비난하지 말고.
“주 안에 만난 우리 서로 사랑하며 살아요” 라는 메일 하단의 서명으로 미뤄보아 독실한 크리스챤인데 예수님이 언제 너희 우리를 따지며 사랑을 전파한 분이시던가? 내가 가장 분노한 대목이네. 예루살렘 성전을 어지럽힌 이들에게 “독사의 자식들”이라며 분노하신 예수 역시 성전의 본질을 망각한 이들에게 향한 것 아니겠는가? 진실을 가리고, 왜곡하는 쪽이 누구이던가? 언론중재위, 경찰, 검찰을 통틀어 한 건이라도 그대들이 이긴 사안이 있었던가? 언론으로 보지도 않을 쓰레기 기사를 생산하는 다윗이 거만하고 교만한 골리앗을 이긴 것이라고 나는 보네. 신앙마저 누구에게 내보이는 도구로 악용하진 않았으면 하네. 자네가 그렇다면 크리스챤의 인격마저 모독한 꼴이 되네.
하덕규 목사의 ‘가시나무’와 ‘자유’를 들어보며 진실과 진리를 깊이 음미해보고 이제라도 정중한 사과의 메일을 나는 기대하겠네. 더불어, 나는 자네에게 어떤 유감도 없다네. 정영하를 위한 순교나, 진영논리를 위한 순교는 하지 말게나. 진실의 편에 서는 오마이뉴스의 이영광 기자로 거듭나기를 소망하네.
소훈영 기자 firewinezer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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