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5일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폭로한 녹취록을 두고, MBC를 관리감독하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가 ‘총선’을 이유로 사안의 시급성을 논해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최 의원이 국감 이후 바로 ‘입수’했다는 녹음 파일의 녹취록을 최근 공개하자, MBC가 “선거철을 앞두고 익히 봐 왔던 기획된 정치공작”이라 반론을 제기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 의원은 지난 달 25일 MBC 현 경영진 일부가 사석에서 낸 발언을 담은 녹음 파일을 ‘입수’했다고 밝히며 이를 폭로했고, 녹음파일 작성 당시 발언자(현 백종문 미래전략본부장)와 해당 시기 MBC인사담당자(현 안광한 사장. 녹음파일 작성된 자리에 없었음)의 사퇴를 촉구했다.
지난 4일 열린 방문진 이사회에서 야당 추천 이사 3인(이완기 유기철 최강욱)은 ‘백종문 본부장 녹취록에 기재된 사실관계에 대한 진상규명 및 향후 방문진 조치에 관한 건’을 제안했다.
논의 과정 중 이사들은 최 의원 측에 녹취록 전문과 녹음파일 제공을 요청하기로 합의했으나, 야당 측 이사들이 ‘돌연’ 시급성을 강조하며 최 의원의 자료 외에도 여러 방법을 통해 진상규명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의 중에는 최 의원에게 폴리뷰 전 소속 기자가 녹음 파일을 제공했으니, ‘폴리뷰’에도 녹음 파일 제공 요청을 하라는 다소 황당한 주장까지 제기됐다.
이날 이사회에서 이달 내 임시이사회 일정을 조정하며 야당 추천 유기철 이사는 여당 추천 이사들을 향해 ‘녹취록’ 건 논의 시일을 지연시키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총선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 있으니 빨리 끝내는 게 낫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녹취록’과 ‘총선’을 연관 짓는 모습을 보였다.
유기철 이사의 이 같은 발언은 ‘MBC 관리감독기구로서 방문진이 녹취록 건을 좌시할 수 없다’는 대의명분과 달리, MBC사측이 제기한 ‘정치공작’이라는 반론에 힘을 싣고 있어, 녹취록 폭로자인 최 의원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바른언론연대는 지난 2일 성명서를 통해, “MBC와 우파매체 죽이기를 위한 ‘검은 커넥션’이 사전에 공모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며, 이를 ‘붉은 커넥션’이라 명명했다.
또, 최민희 의원에 대해서는 “녹취파일을 왜 즉각 공개하지 않고 3개월간 쥐고 있다 본인의 총선 출마 기자회견 뒤에 터트렸는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 또 사적 자리에서 이루어진 대화 녹취록을 무슨 의도로 계속해서 공개하겠다는 것인지도 납득할만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디어내일 박필선 기자 newsps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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