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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뉴스룸은 BBC 기자 추방사건 어떻게 보도했을까?

JTBC가 KBS·MBC보다 더 공영방송답다? 뉴스룸은 팩트 전달만, 공영방송사는 비판 논조 담아 보도

9일 폭로된 북한의 BBC 기자 억류·추방사건과 관련해 JTBC와 KBS·MBC 두 공영방송사의 보도가 눈길을 끌고 있다. JTBC가 최근 발표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방송채널 평가지수’ 조사에서 공정성과 신뢰성 등에서 높은 점수를 얻어서다.

그렇다면, JTBC 뉴스룸은 9일 알려진 북한의 언론탄압 사건도 두 공영방송사보다 자세하고 공정하게 보도했을까?

방송내용에 따르면, 뉴스룸은 이번 북한 이슈와 관련해선 공영방송사들보다 공정하고 신뢰할만하다 평가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뉴스룸은 이날 <북한 "BBC 취재진 3명, 불경한 보도"…구금 후 추방>이란 제목으로 관련 소식을 전했다.

그러나 보도는 팩트를 전달하는 데만 그쳤다. 뉴스룸은 BBC 취재진이 억류됐다 추방된 사실과 북한 현실에 대한 왜곡, 김정은을 '김정일의 뚱뚱하고 예측할 수 없는 아들'로 묘사했다는 것 등이 북한 당국이 밝힌 이유라는 것을 전했다.

이어 추방당한 루퍼트 윙필드 헤이스 BBC 기자가 “현대적이고 깔끔하게 잘 갖춰진 병원을 보여주곤 있지만, 누구와도 말을 할 수 없습니다. 다가가면 모두 도망가죠. 마치 짜여진 허구 같습니다.”라고 말한 4일 BBC 뉴스를 전했다.

그러면서 “BBC 취재진은 김일성 대학에선 한 학생과 인터뷰를 진행하다 제지를 당했고, 김일성 동상을 바로 앞에서 촬영했다는 이유로 경고를 받기도 했다”며 “BBC는 루퍼트를 비롯한 취재진 3명이 주말동안 8시간 가량 조사를 받고 오늘(9일) 추방됐다고 밝혔다”고 뉴스를 마무리했다. 평소 이 방송에서 두드러진 비판적 논평이 빠진 팩트 위주의 전달이었다.



그러나 이날 KBS 뉴스9과 MBC 뉴스데스크는 달랐다. KBS는 관련 소식을 2꼭지로 나눠 보도했다. <“왜곡·모략 보도”…北, BBC 기자 추방> 제목의 기사에서 “평양에서 취재를 하던 영국 BBC 기자가 북한 당국에 억류돼 조사를 받은 뒤, 강제 추방당했습니다. 북한 현실을 왜곡 날조하고 모략 보도를 했다는 이유인데요.”라며 “BBC는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습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BBC 기자가 노벨상 수상자들과 함께 지난 달 29일 방북한 사실을 전하며 “놀이공원과 김일성 대학 등 평양의 주요 시설들을 찾아 북한의 감춰진 이면을 보도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추방당한 사실 BBC 기자의 소감, BBC의 반응 등을 덧붙였다.

<[앵커&리포트] 추방당한 BBC 기자, 어떤 보도 했길래…>에서는 BBC 기자가 어떤 내용을 보도했는지, 북한의 행태를 자세히 전했다.

KBS는 해당 리포트에서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겠다는 북한, 급기야 체제 이면에 숨겨진 민낯을 들춰내 보도한 기자를 추방하기에 이르렀다”며 시청자에게 비판적 논조를 전달했고, "세상에서 가장 고립된, 가난하고, 억압적인 국가 중 하나입니다.(윙필드 헤이스 기자)" 등의 반응도 전했다.

또한, "이 학생이 인터넷 접속을 스스로 못 하나요?"라고 질문한 노벨상 수상자 리처드 로버츠 박사의 발언도 전했고, "단순히 보도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기자를 구금하고 추방하는 것이 정당한가요?"라는 존 서드워스 BBC 기자의 항의 발언 등 외신의 비판도 보도했다. 북한 현실을 드러낸 이 같은 자세한 보도는 뉴스룸에서는 볼 수 없는 내용이었다.



MBC 뉴스데스크도 이 사건을 비판적으로 보도했다. 같은 날 방송은 <北 "김정은에 불경스러운 보도" BBC 기자 추방> 제목의 리포트에서 “북한이 입맛에 맞지 않는 보도를 해 온 영국 BBC 기자를 억류해 오다 오늘 추방했다”며 “외신을 불러 당 대회를 홍보하려다가 철저히 통제되고 고립된 사회라는 점만 드러낸 셈”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MBC는 KBS와 마찬가지로 "보도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기자를 억류하고 추방하는 게 맞다고 보십니까?"라는 북한 당국에 항의하는 외신 기자의 발언을 전달했다.

아울러, “김정은에 대한 외신기자들의 호칭에 북한 당국은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며 “김정은을 지도자라고 부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자에게 호통을 치기도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고 덧붙였다.

MBC의 이 같은 보도 역시 JTBC 뉴스룸보다는 한층 구체적이고 날이 살아있는 보도였다.



한편, JTBC는 친 언론노조 매체 등 일부 언론과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JTBC 보도가 공영방송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칭찬을 받은 바 있다.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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