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위한 ‘보수여전사’로 국회에 입성한 전희경 새누리당 의원이 11일 밤, 탄핵 반대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친박 모임에 불참한 배경을 흐리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새누리당 친박계는 어젯밤 심야 회동을 갖고 탄핵 찬성파 비박계에 맞서는 탄핵 반대파 친박계 모임인 '혁신과 통합 연합'을 출범키로 결의했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의원 42명과 서명을 한 의원 10명 어디에도 전희경 의원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전희경 의원은 탄핵 반대 그룹인 '혁신과 통합 연합' 회동 불참 배경을 묻는 본지에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전화와 문자를 모두 보냈지만 응답하지 않았다. 다만 의원실 관계자는 “전희경 의원실은 앞으로 미디어워치 측에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겠다”는 공식 입장을 전했다.
이로써 전희경 의원은 새누리당 비박계와 손을 잡은 것이 확실시 된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표결 직전까지도 정통 보우수파들의 끈질긴 요구에도 탄핵 찬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본격적인 탄핵 정국에 들어서기 이전 시점에서, 특검법에 반대 입장을 밝혔던 것이 전부였다. 특검법은 정치적 타협의 산물이라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전희경 의원은 지난달 23일 저녁 김무성 의원이 주선한 원내·외 비박계 모임에 참석해 탄핵 찬성파로 구분되기 시작했다. 당시 모임은 대통령 탄핵과 개헌론을 주장하는 김무성 의원 측근들이 총 출동한 회동이었다. 특히, 김무성 의원은 이날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탄핵 경고, 개헌 의지를 밝힌 상태였다.
논란이 불거지자, 전 의원은 당시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 모임은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한 김 전 대표를 위로하는 식사 자리”라며 “탄핵을 주제로 이에 찬성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규정한 건 언론의 재단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장문의 글 어디에도 탄핵에 관한 찬반 입장은 들어있지 않았다. 그저 “어제의 자리가 특검법 반대나 탄핵에 대한 제 입장에 변화를 줄 수는 없다”면서 특검법에 반대한 점을 다시 언급했을 뿐, 탄핵찬반 입장은 모호하게 피해갔다.(관련기사 :
‘보수여전사’ 전희경, 재벌과 김무성 눈치보며 탄핵 간보기?)
급기야 표결이 임박한 시점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공개한 ‘박근혜 탄핵 눈치보기/주저’ 새누리당 국회의원 리스트에 전희경 의원의 이름이 포함되는 일까지 있었다. 표창원 리스트는 엄청난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이 때도 역시 전 의원은 탄핵 관련 찬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관련기사 :
‘보수여전사’ 전희경, 박근혜 탄핵 눈치보기 국회의원으로 선정돼)
이러한 일관된 흐름 속에서 전희경 의원은 11일 탄핵 반대파 친박계 모임에도 불참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전 의원 본인이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을 물론,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본지를 향해 의원실 관계자도 격앙된 어조로 “공식적입 입장을 밝히지 않겠다”고 밝힌 셈이다.
앞서 변희재 인미협 대표는 전희경 의원의 철저한 침묵에 대해 “그렇고 그런 국회의원도 아닌, ‘보수여전사’ 국회의원조차 박 대통령 탄핵 또는 퇴진에 대한 입장을 한달 이상 숨기고 있다는 현실이야말로 새누리당의 최대 비극”이라며 “보수의 이런 복마전(伏魔殿)이 바로 오늘의 시국을 만든 원인이 아닐는지 보수의 성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11일 친박계 심야회동에 참석한 의원은 42명으로, 서청원 원유철 유기준 정우택 최경환 홍문종 윤상현 조원진 김명연 김진태 김태흠 박덕흠 박맹우 윤재옥 이완영 이우현 이장우 홍철호 이헌승 윤영석 김석기 박완수 정종섭 김정재 최연혜 이만희 윤상직 김순례 민경욱 강효상 장석춘 추경호 백승주 강석진 유민봉 이종명 조훈현 곽상도 권석창 성일종 김성원 최교일 의원이다.
서명으로 모임 참여 의사를 밝힌 의원은 10명으로, 정갑윤 엄용수 한진규 이채익 박대출 배덕광 김기선 이양수 문진국 임이자 의원이다.
한편, 전희경 의원은 이화여대 석사논문 ‘복사표절’ 논란 때부터 정통 보수 진영과는 무관한 ‘재벌 세력’과 ‘김무성 세력’, 그리고 최홍재, 김영환 등 좌파로부터 전향해온 ‘범시대정신그룹’의 영향권에 있는 정치인이라는 의혹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전희경 의원의 논문은 표지와 목차 빼고 논문 전체를 베낀 통표절, 복사표절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