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측이 손석희의 황태자 김필준 기자가 보도한 다이빙벨 관련 오보에 대해 비교적 신속히 잘못을 인정하고 본지의 반론보도문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이번 조치는 손석희와 불화설이 나도는 홍석현 전 중앙미디어네트워크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JTBC 방송사는 홈페이지에는 5일 현재, 2017년 12월 8일자 ‘
'다이빙벨 비판 기사' 뒤엔…박 청와대, 보수매체 동원 정황’ 기사 하단에는 “본 보도에 대해서 미디어워치 측은 “미디어전문 비평지로서 다이빙벨 이슈와 관련해서는 2014년 4월부터 자체적으로 비판적인 시각으로 다루었던 것으로 청와대에 동원되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라는 내용의 본지 반론보도문을 게재한 것이 확인된다.
지난달 29일 언중위 조정기일에 참석한 JTBC 성문규 차장대우는 위와 같은 내용의 반론보도문 게재에 동의했다. 본지는 당초 JTBC 가 과거 다이빙벨 보도 관련 방심위 중징계를 받은 사실도 언급하는 등 보다 선명한 반론보도문을 손석희가 뉴스룸 방송을 통해 직접 낭독할 것을 요구했으나 JTBC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본지는 일단 JTBC의 첫 오보 인정태도를 높이 사서 JTBC 방송사 홈페이지에 반론보도문을 게재하는 수준에서 조정에 응했다.
흥미로운 지점은 JTBC가 반론보도를 받아들인 기사의 작성자와 그 내용, 시기 등이다. 최근 홍석현 전 회장이 중앙일보·JTBC 간부들과 만나 손석희를 질타했다는 내용의 지라시를 미디어오늘이 적극 보도하는 등, JTBC 내에서 손석희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실제, JTBC가 이번에 본지의 반론보도를 받아들인 기사의 작성자는 김필준 기자다. 김필준은 손석희가 진행하는 뉴스룸의 간판 프로그램은 ‘팩트체크’의 담당기자다. 또한 손석희가 주도한 태블릿PC 조작보도의 핵심 연루자다. JTBC 고소장에 따르면, 태블릿PC는 김필준이 입수했다. 덕분에 김필준은 태블릿PC 보도 이후 출입처에서 동료들로부터 영웅대접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쉽게 말해 JTBC는 ‘손석희의 황태자’가 보도한 기사에 대해 본지의 반론보도를 받아들이 것이다.
반론보도 기사의 내용도 손석희에게 큰 타격이 갈 수밖에 없다. 방심위는 2014년 8월 7일 세월호 참사 직후인 4월 18일 손석희가 진행하는 ‘뉴스9’의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 인터뷰가 객관성을 위반했다며 법정제재인 ‘해당 방송프로그램의 관계자에 대한 징계’를 내렸다. 재승인 심사 때 벌점 4점이 부과되는 중징계를 때린 것이다.
방심위의 중징계에도 손석희는 지금까지도 다이빙벨 이슈 관련 억지 주장을 계속하며 28건의 추가 보도를 이어오고 있다. 그러다 최근에는 본지가 청와대의 요청으로 다이빙벨 비판 기사를 썼다는 허황된 오보까지 낸 것이다. 이번 반론보도문 게재는 JTBC 의 실질적 사주인 홍석현 전 중앙미디어네트워크 회장이 손석희의 폭주에 제동을 건 모양새다.
시기상으로도 손석희의 고립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손석희와 손용석, 심수미, 김필준 등이 주도한 태블릿PC 조작보도는 현직 대통령을 탄핵시키는 기폭제가 됐다. 국과수 검증 결과 태블릿PC는 여러 사람이 사용한 것임이 분명해졌다. 검찰도 1년이 넘도록 JTBC의 고소장을 뭉개고 앉아 아무런 수사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디어오늘은 2017년 12월 22일
‘중앙일보 간부들의 ‘손석희 흔들기’’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내 주목을 받았던 바 있다. 홍석현 중앙일보·JTBC 전 회장이 중앙일보·JTBC 간부들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손석희 사장을 비판했다는 지라시를 자세하게 소개한 것이다.
급기야 지난달 25일 손석희 사장은 급작스럽게 기자협회보 이진우 기자와 인터뷰(
손석희 “JTBC 뉴스는 누구에게도 흔들리지 않는다”)에 나서 태블릿PC 조작설, KBS 이적설, JTBC 간부급과의 불화설 등에 대해 입장을 밝혀 주목을 받았다. 이날 인터뷰에서 손석희는 홍석현과의 불화설을 부인하면서 돌연 “다시 학교로 돌아갈 생각은 있다”며 대학교로 복귀를 언급했다.
이와 관련 변희재 대표고문은 "손석희가 문재인 정부에 SOS를 치고 있다"며 "조만간 손석희가 JTBC에서 쫓겨나거나 스스로 도망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