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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희재 칼럼] 변희재도 믿지 못했던 검찰의 태블릿 조작

“아흔아홉 번 거짓에 패했던 우리, 바로 이 진실의 책 ‘나는 그해 겨울 저들이 한 짓을 알고 있다’로 단 한 번에 역전을 할 것”

[변희재 · 미디어워치 대표고문]

지난해 12월 7일, 필자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추진한 촛불진영의 대표적 활동가인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과 함께, 장시호 제출 ‘제2태블릿’ 조작수사 책임자인 윤석열 현 대통령과 한동훈 현 법무부 장관을 모해증거인멸 등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조작 증거가 명확하게 드러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촛불진영의 지식인들, 활동가들은 여전히 태블릿 조작 사건에 대해 애써 외면하려고만 한다. 어쩌면 그들로서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의 정당성 문제에 조금이라도 흠집이 나는 게 신경이 쓰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실은 그보다는 ‘설마 대한민국의 검찰과 특검이 백주대낮에 대통령 관련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저렇게 노골적으로 증거를 조작할 수 있겠냐’는 의구심이 바로 이 사건을 외면하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필자 역시 처음에는 같은 의구심을 갖고 있었다. 2016년 10월 24일, JTBC의 태블릿 특집방송이 나가자마자 태극기 진영에서는 곧바로 조작설이 튀어나왔다. 특히 ‘미래한국’의 한정석 편집위원은 방송이 나간 지 이틀도 안되어 조작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었다. 다만 필자는 검찰이 들여다보면 바로 진위가 밝혀질 개인 모바일기기의 소유주 및 사용자 문제를 중앙일보 미디어그룹 정도가 조작했다는 것을 당시에는 믿을 수가 없었다.

이 사안은 통신사에 개통자를 확인해보고, 또 포렌식으로 사용기록만 조사해보면, 단 하루만에 거짓이 들통날 사안이었다. 실제로 검찰은 JTBC의 방송이 나간 지 얼마 안 되어 노승권 당시 서울중앙지검 1차장 등을 통해 “최순실(최서원)이 사용한 태블릿이 맞다”는 수사 결과를 여타 언론에 계속 흘렸었다. 이에 필자는 이 사건이 조작됐다는 설에 대한 관심을 거두게 되었다. 

그래도 11월 내내 태극기 진영에서는 태블릿 조작설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김경재 당시 자유총연맹 총재가 “회원들이 자꾸 태블릿에 대해서 조사해달라고 요청이 들어오니 변대표가 이를 검토해서 만약 조작이 아니라면 조작이 아니라고 발표하여 보수층이 가짜뉴스에 휘둘리지 않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즉, 실은 필자도 JTBC가 태블릿 특집방송을 한 지 약 한 달이 지난 11월 말경에야, 그것도 “태블릿이 조작되지 않았다”는 발표를 할 목적으로 조사를 시작했던 것이다.

이후 필자는 태블릿 조작 의혹을 제기하여 JTBC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사유로 2018년 5월말 구속기소돼 형사재판을 받게 되었는데, 사실 이러한 초창기 에피소드는 필자가 JTBC의 명예를 훼손할 목적이 전혀 없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정황 증거이기도 하다. 하지만 당시 윤석열 지검장의 서울중앙지검은 필자가 저 에피소드를 얘기하자 오히려 “김경재 총재에게 책임을 미룬다”며 필자에 대한 구속 사유로 악용하기도 했다.

어떻든, 초기엔 JTBC에 우호적 입장에서 조사를 시작했던 필자는 당시에 포렌식 자료도 갖고 있지 못했고 오직 JTBC의 보도만으로 태블릿이 최서원의 것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필자는 JTBC의 보도만 살펴봐도, 단지 최서원이 찍힌 사진 두 장 말고는 최서원이 태블릿을 사용했다는 증거가 전혀 없음을 알 수 있었다. 오히려 청와대의 200여 개 문서가 저장돼 있다면, 문제의 태블릿은 당시 청와대 행정관이었던 개통자 김한수의 것이라고 볼 여지가 충분했다. 그러나 검찰과 JTBC는 이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있음이 뻔히 보였다.

최서원이 찍힌 사진 두 장도 태블릿이 최서원의 것이라는 증거는 애초 될 수 없는 것이었다. 최서원의 딸 정유라는 “어머니의 스마트폰에는 손주들의 사진으로 가득하다. 태블릿이 어머니 것이면 왜 손주들의 사진이 한 장도 없고, 조카들의 사진만 있냐”고 항변했다. 아닌게 아니라 원래 개인 모바일기기에는 사용자 본인의 사진보다는, 사용자가 자주 만나고 보는 인물의 사진과 자주 가는 곳의 사진이 찍혀있어야 정상이다. 정유라의 얘기처럼, 정유라와 최서원의 손주 사진, 그리고 최서원이 자주 다녔을 승마장 사진이 찍혀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태블릿에는 그런 사진은 전혀 없음이 밝혀졌다. 추후에 진행된 포렌식 결과에 따르면, 이 태블릿에는 최서원이 최소한 한 번쯤은 검색해봤어야 정상인 독일, 승마장 관련 웹 사용기록이 전혀 없었다. ‘JTBC 태블릿’은 주로 야구, 격투 만화 등 웹정보 사용기록이 주를 이뤘다. 필자가 지목한 실사용자인 ‘40대 남성 김한수’가 사용했다고 본다면 대략 들어맞는다.

이렇게 당시 사진 문제와 청와대 문서 등만으로도 이미 태블릿은 최서원의 것이 아니라는 심증을 굳힐 수 있었던 필자는 탄핵 국회 표결 전날인 2016년 12월 8일에 “JTBC 태블릿은 개통자인 김한수의 것”이라는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실제로 이 이후에도 JTBC가 최초 보도에서 마치 최서원의 태블릿이 아니라 데스크톱PC라도 입수했던 양, 자사의 데스크톱PC 화면을 이용해 조작 보도를 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또한 무엇보다도 JTBC가 검찰보다 먼저 태블릿의 개통자가 김한수의 회사 마레이컴퍼니라는 점을 확인하여 보도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JTBC가 김한수 본인으로부터 직접 태블릿과 그 개통자 정보를 건네받지 않고선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처럼 ‘JTBC 태블릿’에 대한 조작 의혹이 일파만파 번지게 되자, 윤석열, 한동훈의 특검 수사 제4팀은 결국 해가 바뀌자마자 2017년 1월 11일에 최서원의 조카 장시호로부터 제출받았다는 이른바 ‘제2의 최서원 태블릿’을 꺼내 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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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책은 2018년 ‘손석희의 저주’, 2021년 ‘변희재의 태블릿 사용설명서’, 2022년 ‘변희재의 태블릿, 반격의 서막’에 이은, 미디어워치에서 펴낸 태블릿 조작 문제 관련 네 번째 책이다.

특검 수사 제4팀이 꺼내 들었던 ‘장시호 태블릿’은 얼마 전 최서원 측이 반환소송을 통해서 기기의 이미징파일 전체를 복사받았다. 그리고 이를 전문 포렌식 감정 기관인 사이버포렌식전문가협회(KCFPA)가 감정을 하도록 했다. 미디어워치 태블릿진상규명단은 그 과정 일체를 주관했다. 이번 책이 필자가 앞서 내놓은 태블릿 관련 책들과 다른 점은, 이제는 포렌식 감정을 통해서 증거 조작을 100% 확정지은 내용도 수록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장시호 태블릿’에 대한 이러한 검증은 증거 조작의 주체로 윤석열이 팀장, 한동훈이 2인자였던 ‘특검 수사 제4팀’을 특정했다. 그래서 이번에 이들에 대한 형사고발도 가능했던 것이다.



물론 원조 태블릿인 ‘JTBC 태블릿’은 기기나 이미징파일을 입수하지 못해 아직도 포렌식 감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대신에 ‘JTBC 태블릿’의 소유, 사용과 관련 김한수의 알리바이를 깨는 데 있어서 결정적 물증인 ‘SKT 통신 신규계약서’의 조작이 최근 공인 기관의 필적 감정을 통해 확정되었다. SKT는 기존 위조 계약서의 문제를 은폐하기 위해, 마치 ‘제2의 최서원 태블릿’을 연상케라도 하듯, 새로운 위조 계약서를 관련 재판에 제출했지만 오히려 양 계약서의 위조 모두를 노골적으로 자백하는 꼴만 되고 말았다. 태블릿 기기에 이어 계약서 서류에서도 반복되는 이러한 증거 조작 돌려막기 행진은 SKT와 검찰, 김한수의 공모로 이뤄진 것으로, 이제는 과연 저 셋 중 어느 쪽에서 먼저 백기를 들 것인가만 남은 상황이다.

고백하지만, 이 모든 증거 조작을 다 밝혀낸 지금 시점에서조차 필자는 ‘설마 대한민국의 검사들이 저런 짓을 했을까’, ‘조작이 들통날 가능성을 애초에 무시할 수 있었을까’, ‘조작의 후폭풍을 저들은 도대체 어찌 감당하려 했을까’하는 일말의 의구심을 완전히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조작이 100% 입증된 여러 자료들을 눈앞에 아무리 보여줘도, 과거 촛불을 들었던 자신의 정치적 입장 때문에 태블릿의 진실을 모른 체 하고 있는 민주당 측 인사들의 행태, 또한 심지어 과거 “태블릿 조작, 박근혜 무죄”을 외쳤던 태극기 측 인사들마저 이제는 윤석열에 줄을 서서 역시 태블릿의 진실을 모른 체 하고 있는 행태를 보면, 권력판을 읽을 줄 아는 어용 검사들이라면 당시에 얼마든지 조작 날조 수사를 감행하고도 남았을 것이란 확신이 새삼 들지 않을 수 없다.

저들 어용 검사들은 대한민국의 정치권, 법원, 언론 모두 진실이 아닌 권력에 줄을 서있다는 사실을 간파하고, 저런 조작 날조 수사를 반복해오며 출세 가도를 달려오지 않았겠는가.

특히 이제 그 대표적인 어용 검사 윤석열과 한동훈이 각각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이 되었다. 그러니 어용 검사들로서는 태블릿 조작의 진실 정도야 가뿐하게 덮어버릴 자신이 생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실제로 저들은 이제 야당과 재야 언론에 대해서 또 다른 조작 수사를 감행하고 있다. 윤석열이 개입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 김웅-손준성 고발사주 관련 건에서, 얼마 전 대검찰청의 25대의 컴퓨터가 불법적으로 포맷된 사건이 벌어졌다. 마치 특검이 ‘장시호 태블릿’의 증거를 인멸한 것과 같은 방식이었다.

필자는 2022년 가을경, 이명박 정권 시절부터 인연이 있었던 윤석열 정권 핵심 인사와 만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윤석열과 한동훈이 직접 관여한 ‘장시호 태블릿’ 조작수사 문제에 대해서 설명하자, 그는 “촛불진영도, 태극기 진영도, 그리고 그 어떤 언론에서도 절대 이 태블릿 조작 문제는 다루지 않을 것”이라며 필자 앞에서 호언장담을 했다. 실제로 얼마 전 ‘장시호 태블릿’에 대한 조작을 발표하는 최서원 측 법률대리인 이동환 변호사의 기자회견 현장에는, 여러 제도권 언론사들이 취재차 찾아와 질의응답까지 했었지만 보도는 한 줄도 나오지 않았다.

윤석열 정권 핵심 인사의 호언장담에 대해서 당시에 필자는 “그렇다면 태블릿 조작 문제를 다룬 책이라도 내서, 이 진실을 미국, 일본 쪽에 알려야겠습니다”라고 답했다. 말하자면 이 책은, 권력과 조작에 의해 오염된 대한민국에서, 재야 유튜브 방송과 함께 그래도 유이하게 진실을 알릴 수 있는 채널인 셈이다.

이 책이 출간되는 즉시 필자는 서울, 대전, 대구, 부산, 전주, 광주, 목포, 춘천 등 전국을 다니며 태블릿 조작의 진실을 알리는 북콘서트형 집회를 이어 갈 것이다. 또한, 최대한 빨리 이 책의 내용을 영어, 일본어로 번역하여 미국, 일본 등에도 알려 나갈 계획이다.

“진실은 스스로 살아서 움직인다.”, “진실은 아흔아홉 번 거짓에 패하다가, 단 한 번으로 역전한다.”


약 6년간 태블릿 진실투쟁을 이어온 필자가 체감한 진실이다. 대한민국의 국민들 모두가 조만간 이러한 진실의 진면목을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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