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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포린어페어스 “서방은 우크라이나 휴전협정 준비해야”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불가능하지만 다른 형태의 안보 보장을 제시해야”

1년 2개월이 넘도록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하 러우전쟁)의 신속한 종식을 바라는 여론이 미국과 유럽에서 점차 힘을 얻고 있다. 그간 우크라이나를 위해 사실상의 무제한적인 지원을 했던 미국에서도 외교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현실적인 진단이 제기되는 중이다.

미국외교협회가 발간하는 잡지인 포린어페어스(Foreign Affairs)는 13일(현지시간) 리처드 하스(Richard Haass) 전 북아일랜드 주재 미국 특사와 찰스 쿱찬(Charles Kupchan) 조지타운 대학교 교수가 공동으로 기고한 칼럼 서방은 우크라이나에서 새 전략이 필요하다(The West Needs a New Strategy in Ukraine)”를 게재했다.



칼럼은 서두에서 우크라이나가 예상보다 훨씬 나은 결과를 얻었으며, 우크라이나를 정복하려던 러시아의 노력이 실패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가 2014년 러시아의 침공 이전에 지배했던 영토의 약 85%를 유지하면서 독립적이고 주권적이며 기능적인 민주주의 국가로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칼럼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국이 다음 수순을 준비하면서 인적, 경제적 비용이 증가할 태세라고 우려한 후 여전히 수적으로 우위에 있는 러시아군이 미국 등 서방의 지원을 받는 우크라이나군에 맞설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칼럼은 이 전쟁이 우크라이나의 완전한 승리가 아니라 교착 상태(stalemate)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제하고 “이런 상황에서 외교적으로 분쟁을 끝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칼럼은 미국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지켜내는 ‘원칙’을 희생하지 않으면서도 현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우선은 우크라이나의 군사력을 강화시킨 다음, 올해 연말쯤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야 한다”고 언급했다. 즉, 올해 상반기까지는 우크라이나의 방어를 강화하기 위해 군비 지원을 계속, 전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상황에서 러시아와의 휴전협상을 시작해야 한다는 논리다. 
 
다만 칼럼은 현재로서는 이런 외교적 해결책이 불가능하다며 “푸틴은 지금 전투를 중단한다면 러시아인들이 값비싼 헛된 전쟁을 시작한 것에 대해 자신을 비난할 것이라고 우려할 것이고, 우크라이나 역시 당연히 크림반도를 포함하여 2014년 이후 러시아가 점령한 모든 영토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으려고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칼럼은 미국과 유럽이 우크라이나에 전투기와 미사일 제공을 주저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나토 회원국을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 후, 이같은 우려가 과장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칼럼은 “나토 회원국을 공격해서 확전을 하는 것은 러시아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싸우는 것만으로도 바쁘고, 1년간의 전쟁을 거치면서 병력이 심각하게 고갈되었으며,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러시아의 핵공격은 핵무기를 쓰지 말라고 러시아에 경고해온 중국과 인도와도 멀어지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칼럼은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도 ‘완전한 군사적 승리’를 끈질기게 추구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고 비판하면서 우크라이나의 경제가 약 30% 위축되었으며 빈곤율은 치솟고 있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중요한 인프라를 계속 폭격하고 있는 현실을 언급했다. 이어 “우크라이나는 실현 가능성이 낮은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스스로를 파괴하는 위험을 감수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금 휴전을 하더라도 서방과 우크라이나의 전략적 패배는 아냐

칼럼은 “(서방 입장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유지하고 민주주의를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 우선이지만,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와 돈바스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단기간에 회복하는 것만이 그 목표를 이루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크라이나의 용기와 서방의 결의는 이미 우크라이나를 정복하려는 러시아의 시도를 저지했고, 모스크바에 결정적인 전략적 패배를 안겼기 때문”이라며 지금 휴전을 하더라도 서방과 우크라이나가 전략적 패배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칼럼은 러시아의 침공에 대한 서방과 우크라이나의 항전에 대해 “영토 정복을 추구하는 것이 비용이 많이 들고 성가신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다른 국가(중국 등)들에 보여줬다는 의미가 있다”고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칼럼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대규모 지원으로 인해 서방이 큰 손실을 입었다는 현실을 인정했다. 서방의 군사적 대비 상황을 약화시키고 무기 비축량을 고갈시켰으며,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로 인해 공급망을 교란하여 높은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및 식량 부족을 초래했다는 점 등이다.

칼럼은 휴전 과정에서 우크라이나를 나토(NATO)에 가입시키는 일은 일부 회원국의 반대로 인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나토 가입국가 중 일부가 우크라이나와 안보협정을 맺어서 우크라이나를 보호할 수 있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또한 EU(유럽연합)에 우크라이나를 가입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칼럼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휴전이 1953년 한반도에서의 휴전협정과 유사한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한반도는 70년 동안 공식적인 평화 협정 없이도 거의 안정적으로 유지되어 왔다”며 “이상적인 결과는 아니지만, 계속되는 전쟁보다는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칼럼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영토를 장기적으로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현실적인 국경 내에서 우크라이나의 안보와 생존 가능성을 보장하는 외교적 방침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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