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국력을 상당 부분 소진하면서, 러시아의 앞마당이라고 불리던 구소련 중앙아시아 지역의 역학관계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러시아의 영향력이 감소한 반면, 러시아가 경제적으로 중국에 더 의존하게 되면서 이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산이 더 빨라지는 분위기다.
칼럼은 국제 정세가 다극화됐을 뿐 아니라 중국이 주도하는 브릭스(BRICS)가 확장되는 추세이기에, 미국은 태평양과 대서양에서의 기존의 동맹 외에도 더 다양한 외교적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칼럼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이 있는 중앙아시아 지역이 미국의 외교 정책에서 그간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지역이라고 밝혔다. 이어 “202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기 전까지는 미국이 중앙아시아를 군사 작전을 위한 경로 정도로 생각했는데, 이런 좁은 관점은 이 지역의 더 넓은 지정학적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칼럼은 러시아, 중국, 이란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중앙아시아 5개국에 미국과의 경제 협력과 발전을 위한 수요가 있다고 전제하고 “미국은 지정학적 경쟁자들로 둘러싸인 이 지역에서 전략적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칼럼은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한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현재 인플레이션 등 다양한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기에, 미국이 이 지역과의 관계를 발전시키지 못한다면 미국은 기회를 놓치게 된다고 우려했다.
“카자흐스탄, 러시아와의 우호적 관계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침공 지지하지 않아”
칼럼은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큰 면적을 가진 구소련 국가 카자흐스탄이 최근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관심을 보고 있는 사실을 소개하면서 “러시아와의 우호적인 관계에도 불구하고 카자흐스탄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묘한 외교적 입장을 가진 국가이기에 미국의 노력에 따라서는 미국의 전략적 파트너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칼럼은 미국이 카자흐스탄에서 소프트파워 영향력을 확대하고 다른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정치적, 경제적 관계를 개선함으로써 △ 지정학적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 공급망과 자원의 경로를 최적화하고 △ 기후 변화와 글로벌 안보 등 범세계적인 과제에서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협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미국과 중앙아시아의 공동 노력은 극단주의와 테러리즘과 같은 위협을 완화하고 아프가니스탄에서 시작된 마약 거래를 억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칼럼은 중앙아시아 국가들 입장에서도 미국과의 협력이 기술 교환, 국방 역량 강화, 경제 개발 등으로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9월 말 유엔 총회와 별도로 열리는 C5+1 정상회담에서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2015년에 구축된 C5+1 플랫폼은 미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으로 구성된 기구다.
또 칼럼은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경계심을 가지고 있기에, 미국이 이 지역에 대한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투자를 통해 입지를 강화할 기회가 왔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앙아시아 신흥 세대에 대한 교육과 경제, 문화에 대한 미국의 적극적인 투자는 향후 미국의 국익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칼럼은 “중앙아시아 지역은 국가와 산업을 연결하면서 유라시아 네트워크의 핵심 축이 될 수 있다”며 “중앙아시아의 전략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에 따라 행동하지 못한다면 미국 입장에서는 기회를 놓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