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이승훈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국혁신당과의 전격적인 합당 추진을 선언하면서 여의도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이번 선언은 이재명 대통령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사면한 지 5개월 만에 나온 것으로,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이번 움직임이 단순한 범여권 통합을 넘어 차기 지방선거를 겨냥한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 깔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청와대 교감’ 앞세운 정청래, 당내 비명계는 ‘당혹’
정청래 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이라는 공동 목표를 위해 원팀으로 뛰어야 한다”며 조국혁신당에 오는 6월 지방선거 전 합당을 공식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의원총회 등에서 “청와대와 (사전) 조율을 거쳤다”고 밝히면서, 이번 합당 추진이 이재명 대통령과 합의한 계획임을 명확히 했다.
하지만 정 대표의 발표 직후 당내 분위기는 급격히 냉각되는 분위기다. 이언주 최고위원 등 비명계로 알려진 의원들은 “절차적 정당성이 없다”고 합당 추진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특히 정 대표가 이에 대해 적극적인 사후 해명조차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각에서 당 대표 사퇴까지 거론하는 실정이다. 친명 지지층 사이에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비유한 ‘비상 합당 선포’라는 말이 나오는 등 반발이 거세다.
반전의 기류... 환영하는 친명, 주춤하는 비명
흥미로운 대목은 당내 계파별 반응의 온도 차이다. 겉으로는 정 대표의 독단적 추진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정작 핵심 친명계인 김영진, 박지원 의원 등은 “이미 정치적 결단이 내려진 것”이라며 즉각 환영 의사를 밝혔다.
반면 평소 당권파와 대립각을 세우던 비명계 의원들은 오히려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소극적인 태도로 나서는 모양새다.
이를 두고 여의도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청래 대표가 대통령에 반기를 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대통령의 ‘특사’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라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국민의힘 “부산시장 중심의 ‘이-조 빅딜’ 완료된 듯”
상대 진영인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번 사태를 보다 입체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인싸잇>의 취재에 응해준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합당 추진은 단순한 조직 통합이 아니라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 대표 간의 모종의 거래가 마무리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 거래의 하나는 올해 6·4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 후보 단일화다. 조국 대표의 상징성이 큰 부산 지역에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이미 후보군 정리 등 ‘소프트랜딩’ 전략이 수립됐다는 것이다.
또 다른 거래는 ‘포스트 이재명’ 구도다. 조국 대표의 사면과 합당을 패키지로 묶어, 여권 내 잠재적 경쟁자를 제도권 안으로 흡수하고 관리하려는 대통령실의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다시 말해, 조국 대표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 후보로 나서 좌파 진영의 ‘낙동강 벨트’를 책임지고, 민주당은 합당을 통해 혁신당의 표심을 흡수하면서 이재명 정부의 하반기 국정 동력을 확보하는 ‘윈-윈(Win-Win)’ 거래라는 설명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비명계가 놀라고 친명 핵심이 환영하는 구도를 볼 때, 이미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 대표 사이의 밀약은 끝난 것으로 보인다”며 “정청래 대표는 그 시나리오를 집행하는 총대를 멘 셈”이라고 평가했다.
당원 투표가 분수령… ‘연임용 포석’ 의구심도
이번 합당의 관건은 전 당원 투표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정 대표는 “당원의 뜻에 따르겠다”며 배수진을 쳤으나, 일각에서는 혁신당 지지층을 흡수한 뒤 ‘1인 1표제’를 도입해 대표직 연임을 노리는 정 대표 개인의 정치적 야심이 결합한 것이라는 의구심도 지우지 못하고 있다.
정 대표는 논란이 커지자 친야 성향 커뮤니티인 <딴지일보>에 직접 글을 올려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당내 반발을 ‘당원들의 직접 민주주의’로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비상 합당 선포’라는 비판과 함께 1인 1표제 도입을 통한 정 대표의 연임 포석이라는 의구심도 여전하다.
결국 이번 합당 선언은 이재명 대통령이 조국 대표를 사면할 때부터 예고된 ‘거대 여권 통합 시나리오’의 피날레가 될 것인지, 아니면 민주당 내 비명계의 집단 반발로 인한 ‘제2의 계엄 사태’급 내홍으로 번질 것인지 기로에 서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범여권의 거대 통합이 지방선거의 승부수가 될지, 혹은 당내 분열의 기폭제가 될지 정치권의 여의도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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