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의 인싸it] 아직 쿠팡 김범석의 ‘美 금융 인맥’은 완성되지 않았다

인싸잇=강용석 지난달 22(현지시간) 취임 후 첫 단독 방미길에 오른 김민석 국무총리는 다음날 백악관에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의 회담 중 쿠팡을 포함한 미국 기술 기업에 불이익을 주는 조치를 하지 말라는 취지의 경고성 발언을 들었다고 한다.




사실 전날 첫 일정인 미 연방 하원의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도 일부 의원이 쿠팡 사태에 관한 한국 정부의 대응을 꼬집었고, 이에 김 총리는 쿠팡을 (미국 기업이라고) 전혀 차별하지 않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쿠팡의 대규모 회원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후, 쿠팡 털기에 여념 없었던 여권은 김 총리의 방미 이후 어째선지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실제로 지난달 30<채널A>[단독]민주당, ‘쿠팡TF’ 출범 보류 가닥제하의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이 내달 출범하기로 했던 쿠팡 바로잡기 태스크포스(TF)’로 잠정 보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미국 부통령이 한국 정치권의 자국 기업 때리기에 공개적으로 불쾌함을 드러낸 만큼, 굳이 더 이상의 자극이 필요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미국이 정부 차원에서 쿠팡 사태에 개입하게 된 계기를 두고 일각에서는 쿠팡이 막대한 돈을 들여 미 정계에 로비한 덕분이라고 말한다.


물론 로비는 누구나 내는 입장료 수준에 불과하고, 김범석 쿠팡 의장이 그동안 쌓아온 미국 정재계 인적 네트워크가 결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 정치권과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진 바에 의하면, 김 의장의 주요 인맥 중에는 듀케인 캐피탈의 설립자이자 전설적 헤지펀드 투자가 스탠리 드러켄밀러가 있다.


세계적 명성의 투자가인 워런 버핏과 피터 린치조차도 달성하지 못했던 ‘30년간 연평균 30% 이상의 수익률을 이룬 것으로 유명한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지난 2021년 쿠팡이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직후부터 그가 이끄는 투자운용사 듀케인 패밀리 오피스를 통해 쿠팡 주식을 사들여 나갔다.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이후에도 쿠팡을 주요 포트폴리오 종목에 포함했고, 지난해에는 듀케인 패밀리 오피스가 쿠팡 보유 지분을 기존 5.16%에서 6.67%로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월가와 정계에서 스탠리 드러켄밀러의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건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 그가 쿠팡의 상장 직후부터 이 회사의 지분을 사들였고, 김범석 의장을 주요 인맥 중 한 사람에 두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237월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열린 앨런 앤드 컴퍼니 콘퍼런스(Allen & Company Sun Valley Conference)’에서 스탠리 드러켄밀러가 김범석 의장의 옆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걷고 있는 장면이 외신 사진에 포착됐다.




그런데 당시 사진에서 김 의장의 바로 옆에 있는 한 사람이 또 있었는데, 바로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지명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다.


다시 말해, 김 의장으로서는 당시 사진이 억만장자의 사교장으로도 불리는 샌밸리의 유명 행사에서 미 월가와 정계를 아우르는 억만장자 투자가 그리고 차기 연준 의장 후보자와 자신이 주요 인맥이라는 사실을 전 세계에 알린 계기였다.


스탠리 드러켄밀러를 통해 파생하는 인맥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 1991년 스탠리 드러켄밀러가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에 몸담고 있던 시절, 그는 스콧 베센트 현 미국 재무장관을 고용한 바 있다. 이후 베센트 장관은 소로스의 유럽 투자를 총괄했고, 이후에도 드러켄밀러와 멘토로서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한다.


특히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트럼프 대통령이 베센트를 재무장관에 지명하자 트럼프가 그를 선택한 건 훌륭한 선택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이런 두 사람의 관계는 자연스럽게 김 의장과 베센트 장관까지도 인맥으로 이미 이어지게 했거나, 향후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케빈 워시 연준 의장 후보자는 김 의장 사이 접점이 상당하다. 우선 워시 후보자는 지난 2011년 연준 이사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최근까지 듀케인 패밀리 오피스에서 스탠리 드러켄밀러의 파트너로 일하고 있다.


드러켄밀러는 그와 자신과의 관계에 대해 마치 아버지와 아들과 같다고 말할 정도로 각별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매일 서로 수십 통의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이며, 주목해 볼 부분은 두 사람 모두 유대계라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워시 후보자는 지난 201910월부터 미국 모회사인 쿠팡 아이엔씨(Inc.) 이사회의 사외이사로 활동해왔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워시 후보자는 지난해 6월 기준 쿠팡 주식 47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이는 지난 29일 종가 기준 약 940만 달러(136억 원) 규모다.


워시 후보자가 향후 연준 의장 자리에 오르면, 김 의장은 미 금융 권력의 실질적인 배후를 통해 월가와 연준, 백악관을 아우르는 미국 최고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된다.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가끔 정책 이슈에 대해서도 공개 발언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의 말 한마디에 미국 내 주요 경제 매체들이 주목하고 앞다퉈 보도한다고 한다.


다시 말해, 김 의장은 드러켄밀러의 입김에 미국 주요 언론계마저도 향후 인적 네트워크를 넓힐 수 있다는 의미다.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미국 금융계에서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30년간 연평균 30% 이상의 수익률이라는 기록을 죽을 때까지 가지고 가려는 투자가다.


그런 그가 아무런 생각 없이 쿠팡 지분을 수년째 보유하는 것에 모자라, 주요 10개 포트폴리오에 넣어 두고 지분율을 더 늘려가고 있겠는가.


그렇다면 미국 연준 의장, 재무장관 그리고 금융 권력자들마저 스승이자 전설로 받드는 스탠리 드러켄밀러의 인맥과 주요 투자사를 향해 한국 정치권이 때리기를 지속한다면 이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켜만 볼 것으로 생각하는가.


하라는 정보 유출 범인 잡기는 뒷전인 채 쿠팡 사람들을 국회에 데려다 윽박지르고 마치 회사를 망하게 할 기세로 나오더니, 총리가 미국에서 한 소리 들었다고 바로 뒷걸음질 치는 모양새지 않는가.


회사 팀장이 신입사원 불러다 큰 소리로 혼냈는데, 알고 보니 그가 회장님 아들인 걸 알게 됐을 때 보일 얼굴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부끄럽기 짝이 없다고 해야 하는가.


심지어 아직 김범석 의장의 연준 의장 인맥이 채워지기 전임에도 이러니, 앞으로 국회가 쿠팡 사태에 눈길이나 향할지 기대조차 되지 않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