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연의 머니클럽] 슈가 대디

인싸잇=박제연 | 얼마 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한 사설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보스 연설에서 미국의 금리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왜 높은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미국의 경제는 강하고, 디폴트 위험은 낮은데 이상하다”고 답한 것에 동의하는 취지의 글이 실렸다.

 

 

사실 금리라는 것이 그렇다. 돈을 빌리는 사람이, 혹은 국가가 약하면 약할수록, 망할 가능성이 크면 클수록 이자를 많이 내야 한다.

 

돈을 빌려주는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내가 돈을 빌려주는 상대방이 망할까봐, 혹은 도망갈까봐에 대한 위험 부담의 가격이 이자의 높고 낮음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로 망할 가능성도 매우 낮아 보이는데, 금리만 높은 걸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앞선 사설의 필자는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재무부 차관을 지낸 데이빗 말패스이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 글을 썼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충분히 설득력 있는 글인 것도 사실이다.

 

해당 사설의 나머지 부분을 읽어보니 그 이유에 대해서도 나와 있었는데 미국의 금리가 높은 이유는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 물가가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고정관념 때문이라고 한다.

 

미국의 현재 성장률은 굉장히 높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성장을 빠르게 하면 세상에 돈이 넘쳐나게 되고 자연스럽게 물가가 오른다는 공식이 틀린 것일까.

 

오히려 지금의 고금리는 성장을 억제하는 모델이라고 주장하는 말패스의 말이 맞을까.

 

어떤 것이 맞는지를 떠나서 미 연준(Fed) 의장으로 새로 지명된 케빈 워시의 최근 인터뷰 내용을 살펴보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작년 5월 후버 연구소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워시는 미국 중앙은행의 성과에 대해 비판하며 연준이 물가 안정이라는 핵심 임무에서 벗어났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작년 11월 WSJ에 기고한 글을 통해 고금리 정책을 비판하며 AI가 디스인플레이션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혼돈이 있을 것 같아 용어를 정리하자면 디플레이션은 물가가 하락하는 침체의 상황을 나타내지만 디스인플레이션은 물가의 상승 속도를 늦추는 긍정적인 말이다.

 

워시는 AI가 생산성을 높이면서 생산 단가를 떨어뜨리고 물가를 잡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하며 인플레이션은 금리 인하 때문이 아닌, 정부가 과도하게 지출할 때 발생한다고 했다.

 

금리는 내리지도 못하고 있는데 여기저기 돈을 풀어 물가가 튀어 오르고 있는 우리나라 상황을 생각하면 맞는 것도 같다.

 

말패스의 글과 워시의 글을 읽어보면 향후 미국의 방향성이 대부분 답이 나오는 듯 하다.

 

AI 로봇이 현대차의 말에 따르면 유지비가 1년에 1400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고 하는데, 현재 현대차 노조에서 주 4.5일제, 성과급 수백 퍼센트에 수천만 원을 얹어주며 주식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24시간 돌아가는 AI 로봇이 1년에 1400만원 연봉을 받아가며 일을 한다면 생산 단가는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이 떨어질 것 같다.

 

물가를 AI의 발전을 통해 잡고, 금리를 내리는 것은 물가를 올리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워시는 트럼프 친구의 사위이고, 그의 장인 어른의 친구는 금리를 내리기를 원하며 그를 연준 의장에 지명했으니 그는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클 것이다.

 

대신 물가를 올리는 요인이 재정정책의 확대라고 했으니 유동성을 조절하기 위해 정부의 재정확대는 늦춰지고, 연준은 대차대조표를 축소할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트럼프도 돈 잔치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 금리를 내려 미국이 감당하고 있는 빚의 이자를 줄이고자 하는 목적일테니 둘이 짝짜꿍이 잘 맞을 것도 같다.

 

현재 연준 의장인 제롬 파월이 데이터-디펜던트를 외치며 모든 경제지표가 나온 이후에 이를 바탕으로 정책의 방향을 정했기 때문에 그가 했던 대부분의 정책은 한발 늦었던 사람으로 내게는 기억된다.

 

물가가 더 오를까, 고용은 나빠질까를 예측하고 방향을 정해야 할 경제의 키를 쥐고도 모든 결과 값을 보고서 항상 뜨뜻미지근하게 욕 먹지 않을 방법을 찾았던 사람에서 AI의 발전이 물가를 잡아줄 것이라고 예측하고 미국의 힘에 걸맞는 금리를 만들어내려고 하는 사람으로 바뀐다?

 

달러가 지구에서 더 강해질지 더 약해질지는 모르겠지만, 설탕에 세금 먹여서 돈 뿌리는 나라의 통화보단 “상대적으로” 강하지 않을까 싶다.

 


□ 박제연 투자전문가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법학과 증권거래형법 석사를 수료했다. 2011년 FWS투자자문 파생상품 트레이더를 시작으로 DB금융투자 법인영업팀, 한국경제TV 앵커, 한국경제TV 와우넷 파트너로 활동했다. 현재는 JYP클럽 대표로 임하며, 구독자 수 20만 명에 달하는 유튜브 채널 ‘박제연 머니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 유튜브 ‘박제연 머니클럽’ : @moneyclu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