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제가 오랜 침잠기를 벗어나 부흥의 기미를 보이면서 자선활동에 대한 돈 씀씀이도 넉넉해졌다.
홍콩 세무국의 집계결과 홍콩 기업들이 지난 2000년부터 2005년까지 낸 기부액은 83%나 증가하면서 12억8천만홍콩달러(약 1천524억원)에 달했고 개인이 낸 기부액도 그 사이 56%가 증가하면서 28억9천만홍콩달러(3천442억원)에 이르렀다.
국제투자은행 UBS가 운영하는 자선재단이 지난해 우편으로 기부금을 받은 결과 미국인의 평균 기부액은 10달러, 영국은 5달러인 반면 홍콩은 60달러에 달했다.
홍콩은 지난해 아시아 최대 부호인 리카싱(李嘉誠) 청쿵(長江)그룹 회장이 앞으로 개인 재산의 3분의 1, 즉 86억달러를 자선단체에 희사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등 명사들의 기부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심지어 홍콩 스타 청룽(成龍)이 지난해 6월 재산의 절반을 기부할 뜻을 밝혔을 때 홍콩에선 별다른 뉴스거리가 되지도 않았다.
총재산이 1억2천800만달러로 추정되는 청룽은 당시 워런 버핏과 빌 게이츠의 뒤를 이어 재산 절반을 자신이 설립한 구호단체에 기부할 뜻을 밝혔다.
먼저 중국 경제의 급팽창과 함께 금융, 관광, 물류 등 홍콩의 전통산업이 다시 고속성장의 가도를 타면서 홍콩 시민들의 `주머니'가 넉넉해진 것이 사회복지에 대한 씀씀이가 관대해진 주된 원인으로 풀이된다.
1인당 롤스로이스, 벤츠 보유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홍콩은 부의 자연스러운 사회 환원이 사회 및 경제 안정에 필수적이라는 공감대가 넓혀지고 있다. 자유방임 경제체제에선 자선 및 사회복지 사업이 사회불평등을 완화시키는 유용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상속세 면제와 부동산세 감면 조치도 부호들이 자선행렬에 동참해야 하는 의무감을 높여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홍콩인들의 해외 여행이 일반화되면서 홍콩과 다른 아시아 국가의 빈부 격차를 목도한 젊은이들의 성금 참여가 늘어난 것도 홍콩의 자선단체로선 고무적인 현상중 하나다.
UBS 자선재단 테리 패리스 아시아 담당국장은 "지난 5년 사이 홍콩의 자선기금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사회 참여도가 높은 40∼50대의 젊은 기업인들의 기부금이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홍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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