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이제는 외자유치에서 해외진출로 본격적으로 돌아서고 있다.
1조달러 이상의 외환보유고를 쌓아놓은 중국은 그간의 `인진라이(引進來.외자유치)' 전략에서 본토 기업들이 해외 기업과 브랜드를 사들이는 `저우추취(走出去.해외진출)' 전략으로 선회했다.
최근 석유, IT, 자동차, 유통업을 중심으로 중국 기업들의 해외기업 사냥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다수의 중국기업들은 해외진출 경험의 부족으로 해외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생산라인을 건설하는 것보다 해외 기업의 지분인수를 선호하고 있다. 외국기업의 기존 브랜드를 활용, 신규 유통망 개척을 위한 시간과 비용을 줄인다는 장점도 있다.
올들어 차이나모바일은 룩셈부르크의 통신사업자인 밀리콤 인터내셔널 셀룰러의 파키스탄 사업자인 파크텔의 지분 88.86%를 2억8천400만달러(약 2천673억원)에 인수했다.
석유 부문에서도 중국 기업들은 페트로카자흐스탄을 41억8천만달러에, 나이지리아 석유채굴권을 22억7천만달러에, 캐나다기업의 카자흐스탄 석유자산을 19억1천만달러에, 에콰도르 석유자산을 14억2천만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중국의 유력 회계법인인 안융화밍(安永華明)의 리전웨이(李展偉) 회계사는 "향후 2∼3년간 수백억위안의 자금이 해외기업 인수를 위해 빠져나갈 것"이라며 "이에 따라 중국의 `인진라이'와 `저우추취'의 비중이 8대 2 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5대 5의 비율로 안착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외부에서 유입된 자금이 처음이 중국기업 투자에 사용되지만 어느정도 발전단계에 들어서면 투자자본 회수 압력 때문에 자금의 `저우추취'가 불가피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내달로 예정된 세무개혁안 공표에 따라 세제혜택을 취소당한 외자기업들의 상당수가 홍콩으로 빠져나가 중국 투자를 재모색하게 될 전망이다.
리 회계사는 "그동안 외자기업의 60∼70%가 홍콩을 통해 중국에 투자해왔으나 이 비율이 앞으로는 70∼80%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혁.개방 이후 해외자본의 유입을 통한 성장에 의지해왔던 중국의 경제전략이 큰 변화에 직면해있다.
(홍콩=연합뉴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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