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동 디지털 밸리 안에 위치한 파이컴을 찾았다. 4층 사무실에서 만나본 이억기 부회장의 인상은 '시골 아저씨'란 말이 딱 어울린다. 이 부회장은 덥수룩한 수염에 수수한 점퍼 차림으로 결재 문서를 읽고 있었다. 명함을 나누고 악수를 하자 날카로운 눈매가 번뜩인다. 고졸 학력으로 세계 최고 기술의 반도체 검사 장비 회사를 만든 주인공이다.
평창 태생의 이억기 부회장은 원주 육민관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전자회사에서 일을 하다 본인이 직접 창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이 부회장은 파이컴의 전신 백현전자를 지난 79년 설립해 28년을 이어온 장수기업으로 만들었다.
파이컴은 세계적인 반도체 검사 회사 미국 폼팩터와 수년간 특허 소송을 진행하면서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이억기 부회장은 "1~2년내 폼팩터와의 특허 소송이 모두 마무리 될 것으로 본다"며 "특허 소송 비용도 지난해 모두 회계에 반영, 특허가 더 이상 파이컴의 발목을 잡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파이컴은 일부 반도체 부문의 품질 문제가 발생한 데다 LCD시장의 업황이 안좋아 기대에 못미치는 부진한 실적을 냈다. 2005년에 비해 90억원 가량 감소한 630억원 수준의 매출이 예상된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연초부터 연이은 반도체 시장 성장 전망으로 실적 호전을 예상하고 있다. 한자릿수로 떨어진 영업이익률도 20%대로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억기 부회장은 "반도체 가격하락 논란이 일고 있는 건 공급량이 늘어난다는 의미"라며 "모든 반도체를 생산할 때 반드시 필요한 검사에 파이컴의 프로브카드가 들어가는 만큼 어느해보다 좋은 실적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올해 매출은 30%가량 증가한 850억원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억기 부회장은 멤스기술을 활용한 중장기 비전도 제시했다. 세계 최고의 멤스 회사가 그것이다. 명함에도 'MEMS TECHNOLOGY PROVIDER'(멤스 기술 제공자)란 목표를 새겨 놓고 다닌다. 멤스 기술을 활용, 다양한 기술을 선보이는 생산자가 되겠다는 목표다.
지금은 반도체, LCD에만 국한돼 있지만 모바일기기, 센서, 환경산업, 군사산업, 등 다양한 산업으로 멤스 기술의 확대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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