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남아’는 형제와도 같은 한 사람의 죽음으로 인해 그 죽음에 대한 복수를 결심한 조폭의 이야기가 있다. 누구에게나 있을법한 그저그런 불량한 외모와 말투, 너무나 자연스런 ‘똘끼’가 녹아있는 조폭 ‘재문’(설경구)과 어리숙해 보이지만 재문을 닮아가는 막내 ‘치국’(조한선)의 이야기다.
재문(설경구)은 소년원에서 만나 친형제처럼 지내오던 민재(류승룡)과 조직생활을 하던중 실수로 엉뚱한 사람을 죽이게 된다. 그 대가로 재문은 눈앞에서 민재의 죽음을 지켜보게 된다. 죽어가는 민재의 눈빛을 응시하며 도망칠 수 밖에 없었던 재문은 그때의 죄책감으로 민재를 죽게 만든 대식(윤제문)에게 복수할 것을 결심하게 된다. 조직의 막내로 들어온 치국(조한선)을 데리고 대식의 고향이자 치국의 고향인 벌교를 향해 떠난다.
복수를 계획한 벌교 읍내 체육대회를 기다리며 주변을 탐색하던 재문과 치국은 대식의 엄마인 점심(나문희)이 운영하는 국밥집에 들어서게 된다. 재문은 자신을 마치 아들처럼 대하는 점심에게 잊었던 모정을 느끼게 되고 치국은 그런 재문의 복수를 말리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결국 복수의 대상인 대식이 벌교로 내려오고 체육대회가 한창일 때 대식과 재문이 맞딱뜨리게 되는데……
“니엄닌 살아계시냐?”
자신의 아들인 대식(윤제문)을 재문(설경구)이 죽이려고 한다는 것을 알게된 점심(나문희)은 일부러 재문에게 다가서려 한다. 점심이 다가설수록 잃어버린 모정을 품게 되는 재문은 복수에 대한 갈등에 휘말리게 된다. “니엄닌 살아계시냐”는 점심의 물음에 재문은 “한달에 한번 용돈도 드리고 에버랜드에 데려가. 내가” 라며 정색을 한다. 부모보다 먼저가는 것이 제일 큰 불효라며 소주잔을 들이키는 점심을 바라보는 재문의 눈빛은 이미 복수자의 눈빛이 아닌 아이의 눈빛처럼 그윽하기만 하다.
“조폭영화 아닌 사람에 대한 얘기 하고 싶었다”
‘열혈남아’의 감독인 이정범 감독은 “조폭영화라기 보다는 사람냄새 진한 그런 얘기를 하고 싶었다”고 작품의 의도를 설명했다. 이정범 감독의 말처럼 ‘열혈남아’는 화려한 액션이나 거창한 조폭들간의 명분이 없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에게 동화되어 가는 모습이 부각된다. 또한 냉혹하기만 할 것 같은 조폭의 마음에 한없이 드리워지는 모정에의 그리움이 스크린 가득 담겨져 있다. ‘열혈남아’의 어머니인 점심(나문희)은 세월이 깃든 손에 소주잔을 거머쥐고 우리에게 말한다. “약속해라. 부모가슴에 못박는 짓일랑 허지 않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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