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전부터 논란을 일으킨 KBS 추적60분의 ‘서울시 공무원간첩사건 무죄판결의 전말’이 지난 토요일 밤에 그 실체를 드러냈다. 이날 방송 내용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모두가 예상했던 대로 ‘국정원은 믿을 수 없다’였다. 제작진은 국정원이 제시한 증거들을 따라가면서 하나하나 반박했고, 더 나아가 시청자로 하여금 국정원이 이 사건을 무언가 다른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조작한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갖게끔 유도한 흔적도 묻어나왔다. 방송 초반 시작부터 이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던 보수일간지와 종편방송들의 모습을 캡처한 사진을 깔면서 ‘보수언론과 국정원의 대대적인 간첩몰이’란 이미지를 주려고 애쓴 정성(?)도 느껴졌다. 이러한 시각과 의도는 사건을 냉철히 추적하는 공영방송의 태도가 아니라 국정원에 용공조작 이미지를 덧씌워야만 하는 세력들의 요구를 철저히 반영한 듯한 것이었다. 방송 전체가 국정원의 주장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는 데만 골몰할 뿐, 애초 국정원이 왜 북한 화교 유우성을 간첩으로 지목했는지에 대해선 단 1초도 관심을 갖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유우성의 이모와 이모부, 친부와 친구의 증언을 바탕으로 유우성의 ‘간첩혐의’에 대한 국정원의 증거들을 반
“북한이 쳐내려오면 무장해서 국가기간시설을 타격하겠다.” “미 제국주의의 군사적 방향과 군사체계를 끝장내겠다는 조선민족의 입장에서 남녘의 역량을 책임지는 사람답게 주체적이고 자주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지배세력에 60여년동안 형성됐던 현 정세를 무너뜨려야 한다” “전쟁을 준비하자” “북한은 모든 행위가 다 애국적이고 다 상을 받아야 되는데 남한은 모든 행위가 다 반역”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지난 5월 RO회합에서 했다는 발언들이다. 유류·가스 시설 타격 방법 모의와 장난감 총 개조방법, 사제폭탄 제조법 발언 등 그의 동지란 사람들의 입에서 나온 얘기도 이에 못지않게 충격적이다. 내용 자체가 충격적이라기보다 다른 시대 공기를 마시며 살고 있는 듯한 이석기 일당의 정신적 지체현상, 시대착오에 충격을 받았다고 해야 정확할 것 같다. 분명히 우리와 한 시공간에서 사는 이들이 다른 시공간을 사는 듯한 모습은 충격이다. 그러나 주위를 살펴보면 현재를 살면서 동시에 과거에 사는 이석기 유형의 사람들이 없는 것도 아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시대를 역주행하는 이들이 있다. 언론계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 현재의 상황을 과거 특수한 시대에 대입해 끼워 맞추어 현실을 과
KBS가 8월 31일 방송 예정이던 추적60분 국정원 관련 보도 때문에 언론노조와 야당 측으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북한 화교 출신의 30대 유모 씨가 서울시 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 탈북자 수백 명의 명단을 북측에 넘겨줬다는 간첩 혐의 사건을 다룬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무죄판결의 전말’편을 정권의 눈치를 보느라 불방시켰다는 게 이유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사상 초유의 내란 음모죄 적용으로 온 국민의 시선이 국정원에 쏠려있는 지금, 조금이라도 국정원에 부정적인 내용은 방송하지 않겠다는 의지인 것”이라며 “이는 사실상 국가 공권력에게 무한한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관제방송인의 전형적인 발상이자 시사 아이템을 공권력을 위해 불방시킨 치욕스런 사례”라고 비난을 퍼부었고, KBS 측은 이 사건이 현재 재판 계류 중인 사건이며 또한 “(통합진보당이 국정원 수사를 받고 있는) 예민한 시기에 악용당할 수 있다”며 불방 사유를 밝혔다.제작된 프로그램을 미리 봤을 KBS 측이 어떤 이유로 방송 보류를 결정했는지 외부인은 알기 어렵다. 하지만 KBS 측이 예민한 시기에 악용당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과 KBS본부노조의 성명을 보면 국정원에 대한 부정적 인상을 줄 수 있
끝이 보이지 않게 지속될 것만 같았던 여름 무더위도 끝자락에 와 있다. 아침과 저녁에 부는 선선한 초가을 바람은 폭염에 지친 심신을 회복하는데 더욱 안성맞춤이다. 아스팔트를 녹이는 열기 속에서 숨통을 조이는 일상과 사투를 벌였던 이들은 어제처럼 오늘도 내일의 생존을 위해 새롭게 각오를 다진다. 창간 막바지 마무리 준비에 바쁜 미디어내일 식구들의 의지도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굳건해지고 있다. 작년과 올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우리 나름의 크고 작은 성과를 내면서 막연한 정의감에 만족하는 게 아니라 절실한 필요성을 체감했다. 언론의 사회적 역할이라든가 사회정의 측면에서도 기계적이고 단선적인 인식의 한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것이 언론비평 필요성에 대한 각성이 됐고, 미디어내일 창간의 근본적인 추동력으로 작용했다.미디어내일 창간을 알린 후 주위의 격려가 많았다. 특히 축하와 지지를 보내는 독자들의 반응은 언론에 몸담은 사람에게는 가장 큰 힘이 됐다. 언론 환경이 보수 독과점의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좌파진영의 불만이 있지만, 이 주장은 실상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양적 차이에서 보수 독과점인지 몰라도 질적 차이에선 역전 현상을 보이는 현실을 가장 정확히 알고
우리는 이런 걸 ‘강도가 주인에 매를 든 격’ 즉 적반하장이라고 부른다. KBS 현상윤 피디가 공영노조를 모욕과 명예훼손 등의 이유로 고소한 사건 얘기다. 현상윤은 고소인의 자격이 아니라 오히려 피고소인, 피고발인으로 법정에 서야 할 사람이다. 그는 국민의 재산인 전파를 이용해 공영방송 옴부즈맨 프로그램 에서 특정 정치세력의 주장을 그대로 대변해 방송법을 위반했다. 이 과정에서 현상윤은 프로그램의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음으로써 시청자 국민을 무시, 모욕했으며 또한 공중이 모인 집회에서 KBS 임직원에 대해 욕설과 공공연한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모욕하고 명예를 훼손했다. 게다가 그날 현상윤은 사실상 쿠데타를 선동한 국기문란 사건의 당사자이기도 했다. 그런 주제에 방송 편파성을 지적했다고 동료를 고소하는 것으로 보복하여 자신에 대한 일체의 비판에 재갈을 물리려 한다. 사람들은 보통 이런 적반하장 행태에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라고 비웃는다.상식을 파괴하는 현상윤의 반민주적 사고와 독선, 헌법 무시, 국기를 문란케 하는 대중선동 등의 문제는 간과할 일이 아니다. 필자는 앞으로 틈나는 대로 그의 행태를 짚어볼 생각이다.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필자는 최근 들어 언론과 관련해 김창룡 교수가 21일 미디어오늘을 통해 소개한 글만큼 눈에 쏙 들어오는 글을 본적이 없는 것 같다. 언론이 ‘사실’을 신성시하기는커녕 독자의 눈과 현행법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교묘히 왜곡하는 경향이 강해지는 현실에서 “팩트는 신성하다”는 김 교수의 글이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기자는 사실과 의견을 명확히 구분할 줄 알아야하며, ‘확인’이라는 취재성실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강조한 점, 단정적 보도로 사실을 훼손해서는 안 되며 사실 훼손은 곧 바로 ‘부정적으로 묘사하려했다’는 해석을 낳게 된다고 주의를 준 대목은 언론에 몸담고 있는 모든 기자들이 새겨들을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런 주옥과 같은 충고가 조선일보와 같은 베테랑 신문사의 오보건 하나 때문에 나왔다는 점이다.김 교수의 충고는 구구절절 옳지만 사실 새롭거나 어려운 얘기는 아니다. 기자라면 누구나 언론계에 입문하면서 가장 먼저 기본으로 교육받는다. 기자들이 선입관이나 이념과 진영 때문에 사실 존중이라는 기본 중 기본이 희미해지는 현실에서 의미는 있다고 볼 수 있겠지만 한겨레신문이나 경향신문 중앙일보 기타 많은 언론이 어제도
민주당은 자신들이 그렇게 목을 매던 ‘원·판(원세훈, 김용판)’ 두 증인을 국정원 국정조사 청문회장에 세웠지만,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두 증인을 청문회장에 끌어내기 위해 민주당이 갖은 무리수를 동원하는 것을 보면서 많은 국민은 민주당이 두 사람의 범죄행위를 증명할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게 아니면 검찰의 기소 내용을 전면 부인하는 두 사람의 거짓말이나 허점을 낚아 올릴 촘촘한 논리의 그물망 정도는 최소한 준비해 뒀겠구나 싶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민주당 청문위원들은 가장 기본적인 준비조차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의 증인선서 거부에 간단히 무너졌던 것이다. 그러면서 한다는 말이 고작 “참으로 뻔뻔한 얼굴을 가지셨다(정청래)” “도둑이 제발 저리다고 볼 수밖에 없다. 얼마나 거짓말을 하면 선서를 못 하나(박영선)” 따위의 징징거림뿐이었다.따지고 보면, 민주당이 전혀 예상 못 할 일은 아니었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여러 시나리오 중 하나였기도 하다. 언론의 보도와 파장에 대한 염려, 재판에 대한 악영향, 발언을 빌미로 한 민주당의 정치공세 등 이런 부분들을 김용판·원세훈 두 사람이 당연
MBC 아나운서였던 문지애의 종편행이 화제와 논란이 됐다. 프리랜서의 몸이니 불러주는 곳이라면 어디든 못 가겠느냐만 문지애의 종편행은 특히 이목을 끌었다. 그가 MBC 노조의 간판 얼굴 중 한 명이었기 때문이다. 노조가 키운 스타 아나운서가 종편방송의 진행자가 됐으니 이보다 아이러니한 현실이 어디 있겠나. 수년 전 길거리로 뛰쳐나가 직접 전단지를 뿌리고 ‘조중동 방송은 국가재앙방송’이라며 시민들을 붙잡고 필사적으로 막아섰던 언론노조 조합원이 그 언론법 개정안의 직접적인 수혜자가 됐으니 말이다. 분명해 보이는 건 문지애가 생각만큼 소신(?)이 강한 사람은 아니라는 것, 어떻게 보면 그도 MBC 노조의 피해자라는 것이다.비록 노무현 정권 때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언론노조의 권력은 언론·방송계에 여전히 막강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MBC를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그 짧은 시간에 종편에 얼굴을 비춘다는 것은 그로선 용기가 필요한 일일 것이다. 이념이든 정치성향이든, 단지 태도든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골라 툭하면 인민재판을 해대는 언론의 먹잇감이 돼 심신이 너덜너덜해질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언론노조 기관지와 그 유사매체들은 옛정을 생각해서인
이것은 소위 촛불 시민의 정신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을 것이다. 촛불은 보여주지 않고 류현진과 손연재만 보여준다며 분개하고 날씨 뉴스가 촛불보다 중요하냐며 핏대를 세우는 소위 민주 시민들의 불만과 분노를 그대로 전달하고 있을 것이다. 매일 같이 촛불 기사를 쏟아내는 언론매체들의 보도 얘기다. 국기문란의 몹쓸 짓을 한 국정원을 개혁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당장에라도 숨통이 끊어질 지경인데 도대체 공영방송사들은 뭘 하고 있는지 하루라도 때리지 않으면 분이 풀리지 않을 것이다. 기껏 보도한답시고 봤더니 달랑 뉴스 한 줄에, 그것도 정쟁으로 보도하니 열이 올라 도저히 그냥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매일 같이 분노의 촛불로 지면을 구석구석을 달구는 것일 게다. 그래서 촛불 숫자에 그리 신경을 쓰는 것일 게다. 자신들이 얼마나 화가 났는지 숫자로 증명하고 싶은 거다. 회를 거듭할수록 경찰의 추산인원과 차이가 커지는 이유가 다 여기에 있다.그러나 미안한 말이지만 이들 언론의 국정원 촛불 보도는 그저 악다구니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공영방송사들의 뉴스를 모니터링해서 촛불 집회 보도를 했는지 안 했는지, 했다면 몇 번째 꼭지로 넣었는지, 시간은 몇 분 몇 초인
MBC가 미디어오늘 기자를 고소한 사건을 계기로 알게 된 몇 가지 사실이 있다. 한 가지는 미디어오늘이 MBC로부터 출입정지를 당한 상태라는 점, 또 한 가지는 MBC 보도국장실과 같이 각종 정보와 기밀이 모인 핵심 부서를 노조 사무실 뒷문을 통해 얼마든지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대한민국 수많은 언론매체들이 MBC에 취재 협조와 방문 허가를 얻어야 구경이라도 할 수 있는 곳을 미디어오늘 소속 기자는 너무도 쉽게 들어갈 수 있었다. 그것도 출입 금지 상태에서 말이다. 이 사실은 여러 의미를 던져준다. 취재원을 만나기 위해 사전 취재 요청을 하고 약속을 잡는 등의 ‘절차’를 가볍게 무시할 만큼 미디어오늘 기자들이 평소 MBC를 제 안방처럼 여겼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취재의 기본도 잊을 리가 없다. 두 번째는 노조 사무실 ‘뒷문’의 용도다. 노조 사무실이 어떤 곳에 위치하고 어떤 구조로 돼 있는지 본적이 없으니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분명한 건 뒷문이 개구멍처럼 사용됐다는 점이다. 보통 멀쩡한 출입문을 놔두고 개구멍을 이용할 때란 알다시피 떳떳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미디어오늘 기자가 취재원에게 전화 한통 하지 않고 노조 뒷문을 개구멍처럼 이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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