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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알아내 활용, 거짓 납치협박 전화 기승

`보이스피싱 지능화'...학교 비상연락망 등 개인정보 관리 비상



부모와 자녀의 휴대전화 번호, 집 주소와 전화번호 등을 모두 알아낸 뒤 거짓 납치협박으로 돈을 뜯어내는 신종 `보이스 피싱'이 등장해 주의가 요망된다.

경찰은 중국계 폭력조직이 무작위로 전화를 걸던 기존 수법이 잘 통하지 않자 개인 신상정보를 대거 입수해 조직적으로 범행에 나선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이들 사기범은 학교 비상연락망 등을 입수해 범행에 이용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학교측이 개인정보 유출 방지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6일 경찰청과 서울 광진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4일 회사원 A씨 집으로 전화가 걸려와 A씨 부인 B씨에게 "아들을 납치해 건물 신축공사장 19층에 데리고 있다. 살리고 싶으면 돈을 송금하라"라고 협박했다.

협박범은 아이가 울부짖는 소리를 들려주면서 "만약 말을 듣지 않으면 아들을 죽여버리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B씨가 외부와 연락을 못 하도록 휴대전화와 집 전화로 모두 전화를 걸어 전화를 끊지 못 하게 하면서 2차례에 걸쳐 자신이 지정한 계좌로 1천만원을 송금하도록 했다.

B씨가 돈을 보내자 "7분 뒤 아이를 돌려보낼 테니 아파트 현관에서 기다리고 있으라"는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하지만 잠시 후 학원 수업을 마친 아들이 집으로 전화를 걸어 온 뒤 B씨는 자신이 거짓 전화에 속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조사결과 협박범은 학원에 있던 아들의 휴대전화기로 미리 3차례 전화를 걸어 아무 말을 하지 않고 끊거나 심한 욕설을 계속 해 전화기 전원을 꺼놓도록 만든 뒤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범인이 집 주소까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는 B씨의 진술로 미뤄 협박범이 미리 피해자의 신상정보를 자세히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경찰은 피해자 아들 휴대전화에 찍힌 협박범 일당의 전화 발신지가 외국으로 추정되는 데다 송금영수증의 수신자 이름이 `Wang'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건의 배후에 중국 범죄조직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건은 범행대상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확보하고 치밀한 수법을 썼다는 점에서 작년 말부터 기승을 부리고 있는 기존의 보이스피싱 범죄와 확연히 구별된다.

경찰은 부모와 학생 연락처, 집 주소 등이 적힌 학교의 비상연락망이 외부로 유출돼 범행에 이용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교육당국은 개인정보 유출을 막으려고 학부모 연락처를 취합해 관리하지 말도록 일선 학교에 지시하고 있지만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는 "학부모 휴대전화 번호를 공유한다는 건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많아 공문을 보내 안전지도 차원에서 계속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지만 학교에선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다"며 "지침을 어기는 학교가 확인되면 강력한 지도를 펼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요즘 들어 서울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아이들에게 미리 전화를 걸어 휴대전화를 꺼놓게 한 뒤 집에 연락해 `자녀를 납치했다'고 협박하는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며 "성급하게 돈을 부쳐주지 말고 협박전화를 받으면 바로 경찰에 신고하는 게 피해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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