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보 및 독자의견
후원안내 정기구독 미디어워치샵

기타


배너

SK, 과거유산 절연...'제3창업' 시험대

SK네트웍스 워크아웃 졸업...최태원 회장 "끝 아니라 시작"



SK그룹이 과거 유산을 사실상 완전히 털고 새롭게 전진하기 위한 전환점을 맞았다.

2003년 2월 분식회계 '쓰나미'가 몰아닥친 이른바 SK 글로벌 사태가 이 회사의 후신인 SK네트웍스의 워크아웃 졸업이 확정되면서 역사 속으로 묻혀지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최태원 SK 회장은 최근 워커힐 주식 40.69% 전량을 SK네트웍스에 무상 출연함으로써 경영 정상화를 위한 사재 출연 약속을 이행했고, 그룹 중추회사인 SK㈜는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공표하면서 그룹 지배구조에 변화를 예고한 상황이다.

결국 최 회장의 대법원 결심 공판만 빼고는 과거의 악몽은 모두 지우고 새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내부에서 '제3의 창업'이라는, 다소 과장된 비유가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이날 채권단 동의를 얻어 4년여만에 워크아웃 졸업이 확정됐다.

당초 올해말이 시한이던 졸업이 이처럼 앞당겨진 것은 채권단의 효율적 자구책 유도 등에 힘입은 SK네트웍스의 우량한 경영성적이 정상화 약정(MOU) 요건을 충족시켰기 때문이다.

실제로 SK네트웍스는 고통스런 구조조정과 비즈니스 활성화를 토대로 워크아웃에 들어간 2003년 1천21억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을 2004년과 2005년 각각 3천537억원, 3천559억원으로 끌어올린 데 이어 작년에는 사상 최대인 3천882억원까지 올려놨다.

SK네트웍스는 특히 경영정상화를 위해 조직을 상사 부분과 에너지판매 부분으로 재편하고 의류 및 직물 등 비수익 사업분야를 과감하게 정리했다. 또 6개의 현지법인 및 16개의 해외지사를 폐쇄 또는 양도하면서 인원의 30%를 감축하는 고강도 다운사이징을 단행하기도 했다.

정만원 사장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이와 같은 구조조정 등에 기반한 실적에 대해 "부끄럽지 않은 성적표"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양한 사업분야에서 오랜기간 축적해온 구성원들의 역량과 아이디어를 결집하는 한편 끊임없는 변화와 도전을 통해 글로벌 유통ㆍ물류기업으로의 변신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향후 경영방향을 제시했다.

여기에 최 회장이 1천200억원 가량의 워커힐 주식을 출연, 재무구조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주가가 상승세를 타는 등 SK네트웍스는 호기를 맞고 있다.

이에 더해 SK㈜는 곧 이사회 개최 등 절차를 밟아 인적 분할에 따라 나눠지는 지주회사와 사업 자회사의 사명 확정과 경영진 구성 등을 마무리하고 7월부터 그룹을 지주회사 체제로 재편할 예정이다.

현재 이 회사내 투자관리실을 모태로 탄생하는 지주회사 사장에는 투자관리실을 이끌어온 박영호 사장이 선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신헌철 사장 역시 사업 자회사 사장직을 수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최 회장은 두 회사의 대표이사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와 함께 양사 모두 SK㈜가 지켜온 높은 사외이사 구성비와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표방할 것으로 보인다. SK㈜는 현재 10명의 이사진 가운데 사외이사가 7명이다.

사명은 향후 컨설팅 용역 결과와 사내 총의를 고려해 확정할 계획인데, 현재로서는 가칭으로 소개된 SK홀딩스(지주회사)와 SK에너지 또는 SK에너지화학(사업 자회사)이 무난한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지주회사 출범과 네트웍스 졸업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면서 "사별로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경영성과가 날 수 있도록 시스템경영을 강화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선 변화해야 하고 변화된 조건에 적응해야 한다. 글로벌 기업의 실패 사례를 보면 다양한 카드를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략이 부족해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실패한 것이다"라며 "글로벌 강자가 되려면 어떤 환경이나 위험에도 적응해 이길 수 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이런 가운데 최 회장은 이날 보아오포럼이 열리는 중국 하이난다오(海南島)로 향해 22일까지 현지에 머무르면서 한중 비즈니스 교류와 아시아권역 시장 흐름을 훑어보는 등 글로벌 행보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최 회장은 앞서 연초에 스위스 다포스포럼에 참석한 데 이어 방한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를 만나는 등 경영 보폭을 넓혀왔으며, 앞으로도 사업장 방문과 해외출장 등을 통해 글로벌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복안이다.

SK 관계자는 "앞으로 SK는 지배구조 개선과 독립ㆍ투명경영을 통해 기업의 성장과 주주 이익의 극대화, 사회적 기업으로의 책임을 다하는 기업가치ㆍ주주가치ㆍ사회적가치 경영 등 이른바 3대 가치경영을 본격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최 회장은 최종현 선대 회장이 만든 SK경영시스템(SKMS)을 2005년 보강한 데 이어 작년엔 '행복날개' 등 새 로고를 만들었고 '성장과 세계화(글로벌리티)'를 모토로 안착시켰다"며 "SK로서는 이제 모든 게 클린(clean)해지는 만큼 앞만 보고 열심히 뛰어 성과를 내는 일만 남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창업주인 최종건 전 회장의 '맨손 창업'과 동생 최종현 전 회장의 '에너지와 통신 양날개 구축을 통한 제2 도약'의 바통을 이어받은 최 회장의 '제3 창업'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uni@yna.co.kr



배너

배너

배너

미디어워치 일시후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현대사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