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생의 절반 이상이 자살 충동을 느껴본 적이 있고 10명 중 1명이 한 달에 1∼2차례씩 충동을 받는다는 다소 충격적인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24일 서강대 학생생활상담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교양과목 수강생 620명을 대상으로 자살충동 경험여부를 설문한 결과 52.4%(325명)가 `있다'라고 답했고 46.8%(290명)가 `없다'라고 답했다. 무응답은 0.8%(5명).
특히 3.5%인 22명은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고 그 중 16명은 주변에서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답해 자살을 미리 파악하고 방지하기가 어려운 만큼 보다 세밀한 예방교육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충동 빈도를 살펴보면 27.4%가 `아주 가끔', 13.4%가 `1년에 1∼2번', 6.6%가 `한 달에 1∼2번', 3.5%가 `일주일에 1∼2번', 1.8%가 `거의 매일'이라고 답해 한 달에 1∼2번 이상 충동을 느끼는 학생이 전체 학생의 11.9%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각성에 대해서는 `그냥 막연히 스쳐 지나가는 생각'이 27.6%, `조금 심각하게 생각한다'는 18.7%, `아주 심각하게 생각한다'는 3.5%, `구체적 계획까지도 생각한다'는 2.1%, `자살기도 직전까지'는 0.5%로 집계됐다.
자살과 관련한 태도를 살펴보면 자살을 심각한 죄악으로 보지 않는 학생이 39.3%였으며 자살이 유일한 해결책인 상황이 있다는 학생이 18.3%, 자살하면 현실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학생이 17.5%, 자살할 권리가 있다는 학생이 54.1%였다.
`자살에 대해 내놓고 이야기하는 것은 자살 기도를 하려는 사람들의 목숨을 끊을 수 있다'라는 문항에 `잘 모르겠다' 또는 `그렇다'고 응답한 학생이 55.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절반 이상이 자살예방에 대해 그릇된 상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설문 조사는 재학생들의 정신건강과 안전을 위한 체계적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기초 자료를 모은다는 취지로 성, 학년, 종교 등이 고루 분포된 교양과목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서강대는 "자살 위험군으로 분류될 학생이 전체의 10% 정도인데 이는 자살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매우 높은 비율"이라며 "자살에 대한 태도에서도 많은 학생이 아직 잘못된 인식이나 상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를 바로 잡을 교육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서강대는 이 같은 결론을 바탕으로 ▲ 자살예방을 전담할 인력의 충원 및 조직의 신설 ▲ 자살 위험군의 선별ㆍ추적 및 상담 유도 ▲ 자살 위험군과 그 주변의 교직원ㆍ학생들의 자살에 관한 태도 변화 교육 등을 제안했다.
(서울=연합뉴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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