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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의 나팔수 역할을 자청하는 미디어오늘

포털 비판에 침묵했던 미디어오늘이 설 자리는 없다

미디어오늘은 평범한 인터넷신문

최근 네이버는 미디어오늘을 언론사별 배치에서 ‘인터넷신문‘으로 분류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문지 내지는 매거진으로 분류되던 미디어오늘이 왜 갑자기 인터넷신문으로 분류된 것일까.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에 대한 해답은 아주 간단히 찾을 수 있다. 정말로 미디어오늘은 네이버에 기사를 공급하고, 컨텐츠 제공료를 받는 아주 평범한 인터넷신문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미디어오늘의 출발은 전국언론노동조합 언론노보를 창간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권언유착, 정언유착 등 말 그대로 세습과 족벌로 얼룩져 부정부패한 언론사에 대항해 언론 노동자의 진실한 입장을 대변하고자 했던 것이 바로 미디어오늘의 시대정신이었다. 과거 홀로 외롭게 내보냈던 대기업 비판 기사에서부터, 언론계 내부의 파업과 투쟁 소식에 이르기까지 과거 미디어오늘은 일정부분 맡은 바 소임을 다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종이신문과 온라인을 거치면서 각종 언론계와 방송계 동정을 전하는 국내 유일의 언론비평 전문사이트 미디어오늘은 이미 정체성을 잃은 지 오래다. 언론에 대한 객관적이고 심층적인 비평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가 없으며, 오히려 요즘 들어서는 어떤 언론사보다도 정치 뉴스에 집중하는 경향을 띠고 있다. 그나마 구색을 맞추기 위해 아무 생각 없이 계속하고 있는 ‘조중동때리기‘를 제외한다면, 그야말로 평범한 백화점식 인터넷신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마치 네이버가 분류한 것처럼 말이다.

미디어오늘과 포털은 대체 어떤 관계인가

미디어오늘 현이섭 대표이사에게 궁금한 점이 있다. 대체 왜, 어떤 이유로 진보와 보수를 망라하여 전 매체 중에서 유독 미디어오늘만이 맹목적 포털 나팔수 노릇을 하도록 만들었냐는 것이다. 미디어오늘이 포털 공급 매체라서 그럴까?

하지만, 다 같이 포털 공급용 매체라 하더라도 미디어 전문 비평지라면, 타 매체와 달리 포털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비평 기사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미디어오늘은 포털에 공급하는 모든 매체를 통틀어 가장 강력한 친포털형 기사를 남발하고 있다. 이러한 의심은 미디어오늘이 최근 보도한 2건의 포털 관련 보도를 통해 더욱 짙어진다.

미디어오늘 이선민 기자가 작성한 4월 24일자 <신문의 위기, 포털뉴스 대두와 관계 적어> 기사를 보자. 기사 제목만으로도 무슨 메시지를 말하고 싶은지가 훤히 드러나는 이 기사는 지난 23일 한국방송학회 주최로 열린 '포털뉴스의 이용행태와 사회갈등 담론' 세미나 중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이준웅 교수의 발언을 인용 보도한 기사다. 일부러 의도했는지 모르겠지만, 기사 내용 중 다른 참석자의 내용은 없다. 포털을 옹호한 이준웅 교수의 발언만을 부각시키고, 나머지 참석자의 발언은 철저하게 무시했다.

안티포털이 깃발을 든 이후로 수많은 친포털 학자와 전문가가 대세를 이룬 분위기가 완벽히 역전된 상황에서 갑자기 나타난 포털 옹호 교수가 꽤나 반가웠는지 모르겠지만, 이 기사는 심각히 편향된 왜곡기사다. 같은 날 작성한 데일리안 표수진 기자의 <포털 뉴스제공, 얻은 건 '돈' 잃은건 '브랜드 가치'>기사만 봐도 이를 잘 알 수 있다. 표 기자는 토론회에 참석한 KBS 보도본부 최건일 기자의 발언을 전하며 포털이 언론으로서의 영향력에 따른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보도했다. 같은 토론회를 보고도, 어떻게 이런 360도 다른 기사가 나올 수 있는지 기자 개인의 역량을 떠나서 모든 취재를 관할하는 박근애 편집국장의 의중이 궁금할 따름이다.

이틀 전 작성한 친포털 편향적인 기사가 마음에 걸려서인지, 26일 민임동기 온라인뉴스 부장 직무대리는 난데없이 <한국경제의 네이버 세무조사 '침묵'> 기사를 작성한다. 기본적으로 세무조사 관련 보도는 국세청의 별도의 브리핑 없이는 확인 자체가 불가능한 사안이고, 소요되는 시간도 보통 2개월에서 3개월가량 걸린다. 물론 보도할 가치는 충분히 있는 기사였지만, 비록 보도를 하지 않는다고 해도 아무런 하등의 이상함은 없다. 즉, 한국경제가 별다른 이유 없이 단순하게 기사를 싣지 않았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설령 한국경제가 네이버 세무조사를 인위적으로 침묵하고, 매일경제가 외부 압력에 의해 배달판에서 기사를 삭제했다고 하더라도 과연 미디어오늘이 무슨 할 말이 있는지 묻고 싶다. 정작 미디어오늘 자신들도 네이버 세무조사 기사를 한 줄도 작성하지 않았으면서 대체 무슨 근거로 한국경제와 매일경제를 비판할 수 있는가. 중앙일간지, 인터넷신문 할 것 없이 그동안 포털을 비판하는 숱한 기획기사를 연재할 때도 뻔뻔하게 은폐와 축소보도로 일관한 미디어오늘이 한국경제와 매일경제를 비판하는 것은 한 편의 코미디다.

미디어오늘에게 하는 당부

개인적으로 안티조선 진영을 바탕으로 한 언론개혁 진영의 선두주자였던 미디어오늘이 이렇게 처참하게 타락할 지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수많은 언론인 선후배가 구조조정의 차가운 칼날 아래 실업자가 되어 떠돌고 있고, 그나마 남아있는 사람들도 포털에 기사를 공급하는 노예로 연명하는 지금, 언론 노동자를 대변하겠다는 대의명분으로 깃발을 꽂았던 미디어오늘은 어디에도 없다.

오로지 뉴미디어라는 알 수 없는 미사어구로 포털을 변호하고, 포털의 허접한 사업을 홍보하면서 기사를 공급하는 포털 하청 기생매체의 빈껍데기만 남아있다. 미디어오늘이 포털 비판 여론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더 이상 왈가왈부 하고 싶지 않다. 무가지를 남발하고, 신문을 죽이기 위해 포털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 미디어오늘의 사려 깊은 판단이라면 열심히 해보길 바란다.

다만, 현이섭 대표이사와 박근애 편집국장을 비롯한 23명의 임직원들이 꼭 한 번 봤으면 하는 글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미디어오늘의 초대 발행인 이형모의 창간사다. 과연 지금의 미디어오늘이 권력과 자본을 뛰어넘어 한 발 나아간 언론을 만들기 위해 현장에서 끊임없이 고뇌하는 언론계 동료들의 디딤돌이 되고 있는가.

미디어오늘이 지난 2년간, 결사적으로 옹호한 포털들이 불공정거래, 언론권력 남용등으로 지탄을 받고 있는 지금, 직장을 잃은 동료 언론인들 앞에서 하늘을 향해 한점 부끄럼이 없냐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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