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보 및 독자의견
후원안내 정기구독 미디어워치샵

기타


배너

노대통령 `개헌발의 연설원고' 전격 공개

"소신은 내각제..정치상황 고려 제안은 안해"
"한, 대북정책 바꿨듯 개헌문제 재고도 가능"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29일 정치권의 반대로 인해 무산된 대통령 중임제 개헌발의를 위해 준비해뒀던 국회연설 원고를 전격 공개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개헌 발의 유보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청와대 브리핑에 게재하면서 세상에 빛을 보지 못하고 사장될뻔한 국회연설 원고를 서랍에서 꺼내 인터넷에 올렸다.

청와대는 개헌 발의 유보에도 불구, 원고를 공개한 데 대해 "국회연설은 이뤄지지 못했으나 대통령이 직접 작성해 두었던 대국회 연설문 원고는 개헌을 제안했던 취지가 소상하게 담겨 있다"며 "개헌에 대한 책임있는 공론과 역사의 기록을 위해 공개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당시 한나라당이 국회 연설을 끝까지 반대해 불가능해질 경우 "국회 앞 계단에서라도 연설을 하겠다는 결심을 말하고 참모들에게 만반의 준비를 하도록 지시했다"고 술회하면서 "연설문을 한자 한자 제손으로 직접 작성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 연설 원고에서 여소야대의 폐해를 열거하면서 "여소야대로 인한 국정의 비효율을 방지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내각제를 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내각제에서는 국회의 다수가 아니고는 정부가 성립될 수 조차 없으므로 여소야대로 인한 이원적 정통성 문제나 국정의 비효율 문제도 없고, 국정의 책임자로 물러나는 시기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선거에서 패배하는 그날이 물러나는 날이어서 레임덕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원래 이것이 저의 생각이었지만, 지금은 이를 개헌안으로 제기할만한 상황이 아니므로 개헌안으로 내놓지는 않는다"며 내각제 지지론자임에도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을 추진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결국 우리가 지금 여소야대 국회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일치시키는 개헌을 하는 것"이라며 "그렇게 하고도 여소야대 국회가 되는 경우에는 동거정부, 연합정부, 대화와 협력의 정치문화 등의 관행을 만들어 나가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지난 3월8일 개헌관련 특별회견에서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안이 지고지선도 아니며, 권력구조에 관한 저의 소신과 반드시 일치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해 노 대통령의 소신이 무엇이냐에 대해 궁금증을 낳은 바 있다.

노 대통령은 이와 함께 국회 연설에서 한나라당 대선 주자들의 현 정부 임기내 개헌 반대 입장에 대해서 "말바꾸기이고, 이는 정략적 계산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하는 내용도 담았다.

노 대통령은 원고에서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들을 겨냥, "대부분이 2006년이나 2007년이 개헌에 적절한 시기라고 말했다"고 지적하며 "처음 한나라당이 말을 바꾸기 시작한 것은 2006년부터이고, 한나라당 소속 차기 대선 예비주자들에 대한 여론의 지지가 높이 올라가서 굳어져 버린 것처럼 보인 때부터"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때부터 한나라당은 대선구도가 흔들리면 안된다는 이유로 개헌에 대한 말을 바꾸기 시작했다. 안한다는 것은 아니고, 다음으로 미루자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어 "2002년에도 같은 일이 있었다. 한나라당 후보의 지지도가 높을 때는 개헌이 필요없다고 말을 했다가 소위 '대세론'이 무너지자 개헌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며 "그러다가 본선에 들어가서 백중세가 되자 자신의 임기를 단축하는 한이 있어도 개헌을 하겠다고 공약했다. 당시에는 개헌을 하기에 적절한 시기도 아니었는데 왜 개헌 이야기가 나왔는지는 알 수 없으나 어떻든 그런 일이 있었다"고 술회했다.

노 대통령은 또 "개헌으로 유리해지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다음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사람일 것"이라고 전제한 뒤 "그럼에도 지금 차기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는 분들이 개헌을 반대하는 것을 보면, 이 분들은 당장 대통령이 되는 데만 급급할 뿐, 당선된 다음에 대통령으로서 국정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데는 관심이 없는 분들이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나라의 먼 장래를 위해서는 눈앞의 이익에 급급하여 1년 앞의 유리함도 내다보지 못하는 근시안적 지도자여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 처럼 한나라당 대선 주자들의 태도를 강력히 비판하면서도 연설 원고에 "한나라당이 대북정책에 관해 입장을 바꾸었듯이 개헌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개헌 실현의 '희망'도 담았다.


(서울=연합뉴스) sgh@yna.co.kr



배너

배너

배너

미디어워치 일시후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현대사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