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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5 재.보선 참패후 당 안팎의 사퇴요구에 직면해 거취 문제를 놓고 `장고'에 들어갔던 한나라당 강재섭(姜在涉) 대표가 현 국면을 `정면돌파'키로 마음을 정했다.

강 대표의 한 측근은 29일 "사퇴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빠르면 내일(30일) 오전 재보선 참패의 원인인 당의 오만과 부패, 대선후보들의 과열 경쟁에 대한 대책을 담은 당 쇄신안을 발표하고 당을 추스르는 일에 진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강 대표는 최근 연합뉴스를 비롯한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사퇴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며 사퇴 불가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최선을 다해 책임있게 당을 추스를 생각"이라고 밝혔다.

강창희.전여옥 최고위원의 사퇴, 그리고 이재오 최고위원의 "당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당 쇄신안 마련이 없다면 사퇴할 것"이라는 조건부 사퇴 압박 등 7.11 전대에서 선출된 5명 중 과반이 사퇴 또는 사퇴 가능성을 표명한 상황에서 그가 정면돌파를 택할 수 있었던 배경이 무엇일까.

한 당직자는 "박근혜.이명박 두 캠프에서 강 대표의 사퇴를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단정했다.

최근 이 전 시장측의 인물들이 지도부 총사퇴를 압박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하고 있지만, 그것이 이 전 시장의 `진의'가 아닌 것으로 강 대표는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현 상황에서 두 대선주자 중 한 쪽이 지금 지도부의 총사퇴를 요구한다면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내가 퇴진하고 나면 오히려 답답해 지는 것은 두 대선주자"라고 답한 바 있다.

현 지도부 사퇴 후 임시전대가 열리게 되면 박.이 두 주자측의 당권 다툼은 극한으로 치닫게 될 것이고, 이는 곧바로 여론의 비판을 초래하면서 당의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강 대표의 판단인 셈이다. 여기에 경선국면에서 당을 이끌 적임자를 찾기도 쉽지 않다는 게 양 캠프를 비롯한 다수 의원들의 생각으로 강 대표는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여론 동향을 파악해본 결과 지도부 총사퇴를 반대하는 의견이 찬성쪽보다 우세하다는 것이 강 대표측의 계산이다. 최근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서도 강 대표의 사퇴에 대해 반대한다는 여론이 훨씬 높았다.

그러나 강 대표의 정면돌파가 어느 정도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우선 쇄신안과 관계없이 무조건 사퇴해야 한다는 당내 사퇴 불가피론자들의 압박이 강하다. 특히 중립지대에 머물러 있는 홍준표.전여옥 의원 등이 "재보선 참패의 직접적 원인은 강 대표에게 있다"며 강도높게 사퇴를 촉구하고 있고, 소장파들도 이 대열에 상당수가 가세해 있다.

뿐만 아니라 강 대표의 믿음과는 달리 이 전 시장측의 이재오 최고위원이 경선룰의 전면적인 재조정을 염두에 두고 당 쇄신안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강 대표가 발표할 쇄신안 내용 여하에 따라 이 최고위원의 전격사퇴가 이뤄질 수 있고, 이는 강 대표에게 가장 강한 거취 압박이 될 가능성이 크다.

강 대표는 "대선주자들이 경선룰에 합의하고 5월중 경선일정이 시작되면 재보선 패배에서 비롯된 당 분란이 정리될 것"이라고 했지만 `경선룰' 협상이나 경선일정은 강 대표 거취 문제가 일단락 된 뒤 시작될 수 밖에 없는 문제다. 특히 강 대표의 거취문제는 오히려 경선룰 협상과 맞물려 있어 두 대선주자 진영간 합의는 더욱 어려워 질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박재완 대표 비서실장은 "쇄신안의 내용에는 오픈프라이머리나 경선방식과 관련된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다"며 "재보선 패인이 경선방식 때문이라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며 이견이 팽팽한 경선룰에 대해 어느 한쪽 편을 드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 아니냐"고 반문했다.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서도 "이미 우리당은 오픈프라이머리가 한국적 정치환경에서 적절치 않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고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그는 다만 강 대표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당 쇄신안 발표 뒤 당내 반응을 보아가면서 다시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당장 30일 그의 선택이 `정면돌파'일 수는 있겠지만, 이후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강 대표는 또 다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의 `또 다른 선택'은 박.이 두 주자 진영에 그다지 반가운 상황이 아닐 수도 있다. 한 측근은 "그동안 두 대선주자 진영이 해왔던 일들을 가장 많이 알고 있는 것이 강 대표"라고 한 얘기도 이와 무관치 않다.

"대표가 된 이후 `참을 인(忍)'자를 100개 품고 살아왔다"는 강 대표가 101번째의 `인'을 가슴에 새길지, 그동안 참아왔던 100개의 `인'을 한꺼번에 밖으로 폭발시킬지 그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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