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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 건, 미디어오늘 또다시 포털 책임 은폐

포털의 검색권력 남용은 뒷전, 언론비판만 전념

뉴시스의 도의적인 실수

KBS 박지윤 아나운서 개인사진 유출의 불똥이 엉뚱한 곳으로 튀고 있다. 뉴시스의 첫 보도가 나간 직후, 이 보도에 대해 미디어오늘이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놓았고, 결국 두 언론사 사이에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자세한 사실관계를 따져보면, 첫 보도를 신중치 못하게 한 뉴시스의 책임도 분명히 있다. 지난 4월 29일 뉴시스 이승영 기자가 첫 송고한 기사는 기사 제목 자체로만 봐도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고, 비록 모자이크를 했어도 사진까지 함께 수록한 것은 네티즌들로 하여금 원본사진을 찾게 만드는 동기로 작용한 부분이 크다.

이는 2005년 1월 연예인 X파일 사건 때와 거의 유사하다. 당시에도 첫 보도를 한 언론사 기사가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하고, 기사 밑에 X파일의 출처를 알려주는 수천개의 댓글이 난무하면서 급속도로 불법문건이 유포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이번 박지윤 아나운서 경우에도 기사화 이전에 한 개인에게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측면을 뉴시스는 충분히 인지했어야 하고, 기사 내용도 통신사답게 조금 더 드라이하게 쓸 수 있었다.

많은 인터넷 연예매체들이 쏟아내는 수천 건의 연예기사가 매일 같이 전쟁을 벌이는 포털 속에서 가장 많이 본 뉴스가 되고 싶은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뉴시스는 한 번 더 고민했어야 했다.

미디어오늘이 뉴시스를 비판할 자격이 있는가

비록 도의적인 실수가 있긴 했지만, 뉴시스는 철저하게 사진을 모자이크 처리했고 실명도 공개하지 않았다. 문제는 뉴시스의 첫 보도가 나간 직후 거의 모든 언론사에서 유사한 기사를 더욱 자극적인 제목으로 집중적으로 쏟아냈고, 이 기사들이 포털로 전송되면서 큰 문제를 낳았다는데 있다. 지금도 포털에선 박지윤 아나운서로 검색하는 순간, 사진 출처를 알려주는 댓글에서부터 입에 담을 수 없는 인권유린에 이르기까지 불법적인 행태가 판을 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유일의 언론비평지라는 미디어오늘이 보이는 행태는 치졸하기 짝이 없다. 4월 30일 미디어오늘 이선민 기자는 <'박지윤 아나' 언론보도, 사생활 침해 증폭> 기사를 통해 뉴시스와 데일리서프라이즈를 황색저널리즘으로 몰아붙이는데 온통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이선민 기자는 뉴시스와 데일리서프라이즈의 보도 행태가 사생활 침해를 증폭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말 사생활 침해를 증폭시킨 곳은 따로 있다.

이미 예전에 연예인 X파일로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고, 노현정 아나운서 또한 박지윤 아나운서 개인 사진 유출 문제와 비슷한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 이때마다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하고,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인 곳은 바로 포털이다. 글이든, 사진이든 개인의 사생활이 가장 맨 처음 유포되는 공간은 기사 밑 댓글이고, 동시에 인기 검색어로 등극하면서 국민적인 관심사로 떠오르게 만들어놓고 장사를 하는 포털의 행태가 어디 이번 한 번뿐이었는가.

하지만 미디어오늘은 포털 문제에 대해선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익명 보도의 원칙을 지킨 뉴시스에 대해선 비평의 잣대를 마음껏 휘두르면서도, 박지윤 아나운서를 가지고 지금 이 순간에도 돈벌이를 하고 있는 포털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5월 1일 한겨레 이정국 기자가 <‘노현정’은 삭제, ‘박지윤’은 놔두고…인기검색어 차별?> 기사를 통해 박지윤 아나운서 개인사진 유출 문제는 근본적으로 포털에 책임이 있다고 조목조목 지적한 것과는 전혀 다른 입장이다.

한겨레 이정국 기자는 노현정 아나운서 사진이 유출되었던 과거 사례를 예를 들며 인기검색어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네이버는 검색어 삭제 요구와, 게시물 삭제 요구를 분리해서 판단했다고 검색어 검수기준을 밝히면서 답변했지만, 이정국 기자는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네이버는 실시간 인기검색어를 이용한 영업에는 적극적이지만 이로 인해 빚어지는 사생활 정보의 과잉노출과 확산에 대해 자정노력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박지윤 아나운서 개인사진 유출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는 뉴시스와 인터넷 연예매체보다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킨 포털 측에 있음에도 미디어오늘은 이를 의도적으로 은폐시키고 있다. 그것도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상습적으로 말이다.

언론을 죽이는 언론 비평지

국내 유일의 언론 비평지를 자임하는 미디어오늘은 이제껏 수많은 언론사에 대해 마음껏 칼날을 휘둘러왔다. 하지만 그건 예전 역량 있는 기자들이 있었을 때 얘기고, 지금은 우선 자신들의 논조부터 되돌아보기 바란다. 이미 대다수의 국민이 포털에서 뉴스를 소비하는 상황에서 포털과 무가지로 인해 전체 신문시장이 산소호흡기로 연명하는 것이 진정 보이지 않는 것일까.

요즘 들어 미디어오늘은 각종 정치사회 문화적 사안에 대해 비평지를 넘어서는 오버를 하고 있다. 거의 안 쓰는 분야가 없을 만큼 다방면에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 특히 정치 기사는 특정 정파의 이익만을 충실히 반영하며, 조중동보다 더 할 정도로 편파 왜곡보도를 일삼고 있다. 그러면서 언론비평지라는 본래의 목적을 상실하면서 명백히 포털의 권력 남용 문제조차 언론사에 칼 끝을 겨누며, 포털을 옹호하며 언론을 죽이는 일을 멈추지 않고 있다.

미디어오늘은 조중동 때려잡고, 뉴시스를 비판할 시간에 포털 권력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진지하게 고민해보기 바란다. 또한 언론 죽이기에 올인을 하고 있는 미디어오늘을 돈주고 구독하는 각 언론사의 언론노조 역시, 최근 2년 간 미디어오늘의 포털 관련 기사를 모니터해보기 바란다. 미디어오늘의 포털 옹호 및 언론 죽이기가 어느 정도 극에 달했는지 그들 스스로도 놀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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