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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몹, 포털 기생매체 매거진T를 이겨라

포털과의 사업제휴가 전부인 매거진T

미디어몹의 뚝심과 배짱

각종 블로그가 우후죽순처럼 난립하던 지난 2004년 나타난 미디어몹은 크게 두 가지 차원에서 다른 블로그와의 차별화를 꾀했다. 첫째는 ‘블로그’를 이용해 헤드라인 편집을 하면서 매체의 틀을 다지려고 했던 것이고, 둘째는 ‘헤딩라인뉴스‘를 통해 자체 컨텐츠를 개발, 공급한 것이다.

요즘 포털사이트가 뉴스서비스 다음으로 심혈을 쏟고 있는 사업부문이 바로 블로그이고, 블로그의 글을 과감히 뉴스 편집에 도입하면서까지 소위 오마이뉴스 시민기자형 UCC 모델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엄연한 원조는 미디어몹이었다. 블로그와 미디어를 결합한 비즈니스모델로 각광을 받고 있던 미디어몹은 KBS <시사투나잇>을 통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던 헤딩라인뉴스가 보수 정치권에 의해 탄압을 받으면서 큰 변화를 맞는다.

사실 YTN 돌발영상에 비해서도 수위가 그다지 높지 않았었고, 네티즌들의 재기발랄한 정치풍자에 중심을 뒀던 헤딩라인뉴스가 이른바 패러디 파문으로 중단되게 되자, 미디어몹은 성장동력 하나를 잃어버린 것 이상으로 비틀거리게 된다. 비슷한 시기에 태동한 올블로그, 태터툴즈가 포털에게 무차별적으로 흡수된 것도 미디어몹에겐 또 하나의 큰 고민이었다. 과연 독자적인 블로그 사업을 계속하느냐, 포털 하청업체로 전락하는 것을 감수하느냐의 기로에서 미디어몹은 끝내 홀로서기를 고집한다.

포털에 종속되는 것이 싫었던 블로그 유저들이 미디어몹으로 향했고, 당초 꿈꿨던 블로그 저널리즘도 미약하나마 일정부분 성과를 거두긴 했다. 하지만 블로그 설치에서부터 계정 제공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무료로 제공되는 현실에서 미디어몹은 유가 모델을 반드시 찾아야만 했고, 그것은 국내 유일의 드라마 비평 웹진 ‘드라마몹‘ 창간으로 이어진다.

국내 최초로 시도하는 드라마 비평 웹진답지 않게 드라마몹은 참신한 기획으로 많은 독자를 거느렸고, 사실상 서프라이즈 초기 멤버인 공희준의 정치 평론과 함께 헤딩라인뉴스의 공백을 함께 메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느 정도 고정 독자를 확보한 드라마몹은 또 한 번의 야심찬 시도를 하게 되는데, 그것은 오프라인 창간이었다.

드라마몹은 ‘드라마틱‘으로 이름을 바꾸고, 포털과 무가지로 인해 종이신문을 비롯한 전체 출판 시장이 초토화된 상황에서 오프라인 잡지를 새로 창간하는 모험을 감행한다. 격주간으로 발행되는 드라마틱이 장기적으로 어떤 가시적인 결과를 낳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모르긴 몰라도, 아마 결코 순탄치 않은 사업으로 진행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디어몹의 시도는 시도 그 자체만으로 긍정적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조금만 인지도를 얻게 되면 하나같이 포털로 기어들어가는 인터넷업체 틈바구니 속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사업모델과 비전을 가지고 포털과 맞서는 뚝심과 배짱이야말로 미디어몹의 가장 소중한 무기다.

포털 기생매체로 전락할 매거진T

정확한 판매부수는 모르지만, 현재 드라마틱 사정은 그리 좋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포털과 무가지로 인해 영화 주간지를 비롯해 월간지, 계간지 등 출판시장 자체가 아작 난 상황에서 드라마틱을 유가로 사보는 독자가 대체 얼마나 되겠는가.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드라마틱은 현재 스포츠팬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는 스포츠 2.0 정도의 성공은 분명히 거둘 수 있는 아이템이었다는 사실이다. 드라마틱이 고전을 하고 있는 이유는 다른 곳에 있지 않다. 바로 순식간에 경쟁매체인 매거진T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한겨레신문이 의욕적으로 창간한 매거진T는 이른바 ‘TV 피플‘을 겨냥한 온라인 매거진이다. 드라마틱이 드라마만 다루는 전문지라면, 매거진T는 쇼, 오락, 예능, 드라마, 음악, 영화 할 것 없이 방송연예 전반을 다루고 있다. 매거진T는 창간하자마자 자유분방한 고급스러운 칼럼으로 엄청난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주 재밌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드라마틱의 전신인 드라마몹에서 필력을 뽐내고 있던 강명석이 기획위원으로 자리를 옮겼고, 강명석이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트리플크라운과 과거 씨네21의 기획을 상당부분 차용한 것이 그것이다.

다른 분야는 모르겠지만, 매거진T의 드라마 관련 칼럼들은 과거 드라마몹의 글들과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가급적이면 대중문화를 따뜻하게 바라보려고 애쓰는 강명석 기획위원의 논조 또한 트리플크라운, 드라마몹 때와 대동소이하다. 나머지 빈자리들은 과거 씨네21을 맛깔스럽게 채웠던 것처럼 자유기고가들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어쨌든 매거진T는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근래, 아니 2000년 들어서 창간한 매거진 중 가장 빠른 속도로 궤도에 진입했다.

일련의 과정들 속에서 매거진T가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포털과의 사업 합작에 있었다. 창간한지 얼마 되지 않아 매거진T는 네이버와 뉴스 계약을 체결했고, 다음과는 T 블로거 기자단을 조직하며 포털과 활발한 사업제휴를 꾀했다. 또한 예전부터 포털 메인화면에 걸리는 경우가 잦았던 강명석 기획위원의 글처럼 매거진T의 글들도 포털 연예뉴스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배국남, 서병기와 더불어 대중문화칼럼 3강 체제를 구축했던 강명석 대신에 이제는 매거진T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매거진T가 들으면 다소 기분 나쁠 소리지만, 현재 매거진T는 포털에 기사를 공급하는 이른바 포털 기생매체들과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 매거진T의 기사를 포털에서 소비하지 않고, 직접 홈페이지까지 찾아가 읽어보는 독자가 과연 몇 명이나 될 것이며, 포털에서 받는 컨텐츠제공료 이외에 다른 마땅한 수익모델이 있을까 싶다.

최근 매거진T는 한겨레신문에서 벗어나 회사 이름을 테이스트팩토리로 바꾸고 독립적인 벤처 사업체로 경영하고 있다. 출판 등 다른 부대사업을 통해 독자적인 수익모델을 찾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건 처참하게 붕괴된 현재 출판시장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한겨레신문을 빠져나와 테이스트팩토리로 이름을 바꾸자마자, 아예 네이버 블로그를 회사 홈페이지로 활용하고 있는 매거진T가 포털과의 사업 제휴 말고 다른 비즈니스모델을 과연 찾을 수 있을까.

매거진T는 대답해야 한다

매거진T의 백은하 편집장이나 강명석 기획위원이나 넓은 의미로 보면 모두 언론인이다. 특히 강명석 기획위원은 대중문화에 대한 새로운 글쓰기 방식으로 나름의 영역을 개척한 뛰어난 젊은 대중문화평론가다. 그렇다면 적어도 언론인의 입장에서 종이신문사나 수많은 인터넷 컨텐츠 업체들을 죽이는 포털과 사업제휴를 하고 있는 이유를 명확히 말해야 한다. 더구나 강명석 기획위원은 네이버 이용자 위원회에도 참여하고 있지 않은가.

미디어몹을 비롯해 포털에 의존하지 않고 뭔가 해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허허벌판을 헤쳐 나가는 인터넷 컨텐츠 업체들은 바보가 아니다. 한 번 포털 밑으로 들어가면, 영원히 포털 기생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 있기에 비록 힘들더라도 자사만의 컨텐츠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물론 만약 매거진T가 미디어오늘처럼 이상한 신념을 가지고 포털을 뉴미디어라고 생각하고, 독자와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로 깍듯이 예우하고 싶다면 말릴 생각은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우리나라 전체 언론과 출판시장을 죽이는 포털 밑에 있어봐야 점점 매거진T의 자생력만 약화될 뿐이라는 것이다.

최근 미디어몹은 사이트를 전면 개편하고, 드라마틱 온라인 웹페이지를 새롭게 리뉴얼했다. 독립적인 인터넷 컨텐츠 업체 미디어몹이 매거진T를 제치고 더욱 각광을 받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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