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참여하는 우리측 대표단은 한미 FTA에 못지 않은 정예 인력들로 구성됐다.
가장 관심을 끄는 인물은 김한수(53) 우리측 수석대표다. 행시 19회인 김 대표는 한국 FTA 역사의 산 증인으로 통한다.
통상산업부에서 세계무역기구(WTO) 담당 과장을 맡아 미국의 컬러TV 반덤핑 조치를 WTO에 제소, 한국의 WTO 첫 제소 기록을 남겼던 그는 1998년 신설된 통상교섭본부로 소속을 바꿔 'FTA 기본추진계획'을 입안했으며 한국의 첫 FTA 협상인 한-칠레 FTA를 시작으로 거의 모든 FTA 협상에 참여했다.
이미 협정이 발효되거나 타결된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아세안과의 FTA를 비롯해 현재 진행중인 인도, 캐나다, 멕시코 등과의 FTA 협상에서도 수석대표를 맡았거나 맡고 있고, 지난 3월 열린 한중FTA 산관학 공동연구 1차회의에도 수석대표로 참여했다.
통상교섭본부 내에서 2004년 말 신설된 FTA국의 초대 국장을 거쳐 지난달 확대 개편된 FTA추진단의 초대 단장(1급)에 올라 FTA 추진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김 수석대표는 "EU와의 FTA는 상호 무역을 확대하는 쪽으로 좋은 그림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대표가 상대할 이그나시아 가르시아 베르세로(49) EU측 수석대표는 스페인 출신으로 역시 통상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EU집행위에 1987년 입성, 주로 세계무역기구(WTO) 등의 업무를 맡아왔으며 현재는 한국과 아세안 등 동아시아 무역관계 담당 국장이다. 그는 FTA와 같은 양자보다는 WTO 등 다자 협상 경험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정부는 상품, 서비스.투자, 기타규범(지적재산권.정부조달.경쟁), 분쟁해결.지속가능개발(분쟁해결.환경.노동.총칙) 등 전체 4개 분과중 김한수 수석대표가 겸임하는 상품 분과를 제외한 나머지 3개 분과에도 노련한 통상 전사를 배치했다.
서비스.투자 공동분과장을 맡은 김영모 재정경제부 통상조정과장은 재경부를 대표하는 통상 전문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우루과이라운드(UR) 등 협상에 참여했고 한미 FTA 협상에서도 서비스.투자 공동분과장을 맡았다.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도 갖고 있다.
김 과장은 "금융과 통신, 법무, 택배 등 서비스 분야 협상이 쉽지는 않겠지만 좋은 성과를 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기타규범 분과장을 맡은 남영숙 통상교섭본부 교섭관은 한미 FTA 협상에서 통신.전자상거래 분과장으로 참여, 권오규 부총리에 의해 최고의 협상가 중 한명으로 꼽히기도 했으며 한-EU FTA협상에서 우리측 분과장으로는 유일한 여성이다.
고려대 경제학과를 나와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고 국제노동기구(ILO)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근무한 남 교섭관은 정보통신부를 거쳐 외교통상부에 합류한 재원으로 부친이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이다.
서비스.투자 공동 분과장을 맡은 이경식 산업자원부 자유무역협정 지원팀장은 한.EU간 조선분쟁 협상에 참여하고 OECD 다자간 조선협상 사무국에서 근무하는 등 EU쪽과 많은 협상 경험을 갖고 있으며 한미 FTA 협상 때에는 산자부 FTA팀 총괄 서기관으로 참여했다.
분쟁해결.지속가능개발 분과장인 윤성덕 통상교섭본부 FTA 정책과장도 구주통상과장 등 주로 통상 업무를 다뤄왔으며 현재 캐나다와의 FTA 협상에도 참여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v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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