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14일 해군기지 건설 계획을 수용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해군이 군사적으로는 물론, 해상교통로로서의 전략적 거점을 확보하게 됐다는 평가다.
국방부와 해군은 최우선 대상지로 선정된 제주 대천동 강정지역에 대해 연내 기초조사와 환경영향 평가를 거쳐 2014년까지 8천억여 원의 사업비를 투입, 12만 평(육상기지 기준) 규모의 기지를 건설할 예정이다.
이렇게 건설되는 제주 해군기지는 우선 군사적으로 중국, 일본 등과의 해양분쟁에 대비한 중요한 전초 기지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일례로 해양과학기지를 둘러싸고 한.중간 분쟁이 야기되는 이어도의 경우 우리 해군이 260해리 떨어진 부산기지에서 출동하려면 21시간이 걸린다.
이에 비해 177해리의 중국 상하이(上海)나 182해리의 일본 사세보(佐世保)에서는 각각 14시간과 15시간이면 출동할 수 있다.
그러나 제주해군기지가 건설되면 이어도까지의 거리가 94해리로 단축돼 8시간이면 현장 출동이 가능해 우리 해군의 작전 반응 시간이 대폭 단축된다.
제주해군기지는 또 향후 해군이 `국방개혁 2020'에 따라 창설을 추진하고 있는 기동전단을 수용할 수 있는 기지로 활용될 예정이다.
제주 해군기지는 잠수함, 수송함, 군수지원함 등은 물론, 한국형 구축함인 KDX-II 및 이번 달 진수해 2008년에 실전 배치되는 이지스급 KDX-III 등을 수용할 예정이다.
제주해군기지는 안정적인 해상교통로를 확보한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해군에 따르면 제주도 해역은 99.7%를 해상수송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 나라 무역의 핵심 수송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우리 나라가 도입하는 원유의 99.8%, 곡물 100%, 원자재의 100%가 운송되지만 수시로 해적의 위협에 노출돼 있는 말라카 해협 등에서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지원 함정을 긴급 투입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도 있다.
말라카 해협이 15일 이상 봉쇄될 경우 우리 국가경제가 마비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제주 해군기지를 거점으로 한 해군의 안정적인 해상교통로 확보는 국가 생존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또 제주 남방 해역은 대륙붕 내 천연가스 등 230여 종의 지하자원이 매장돼 있고 동중국해에는 원유가 최대 1천억 배럴 정도 매장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어 해양자원 보호 및 개발을 위해서도 제주기지의 건설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실제 제주 서.남해 지역에서만 천연가스 및 원유 72억 톤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정부는 추정하고 있다.
해군 관계자는 "동북아 해양력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제주해군기지 건설은 우리가 국가이익을 지킬 수 있는 전개기지를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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