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 집단 따돌립 당하는 것 아니냐"
(서울=연합뉴스) 조성현 기자 = 김성호 법무장관이 강연에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 폭행 사건과 관련해 김 회장이 우리 사회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것 아니냐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고 있다.
김 장관은 15일 이화여대 법대에서 한 `법과 원칙이 바로서는 신뢰 사회 구현'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김 회장 사건을 언급했다.
강연 참석자들에 따르면 김 장관은 "어떤 기업 회장이 구속됐는데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아들이 눈이 찢어져 온 것을 보고 흥분했고 혼자 힘으로 안돼 힘센 사람을 데려가 되갚은 사건"이라고 운을 뗐다.
김 장관은 이런 김 회장의 행동을 두고 "사실 부정(父情)은 기특하다. 정상참작 여지가 조금 있다"고 했다.
김 장관은 특히 "우리는 집단 왕따나 따돌림을 좋아하는 것 아닌가. 모든 언론이 (사건 보도에) 20일을 퍼붓고 있다"며 "1년에 몇십만 건 상해 사건이 나오는데 (피해자가) 2주 상해를 입은 이번 사건은 왜 이렇게 오래 가나. 집단 따돌림 아닌가"라고 했다.
물론 그는 "한편으론 사회의 지도자급이기에 (비난 받는 것이)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 아닌가 싶기도 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 장관은 "불공정한 행위로 손해보는 문화가 정착돼 가고 있다. 사회적 지위 계급은 법보다 권력, 인맥, 힘으로 과시하던 시대가 있었다. 법보다 주먹이 앞선다고 하는데, 이제 주먹을 썼다가 구속됐으니 법이 주먹보다 센 것이 증명된 것 아니냐"며 법의식이 선진화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김 장관의 발언은 김 회장 구속이 법과 원칙의 확립에 따른 현상임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오긴 했으나 집단 따돌립 운운한 것은 보복폭행 사건의 검찰 송치를 앞두고 자칫 사건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솔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법무부 홍보관리관실은 16일 "김 회장이 부정에 따른 범행이어서 정상참작의 여지가 없지 않지만 결국 구속된 것은 사법기관에 법과 원칙이 살아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취지였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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