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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이해찬-유시민, 대역전극 연출할까

노무현, 이해찬, 유시민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

노무현-이해찬-유시민 조합

과연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은 노무현 대통령의 히든카드가 될 수 있을까.

지난 주 여의도의 눈은 온통 노 대통령, 이 전 총리, 유 전 장관에게로 쏠렸다. 노 대통령은 “대세를 거스르지 않겠다”고 말하며 사실상 통합 논의를 인정했고, 이 전 총리는 측근들과 회동을 가지며 대선 출마를 시사했다. 유 전 장관은 1년 6개월 동안의 장관직 수행을 마치고, 전격적으로 열린우리당으로 복귀했다.

당장 정치권은 술렁였다. 노 대통령이 이 전 총리와 유 전 장관을 히든카드로 세웠다는 일반적인 관측에서부터, 이 전 총리가 대선에 출마하고 유 전 장관은 당내를 장악한다는 구체적인 시나리오에 이르기까지 노무현-이해찬-유시민 조합의 파급력을 놓고 온갖 추측과 설이 난무했다.

친노(親盧) 세력, 범여권, 한나라당에 이르기까지 이 전 총리와 유 전 장관에게로 눈과 귀가 몰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범여권이 지리멸렬한 통합논의에서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양강 구도로 점차 굳어져가고 있는 대선 판 자체를 흔들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변수이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대선주자 반열에 오른 이해찬

이 전 총리와 유 전 장관은 친노세력의 핵심이자, 참여정부의 실세였다. 지난 대선 당시 기획본부장을 맡은 이 전 총리, 개혁당을 이끌며 노 대통령 당선의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은 유 전 장관 모두 노 대통령과 참여 정부를 탄생시킨 주역들이다.

이 전 총리와 유 전 장관은 국무총리와 보건복지부장관 재임 시에도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 변호에 앞장섰다. 이 전 총리가 ‘실세 총리‘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한나라당에 대해 맹공을 퍼붓고, 언론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정국을 주도했다면, 유 전 장관은 노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으로 정동영 전 의장과 김근태 전 의장을 비롯해 당내 중진과 철저한 대립각을 세우며 당내를 주도했다. 이처럼 노 대통령의 정국 주도권과 당내 입지는 사실상 이 전 총리와 유 전 장관이 만들어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전 총리와 유 전 장관이 본격적인 대선 주자로 분류된 것은 지난 주부터였다. “유 전 장관이 대선 후보로 나오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노 대통령이 직접 말했다는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의 인터뷰가 있은 지, 1주일 만에 유 전 장관은 전격적으로 장관직을 사퇴한 후 열린우리당으로 복당했다. 이어 이 전 총리는 대선 출마를 시사했고, 노 대통령은 “대세를 거스르지 않겠다“며 통합론을 인정했다. 그동안 노 대통령에게 계속해서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해지는 이 전 총리에게로 노심(盧心)이 흐르고 있다고 보기에 충분한 상황인 것이다.



그저 잠재적 대선주자 중 한 명이었던 이 전 총리가 급부상한 것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을 모두 포용할 수 있는 정치적 위치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이 전 총리는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탄생시킨 산파 역할을 했고, 교육부장관과 국무총리를 역임하며 핵심 실세로 떠올랐다. 여기에 민주화 운동이라는 상징적인 이미지까지 더해지면서 단숨에 범여권 대선주자로 떠오른 것이다.

이번에도 이 전 총리는 범여권의 지지부진한 통합 논의와는 달리, 동교동과의 교감을 통해 대통합의 필요성을 노 대통령에게 설득하면서 DJ와 노무현간의 메신저 역할을 충분히 했다는 평이다. 아울러 미국과 북한을 연이어 방문하며 남북정상회담과 대북정책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하는 큰 정치인으로서의 모습도 한껏 뽐냈다.

이 전 총리는 두 번의 정권을 관통하면서 DJ의 호남지역 기반과 노 대통령의 영남지역 기반을 부산물로 얻었고, 충청도가 고향이라는 이미지까지 더해져 지역적으로는 거의 완벽한 위치를 갖춘 모양새다. 여기에 민주화 운동을 한 전력과 반한나라당을 외친 개혁적 이미지, 국무총리와 장관을 역임한 정책 전문가로서의 면모까지 부각된다면 범여권의 강력한 대선주자로 부상될 수 있다.

노무현과 유시민, 이해찬과 유시민

하지만 이 전 총리에게도 고민은 있다. 교육부장관 시절 펼친 교육 정책이나, 국무총리 시절 골프 파동과 강성 발언을 쏟아낸 부분으로 인해 잦은 구설수에 오른 전력이 있고, 5선 국회의원임에도 대중적 인지도가 약한 부분은 이 전 총리에게 있어 치명적인 결점으로 꼽힌다. 반면 유 전 장관은 상대적으로 이 전 총리가 가지고 있지 못한 부분을 가지고 있다.

유 전 장관은 작가와 토론 프로그램 사회자로 있으면서 대중적 인지도를 확보했고, 개혁당을 이끌며 운동권의 상징성과 젊은 정치인이라는 무기를 확보했다. 노 대통령 탄핵 당시 거의 모든 토론 프로그램에 나와서 노 대통령을 변호하던 모습은 당시 촛불시위를 통해 대중들에게 상당한 지지를 받았다. 방송과 언론을 통해 인터뷰를 할 때 위트 섞인 대답을 하고, 감성적인 말을 하기도 하는 등 선동 정치에 관해선 따라갈 자가 없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전체적으로 정치적 화법, 젊은 이미지, 인지도 면에선 유 전 장관이 이 전 총리에 비해 앞서고 있지만, 문제는 유 전 장관이 이 전 총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는 사실이다. 정치적 스승 입장에 놓인 이 전 총리를 상대로 라이벌로 규정하고 대선 주자 경선에 뛰어드는 것 자체가 유 전 장관 입장에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개혁적 이미지와 지지 세력이 거의 겹치는 상황에서 표가 분산되는 현상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유 전 장관이 이 전 총리의 핵심 모사로 활동하면서 차차기를 노리고 있지 않겠느냐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노 대통령의 복심이면서 이 전 총리와도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엮여 있는 유 전 장관에게 유일한 길이란 이야기다.

그러나 이 전 총리가 노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 사이에 존재한다는 것이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로서는 노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의 대권 방법론이 크게 다르다고 알려져있다. 이 둘이 손을 잡는다면 이 전 총리의 대권행보는 크게 탄력을 받겠지만, 만약 각자 따로 움직인다면, 이 전 총리는 친노로부터도, 혹은 동교동으로부터도 인정을 받지 못할 경우도 예상된다.

오픈프라이머리로 승부를 보자

최근 범여권 모든 정당, 대선 후보들이 그나마 동의하고 있는 부분은 오픈프라이머리로 세를 모아 한나라당에 맞서 1:1 대결을 하자는 것이다. 중도개혁세력, 민주개혁세력, 반한나라당 세력이 힘을 합친다면 과거 DJP 연합,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 때와 마찬가지로 개혁 진영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이 전 총리, 유 전 장관, 친노세력도 이 점을 노리고 있다. 이 전 총리가 대통합을 역설하는 이유도 각기 정파를 통해서는 표만 갈리지, 한나라당과의 승부에서 이길 수가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통합의 주도권이고, 친노세력은 주도권을 쥐기 위해 세력을 집중시키는 한편, 오픈프라이머리를 통한 기적 같은 역전극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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