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수 국방장관은 2일 미국 정부가 해외로 무기를 수출할 때 상대국에 적용하는 `구매국 지위'를 상향 조정하고 공군 KF-16 전투기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관련 부품을 신속히 지원해 줄 것을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에게 요청했다.
김 장관은 이날 싱가포르 샹그리라 호텔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미국이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무기를 판매할 때 부여하는 `구매국 지위'를 기존 3등급에서 2등급으로 격상해 줄 것을 요구했다.
미국은 현재 나토(NATO)에게는 FMS 1등급을, 호주.일본.뉴질랜드에는 2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1억 달러 이상의 무기를 구매할 때만 미국 의회의 심의를 받고 심의기간은 15일을 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3등급인 한국은 구매액이 5천만 달러가 넘으면 일일이 미 의회 심의를 거쳐야 하고 심의기간도 평균 30일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또 KF-16의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부품 지원 우선순위를 규정한 미국의 `부대임무지정부호'(FAD)를 기존 3등급에서 2등급으로 격상해줄 것을 주문했다.
FAD를 한 단계 격상하면 기존 최대 18개월씩 걸리던 부품 조달 기간이 3개월 정도로 앞당길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게이츠 장관은 한국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주한미군 2사단 이전에 사용하는 것과 관련, "방위비를 LPP(연합토지관리계획)에 사용하지 말라는 한국 국회의 견해를 들었다"면서 "이는 주한미군 기지이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2007∼2008년분 방위비를 기지이전에 사용하는 것은 이미 이해하고 있다"며 "앞으로 새로운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통해 합의를 도출해 나가자"고 제의했다.
게이츠 장관은 또 올해말 철수가 예정돼 있는 아프가니스탄 동의.다산 부대에 대해 "전세계에 다니며 아프간 문제를 도와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아프간의 중요성을 감안, 한국이 더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동의.다산 부대는 국회 의결에 따라 올해 철수할 예정"이라면서도 "도울 수 있는 방안이 있는 지 보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과 게이츠 장관은 이밖에 전시 작전통제권 이전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최근까지 총 23개의 반환을 완료한 주한미군기지 반환문제, 주한미군기지 평택이전 문제 등을 차질없이 진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김 장관은 이날 회담에 대해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상황, 주한미군 기지이전 문제, 전작권 전환, 북핵 문제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눴고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게이츠 장관도 "우리는 지난 수년간 어려움을 겪었던 많은 현안들을 해결했다"며 "이는 (한미가) 미래에 보다 긴밀한 협력을 위한 길을 열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연합뉴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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