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순항을 시작한 ‘통합민주당’이 또 삐걱대고 있다. 1일 최고위원, 사무총장, 대변인 등 지도부인선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한 가운데, 당내 ‘대통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1일 오후 당내 대통합파 8명(김효석, 이낙연, 신중식, 채일병 의원, 박광태 광주시장, 박준영 전남지사, 정균환 전 전북도당위원장, 김영진 광주시당위원장)은 광주에서 회동을 갖고, “‘대통합’을 위해 뜻을 함께할 것”임을 결의했다.
통합민주당 최고위원으로 합류한 이낙연 의원은 2일 ‘통합민주당 지도부에 참여하며’라는 개인성명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정권창출을 위해 소통합은 의미가 없다. 제 정파와 시민세력이 대통합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13일에도 당내 대통합파로 불리는 이낙연, 김효석, 신중식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과 중도개혁통합신당의 합당작업 보류 △열린우리당 탈당세력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창당 구상 중단 △중도개혁세력 대통합을 위한 연석회의 개최 등을 요구한 바 있다.
‘민주당+통합신당+열린우리당 탈당 그룹’ 등 열린당 당적을 보유하지 않은 3개 정파 대표들이 모이는 연석회의를 통해 통합 방안을 논의하자는 게 이들의 구상이었다. 이른바 ‘제3지대 통합론’이다. 이들과 당 지도부와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합당 일정이 연기되기도 했지만, 민주당과 통합신당은 끝내 합당을 선언했다.
한편 이 의원은 성명서에서 “박상천 대표와 통합에 관해 의견을 나누었지만, 민감한 대목에서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고, 하룻밤을 생각한 끝에 6월30일 최고위원직 고사의 뜻을 밝혔지만, 고민 끝에 수락하기로 했다”고 설명하며 “대통합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도록 호소하기 위해, 수행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민주당과 통합신당의 이른바 ‘소통합’은 국민께, 심지어 호남인들께도 감동과 희망을 드리지 못했다“며 ”오히려 금년 12월 대통령선거를 제대로 치르려면 특정세력을 인위적으로 배제하지 않는 대통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역류하기 어려운 여론의 대세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당내 대통합파인 김효석, 신중식 의원은 지난달 27일 합당을 선언하는 ‘수임기구 합동회의’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고, 이어 다음날인 당사 현판식, 현충원 참배에도 불참해 통합의 방향을 두고 당내 불협화음이 점차 심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신 의원은 지난달 28일 원음방송 라디오 ‘좋은세상 만들기 강지원 입니다’에 출연, "국민들은 막강한 하나(한나라당)에 대항하려는 대항마 또는 견제세력을 만들기 위해서 대통합을 하자는 것이 일관된 주장이었는데, 결국 소통합으로 끝났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박상천 대표가 ‘독자 후보를 내겠다’며 막판에 단일화를 내겠다고 했고, 또 하나의 축인 김한길 대표는 ‘더 그릇을 키운 다음에 그리고 나서 단일후보 가는게 좋지 않냐’는 상반된 의견이 나왔고, 또 그 중에 염동연 의원은 과감하게 기득권을 버리고 대통합을 나서자 하고 있다”며 “통합민주당 내에서도 여러 가지 이견이 있다”고 말했다. 향후 내부조율이 쉽지 않은 양상이다.
'대통합'을 위해 장상 전 민주당 대표가 주도하고 있는 '통합과 창조' 포럼도 본격적으로 활동할 채비를 하고 있다. 포럼은 오는 3일 오전 여의도 사학연금회관에서 '대통합국민원탁회의'를 개최한다. 이날 원탁회의에는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 김근태,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천정배 전 장관 등과 정대철 전 열린우리당 고문, 통합민주당 김효석, 김홍업, 신중식, 채일병 의원, 박주선, 배기운 전 의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2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통합민주당 1차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가운데 유종필 대변인은 “이날 회의에서 '반한나라당이 무조건 합치자'는 '대통합'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나, 두 가지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결정했다”며 “국정실패세력의 핵심책임자까지도 모두 포함하면, 열린당 계승정당이 돼서 대선 유리하지 않고, 정당은 이념 노선 같이 하는 사람들의 결사체인데 반한나라당이 모두 모여라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