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 내 ‘범여권 대통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당 지도부로 합류한 김경재 최고위원은 5일 “무조건 대통합을 한다는 것이 지고지순한 선이라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의 경직성을 지적한다”며 “저희가 주장하는 것은 소통합이 아니라, 중도개혁세력을 대통합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백지연의 SBS 전망대’에 출연, “김효석 전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대통합파는 장상 전 대표와 관련되고, 그 배후에는 한화갑 전 대표가 있다”며 “한 전 대표는 ‘열린우리당과는 죽어도 통합하지 않겠다’고 수백 번 강조했던 분인데, 요새 와서 합당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사람들은 진의를 좀 의심한다”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원내 의석 14석인 민주당은 20석을 가진 김한길 신당과 신설 합당 방식으로 제3의 정당, ‘중도통합민주당’을 출범시킨 것”이라며 “이것이 민주당이 추구하는 제1단계의 통합이며, 현재는 중도 노선에 찬동하는 모든 정치 세력을 껴안겠다는 대통합을 주제로 제2, 제3의 통합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무조건 잡탕식으로 모든 세력을 다 모으는 게 아니라, 중도세력의 대통합을 한다는 것”이라며 “지난 3년 동안에 노무현 정부 밑에서, 위험하고 아슬아슬한 소위 좌파 모험주의적 발언을 한 사람들까지 다 모으지는 않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합과정에서 국정실패 주도세력은 배제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추진하고 있는 ‘대선주자 연석회의’와 관련 “열린당 사람이 빨간 옷 입고 나왔다가 잠깐 들어갔다 나와서 초록빛 옷을 입고 나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부정적인 의사를 나타냈다. 손학규 전 지사에 대해 “연석회의에 들러리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통합민주당의 공정한 경선을 통해 국민의 심판을 받아서 대선 후보로 나가는 것이 정당한 방법이라고 설득했다”고 밝혔다.
통합민주당 박상천, 김한길 공동대표가 이날 회동할 것으로 알려진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에 대해서는 “국정 실패에 대한 문제를 국민 경선 과정에서 떳떳이 심판받으면 되는 것 아니겠느냐”며 “통합민주당 혹은 국민들이 그를 선택하면, 강력한 후보가 될 수 있는 것이고 만약 이번에 안 되겠다고 생각하면 아직 젊은 분이니까 다음을 위해서 준비하는 의미에서 완전한 배제론은 옳지 않다고 생각해서 전략적으로 후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범여권 연석회의에는)경선룰에 대한 문제라든가, 수없이 넘어야 할 산이 많고, 성공적이라는 것을 끝까지 낙관하지 못한다”며 “아마 그 과정에서 손학규 전 지사, 정동영 전 의장도 버텨내지 못해서 우리 통합민주당이 벌이는 판에 가담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제3지대를 주장하고 있는 ‘열린우리당 탈당파’들을 향해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과오에서는 좀 벗어나서 또 하나의 세력을 만들어보겠다는 것은 옛날 민주당 분당했을 때와 비슷한 사고방식”이라며 “분당할 때는 갈라서는 것이 최선의 선이라고 주장하고, 지금은 무조건 통합하는 것이 최고라고 하는 공학적 접근을 절대로 국민이 용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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