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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해진 국민을 상대로 한 마지막 국민사기극

국민 대분열을 부추겨서 자기들 밥그릇을 챙기려는 자들


DJ신당은 감동과 명분없다는 것 스스로도 인정

정치권에서 흔히들 정치는 국민의 수준을 그대로 따라간다는 말들을 자주 한다. 일반적으로 국민의 수준을 매우 높이 보고, 정치를 비판하는 지식인이나 언론을 비꼬면서 하는 말이다. 일면 타당한 말이다. 그러나 최근의 상황을 보면, 정치권은 국민들의 수준에 함참 떨어지는 선에서 온갖 전략과 계략을 짜고 있다는 느낌이다.

얼마 전에 범여권 통합을 주도하는 사람들과 함께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대부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이미 민주당 분당과 열린우리당 창당이 잘못되었기 때문에, 양자 간의 통합에 국민적 감동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대부분 인정하고 있다.

그럼 상식적인 국민의 판단으로서는 그런 명분도 감동도 없는 통합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릴 만한데 또 그렇지도 않다. 그들의 말인 즉, 어차피 통합에 명분도 감동도 없다면, 일단 통합하여 한나라당과 일대 일 구도를 만들어놓고, 정책적 비전으로 승부를 걸면 대선 승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점은 참석한 사람들 모두가 “요즘 국민들은 정치권 움직임을 잘 알고 있는데, 여의도 정치인들만 국민의 마음을 모르고 지들끼리 판짜고 있다”는 진단에 동의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동의한 사람들조차 진단과 달리 다른 처방과 결론을 내리고 있으니, 대체 어찌된 일일까?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갑자기 똑똑해진 게 아니다. 그럴 만한 두 가지 계기가 있었다.

하도 많이 당하면서 똑똑해진 국민

첫째, 87년 양김의 단일화 실패, 92년도 YS의 3당합당, 96년대 DJ의 민주당 분당 뒤 새정치국민회의 창당, 97년도 DJP연합, 2000년 DJP연합 파기,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2003년 민주당 분당 뒤 열린우리당 창당, 2004년 탄핵 및 총선, 이러한 무수한 정치적 술수와 연합에 대부분 지지를 보내주었지만, 그 결과가 워낙 참혹하다보니, 이제 더 이상 안 믿는 거다.

이는 반드시 정치권 전체를 불신한다는 뜻보다는 하도 많이 당하다보니, 국민들이 영악해져서 웬만한 정치적 술수에는 이제 도가 터버렸다. 마치 노련한 백전노장 앞에서 잔수를 쓸 수 없듯이 대한민국 국민을 속여넘길 수 있는 정치적 술수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통합이 설득력이 없이니 미래창조연대라는 이상한 시민단체를 동원해 세탁하려는 전략을 쓰고 있지만, 이미 시민단체 역시 국민들한테는 식상하고 타락한 존재이다. 이제 그런 구태의연한 전략은 안 먹히는 거다.

둘째, 2002년 대선 이후, 언론이 너무나 다양해졌다. 인터넷매체만 500여개가 활동하고 있으며, 그들의 당파적 파당성도 각각 다르다. 그리고 마음만 먹으면, 그 누구라도 인터넷언론 혹은 정치웹진, 혹은 댓글을 통해 자신의 의사를 전할 수 있다. 이른바 인터넷의 정치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거대한 집단지성이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감시를 뚫고 여론을 조작하기란 쉽지 않다.

물론 거대 포털이라는 변수가 있다. 노무현 정권이나 정치권에서 얼마든지 포털을 권력으로 이용할 수 있으나, 안티포털과 같은 포털 감시 세력 또한 있기 때문에, 긴장감만 늦추지 않으면 입법 등을 통해 막아낼 수 있는 상황이다.

정치권이 여론을 조작하려 할 때 반드시 동원되는 것이 언론이다. 지금 진보와 보수언론은 각각 두 가지 목표를 가지고 움직이고 있다.

교활해진 정치권과 어용언론 VS 똑똑해진 국민

첫째, 보수언론은 철두철미하게 이명박에 대한 공격을 막아내고 있다. 다만, 여기에는 조금 복잡한 변수가 있다. 조선, 동아, 문화가 일방적으로 이명박에 대한 비판을 막아주고 있기는 하지만, 그 이외에 국민들은 김대업 학습효과를 고려하고 있는 듯하다. 즉, 결정적인 증거가 나오기 전에는 이명박에 대한 아무리 숱한 의혹이 제기되어도, 이명박 지지를 철회하지 않는다. 이명박의 지지율이 30% 중상을 유지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재산형성 과정에서 결정적인 증거 하나라도 드러나면, 아무리 보수언론이 이명박을 지켜주려 해도 그건 불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보수언론이 그런 무리수를 둘 가능성도 없다.

둘째, 한겨레, 오마이뉴스, 경향신문 등 진보개혁언론들의 대통합을 위한 여론조작이다. 아직까지 본격적으로 나서지는 않고 있으나, 이들 언론사의 논설위원, 민심탐방 취재를 보면, 벌써부터 한나라당과 맞설 단일정당 단일후보라는 DJ의 지침을 충실히 따르고 있는 감이 있다.

이들 언론은 민주당 분당과 열린우리당 창당 당시에서도, 어떻게 대통령이 여당을 탈당할 수 있느냐고 비판하지 않았다. 언론이라면 당연히 제기해야할 정당민주주의 원칙을 버리고, 대통령의 권력에 따라갔었다.

또한 탄핵 때 역시 대통령의 권력 남용을 막기 위한 입법부의 당연한 권리 행사를 의회 쿠테타로 몰아붙이며 노정권에 충성을 다 바쳤던 매체이다.

이들 매체 중 필자는 그나마 한겨레신문사가 그간 반성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한겨레 역시 명분없는 대통합을 밀어붙이기 위해 여론을 조작할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있는 듯하다. 아직 증거가 없으니 더 이상 쓰기는 어렵지만, 조만간 한겨레 지면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대통합을 주도하는 정치인조차 명분을 만들지 못하는데 하물며 언론이 어떻게 명분을 만들 수 있겠는가? 그냥 덮어놓고 한나라당은 악마의 화신이니, 이들을 뭉쳐서 물리치자고 선동하는 것말고는 방법이 없다. 즉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 국민들을 갈기갈기 찢어서, 서로를 악으로 규정하면서 혈투를 벌이게끔 여론을 조작하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아무 근거없이 국민들이 각장의 정당을 파괴하고 하나로 야합해서 한나라당과 일대 일의 피튀기는 승부를 하기 원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대체 이들 주위에 어떤 국민들이 있길래 이런 주장을 하는가? 혹시 정권의 근처에서 뭐라도 얻어먹고 다니는 자신들 친구들을 국민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필자는 이들에게 언론인의 입장에서 호소하고 싶다. 이런 상황에서 진보고 보수고 다 떠나서 언론은 어떤 주장을 해야하는가? 열린우리당을 향해서, 노무현 정권의 자산과 부채를 승계하여, 당당히 친노후보를 내세워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해야 하는 것 아닌가? 민주당을 향해서도, 중도노선의 야당으로서 독자 후보를 내워 심판받는 게 정상 아닌가? 어떻게 정치권도 아닌 언론에서 사설과 민생탐방 기사를 동원해 원칙과 명분을 다 내던지고 전술과 술책을 제시하는가? 이들 말대로 정말로 국민들이 한나라당과 일대일 대결을 원한다면, 명분과 비전이 있는 쪽으로 지지를 몰아줄 것 아닌가? 모든 것을 국민들의 판단에 맡겨야지, 인위적으로 정계개편을 하려니 온갖 무리가 난무하는 것이다.

지금의 보도는 탄핵 때보다 더 심각하다. 이제 그간 날카롭게 대립하던 좌우 모두가 서로 합의점을 찾아가야 하는 시점에서, 자신들의 밥그릇을 위해 멀쩡한 국민들을 좌우로 갈라 싸움을 붙이는 것이 언론이 할 짓이냐는 말이다. 이런 보도 태도를 반복한다면, 이들은 더 이상 언론민주화 세력이 아니다. 타도해야할 타락한 어용언론일 뿐이다. 그리고 이런 타락한 언론을 척결하는 일이라면 필자가 반드시 앞장설 것이다.

과연 이들의 여론선동이 탄핵에 이어 또 한번 먹혀들까? 매체는 다양화되었지만, 영향을 지닌 한겨레, 경향, 오마이와 같은 진보언론, 그리고 이들과 공범의 역할을 했던 공중파 방송, 노정권의 비호 아래 한껏 성장한 거대 포털, 이들이 똘똘 뭉쳐서 또 다시 국민사기극을 벌인다면, 과연 똑똑해진 국민을 다시 한번 속여넘길 수 있을까?

더 교활해진, 정치권 및 어용언론들과 더 똑똑해진 국민과의 한판 싸움? 일개 논객의 입장에서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설사 더 교활해진 정치권이 이번에 또 다시 국민을 속여서 승리하더라도, 결국에는그런 국민사기극을 주도한 세력은 심판을 받게 되어있다. 왜냐하면 경험으로 똑똑해지는 데는 한계가 없지만, 잔머리로 교활해지는 데는 머리 회전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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