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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의 대통합신당은 손학규를 위한 것?

"DJ VS 박상천, DJ VS 유시민" "순항 여부 미지수"


대통합신당은 DJ와 열린우리당의 합작품

무려 10개월을 끌어온 이른바 범여권 통합협상의 끝이 드디어 보이기 시작했다. 열린우리당 내 탈당파와 중도통합민주당 내 대통합세력, 여기에 선진평화연대와 미래창조연대가 함께 뭉쳐 내달 5일 대통합신당을 만든다는 것이다. 해답은 역시 김대중 전 대통령(DJ)이다. 단일정당, 단일후보를 강조해 온 DJ의 대통합신당 깃발 아래 모두가 모이고 있다.

대통합신당은 열린우리당과 DJ의 합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월 열린우리당은 전당대회를 통해 대통합신당을 추진키로 당론을 확정하고, 정세균 의장에게 4개월 시한부 협상시간을 줬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았다. 민주당 박상천 대표, 중도개혁통합신당 김한길 대표와의 협상은 ‘특정인사 배제론’과 ‘소통합’ 논리에 막혀 번번이 무산되기 일쑤였다. 열린우리당과의 당대당 대통합은 절대 없다는 연결고리는 오히려 민주당과 중도개혁통합신당을 엮어줘 중도통합민주당을 탄생시키는데 결정적 공헌을 했다.

열린우리당 중심의 통합협상이 어려워지자, 정 의장이 꺼낸 카드는 ‘제3지대론’이었다. 열린우리당, 민주당, 중도개혁통합신당 할 것 없이 모두가 밖으로 나와 제3지대에서 시민사회세력과 만나 대통합을 이루자는 것이었다. 어차피 입은 옷이 불편하니 모두 벗고 다시 시작하자는 정 의장의 실낱같은 희망은 현실이 됐다.

역시 DJ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DJ는 ‘훈수정치‘라는 정가의 비웃음을 사면서도 만나는 사람마다 끊임없이 대통합을 강조했고, 단일정당을 구성해 단일후보로 한나라당에 맞서라고 주문했다. 연일 동교동 앞은 대선주자들과 정당 대표들로 문전성시를 이뤘고, DJ 대통합 주문에 맞선 사람은 오직 민주당 박상천 대표뿐이었다.

DJ가 주창한 대통합신당에 가장 먼저 화답한 것은 당론을 통해 대통합신당을 결의한 열린우리당 쪽이었다. 정대철 고문을 중심으로 한 43명의 대통합추진모임이 먼저 포문을 열자, 중도통합민주당에선 눈치를 보고 있던 김효석, 신중식, 이낙연 의원 등이 화답했다. 여기에 정당정치를 꿈꾸는 시민사회 진영의 미래창조연대까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뚜렷한 대선주자가 없다는 지적은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측의 선진평화연대가 메운다. DJ가 주창한대로 열린우리당과 중도통합민주당, 시민사회 여기에 탈한나라 세력까지 더해진 대통합신당이 출현하는 셈이다. 대통합신당은 열린우리당의 추가 탈당파까지 고려하면 현역 60여명을 확보해 원내 2당의 위치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중도통합민주당의 김한길 대표 세력까지 넘어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처럼 DJ는 자신이 주도한 대통합신당을 완성시키는 저력을 발휘했고, 동시에 열린우리당의 소원도 함께 들어주는데 성공했다.



DJ VS 박상천, DJ VS 유시민

대통합신당이 가시권에 들어옴에 따라 관심이 가는 곳은 중도통합민주당과 친노(親盧) 세력이다. 우선 중도통합민주당은 출범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분당의 위기에 놓였다. 김한길 대표가 “기득권을 버리고 동참하겠다”며 사실상 대통합신당 참여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존 민주당 원내 현역의원들의 탈당 압박도 점차 거세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제 공은 박상천 대표에게 넘어갔다. 그동안 박 대표는 “열린우리당과의 당대당 통합은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고, 최근 들어서도 친노 배제론을 굽히지 않고 있다. DJ와의 만남에서도 민주당 중심의 소통합을 강조하며 맞서긴 마찬가지였다. 과연 박 대표가 DJ 압박에 무릎을 꿇을지, DJ 압박을 견뎌내고 꼬마 민주당을 살려나갈지가 막판 대통합신당의 첫 번째 관문이다.

두 번째 관문은 열린우리당 내 친노 세력이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필두로 열린우리당 내 친노 세력들은 당대당 통합을 통한 대통합신당을 요구하고 있다. 만약 여의치 않을 경우 그대로 열린우리당을 지키겠다는 의지도 함께 내비치고 있다. 대통합신당이 부담스러운 꼬리표인 친노 세력을 함께 끌어갈 수 있을 것인지, 또한 친노 세력이 과연 신당 안으로 조용히 흡수될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손학규 주가상승, 김근태 주가하락, 이해찬 애매모호

대통합신당 출현시 가장 이득을 볼 대선주자는 손 전 지사다. 그동안 DJ와 호남에 각별히 애정을 들인 만큼 신당에서 대권 행보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손 전 지사의 약점이 너무 많다는 데 있다. 한나라당의 공격은 둘째로 치더라도, 다른 대선주자가 영입될 시 한나라당 탈당 전력은 곧바로 유탄을 맞게 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범여권이 아니라고 강력히 부정하는 노무현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손 전 지사의 앞날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손 전 지사가 마지막으로 믿고 있는 곳은 DJ다. DJ가 손 전 지사와 얼마나 교감하는지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대선불출마를 선언하며 통합 전도사를 자임하던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직격탄을 맞았다. 대통합신당으로 인해 대선주자연석회의를 할 명분 자체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앞서 대선불출마를 선언한 고건 전 국무총리,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과 같은 레벨로 분류되길 희망하며 범여권 킹메이커를 자임했던 김 전 의장에게 또 한 번의 고비가 온 셈이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이번에야말로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드러낼 시기가 찾아왔다. 친노 세력인지, DJ 세력인지를 분명하게 요구하는 질문에 답할 때가 온 것이다. 그동안 이 전 총리는 자의반타의반 친노 세력이란 점을 인정하면서도 DJ와의 인연을 계속해서 강조해왔다. 또한 대선주자연석회의에 참석해 노 대통령이 범여권이 아니라고 선을 그은 손 전 지사와 어울리기도 했다. 설령 이 전 총리가 대통합신당에 합류한다고 해도 그리 놀랄 일이 아닌 셈이다.


대통합신당 순항할까

DJ 주문에 따라 대통합신당이 만들어지고, 대선주자가 영입되며 범여권이 재편되고 있지만 대통합신당의 항로엔 여전히 의문부호가 남는다. 당장 대선주자간의 이전투구가 극에 달해 경선이 제대로 치러질 수나 있을 지도 미지수다. 민주당이 그대로 남고, 친노 세력이 열린우리당을 사수한다고 가정했을 때 막판 후보단일화 여부도 알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가장 근원적인 문제는 당내 분열이다. 벌써부터 대통합신당 지분 얘기가 나오고 있다. 대선 이후 총선 공천과 연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그 책임을 누가 지는가에 따라 총선을 놓고 또 다시 탈당과 창당, 신당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대통합신당이 대선용 정당이란 말이 나오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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